창세기 12장 1절-4절
1. 태초에 하나님의 말씀이계셨습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시매 빛이 시작되었고, 온 우주만물이 생명의 질서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 창조의 말씀이 아브람에게 임하셨습니다(1-3). 그리고 아브람의 인생이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새로이 빚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아브람으로 하여금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본토, 친척, 아비 집이란, 현실의 삶 속에서 아브람이 의지하던 모든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신뢰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의 특징은 대상의 유일성에 있습니다. 이것도 믿고 저것도 믿는다는 것은 실은 둘 다 진정으로 믿지 않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아브람은 그가 의지해왔던 모든 것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갔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믿고 그 말씀에 자신의 삶을 의탁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새롭게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그 말씀에 대한 우리의 태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직통계시,음성,기도)자신의 전 존재를 맡기는 자에게만 그 말씀은 오늘도 창조의 능력으로 역사하실 것입니다(시1:1-3).
2. 히브리어로 ‘아브람’이란 이름의 뜻은 ‘큰 아버지’ 혹은 ‘고귀한 아버지’입니다. 그러나 ‘크고 고귀한 아버지’가 되고픈 염원을 품고 있던 아브람에게는 그때까지 단 한명의 자식도 없었습니다(11:29-30). 당시에 가장 큰 재산이 자식이었음을 감안하면, 아브람은 ‘크고 고귀한 아버지’이기는커녕 도리어 박복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박복한 아브람에게 ‘복의 근원’이 되게 해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2절).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아브라함’이 되었는데(17:5), 그 의미는 ‘많은 무리의 아비’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무리의 아비’가 되었는가 하면 유대민족과 아랍민족의 아비가 되었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도들의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박복의 대명사였던 그가 하나님에 의해, 이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도 흔들 수 없는 영원한 복의 근원이 된 것입니다. 세상의 부귀영화 그 자체가 결코 복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은 복처럼 보이지만 내일이 되기도 전에 화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게다가 나의 코끝에서 호흡이 멈춘 이후를 책임져 주지도 못합니다. 참된 복,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는 영원한 복은 오직 하나님께로 부터만 주어집니다. 복은 세상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창5:2).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께 가까이하는 것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시73:28).
3. 아브람이 자신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좇기 시작하였을 때 그의 나이는 75세였습니다(4). 그리고 그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아들을 얻어 박복의 대명사란 불명예를 벗은 것은 100세 때의 일이었습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삶을 의탁한지 25년 만에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약속이 당장 현찰로 주어지길 원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늘 약속어음으로 주십니다.
현찰거래에는 믿음이 필요 없지만, 약속어음은 반드시 믿음을 담보로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항상 약속어음을 주시는 까닭이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맺기 원하시는 것은 단순한 거래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믿음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자에게는 성경말씀이 온통 약속어음이 됩니다.
그래서 참 믿음의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합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만기일이 도래하면 하나님께서 약속어음을 결재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확실한 보증수표는 없기에, 믿는 자에게는 인내가 곧 즐거움입니다(히10:35-36).
<오늘의 기도제목>
1. 이것도 믿고 저것도 믿는다는 것은 아무 것도 믿지 않는 것임을 깨달아,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나의 삶을 의탁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2. 나의 죽음 이후를 책임져주지 못할 세상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영원한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가까이하는 복된 하루가 되게 하소서.
3. 하나님과 거래하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하나님과 믿음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인내의 하루가 되게 하소서. 이재철목사님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