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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키워드로 하는 변화
광주공장을 이토록 변화시킨 '힘'은 무엇일까. 강성 노조가 득세하는 다른 공장에 비해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원들의 자발적인 분위기와 공장 합리화사업 같은 사측의 노력이 시너지(결합)효과를 낸 덕분이다. 전국에서 조합원이 모여드는 기아자동차의 화성, 소하리 등 수도권에 있는 공장과는 달리 광주공장은 근로자의 90% 이상이 광주, 전남 출신이다.
광주공장 관계자는 "기아자동차 공장은 광주의 지역 기업이라는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장 곳곳엔 '광주의 자랑, 우리가 만든다' '다시 사는 지역 경제' 등 지역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 들이 즐비했다. 광주시는 고용인원이 6000명에 달하고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큰 기아차의 지역 경제 기여도를 감안, 공장 인근 도로를 '기아로'로 이름 짓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지역사회 이익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다른 공장들보다 파업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광주지회의 오태백 부지회장은 "조합원들 사이엔 광주지역 경제 30%를 맡고 있다는 책임감이 형성돼 있다"며 "단체행동을 할 때도 광주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공장들보다 노사 분규를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화는 전국 최고 수준
사측은 '자동화'와 '최신 설비'로 보답했다. 광주공장은 품질 개선을 위해 100% 용접 자동화 차체라인을 갖추고, 친환경 및 도장(塗裝) 품질 향상을 위해 수성 도료를 적용한 도장라인과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확대했다.
특히 광주 1공장의 자동화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체 공정 중 차체 공정은 자동화율이 100%에 이르고 프레스 공정은 90%, 도장 공정은 64%에 이른다. 정영복 차체1부장은 "정밀성이 요구되는 검사만 작업자가 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총 5400t 규모의 프레스 라인 중 적재, 이동 등 거의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차체 공정 라인에선 144대의 로봇이 각종 용접작업을 자동으로 해내고 있다. 현재는 쏘울 카렌스 생산비율이 2대1 수준이지만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얼마든지 생산비율 조정이 가능하다. 김현석 조립 1부장은 "자동화를 통해 노동 강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피로도가 낮아져 생산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제복 이사는 "신차 쏘울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09년에는 광주공장 최초로 4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