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롱 스테이션입니다.
역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사진도 많고... 글도 몇가지 끄적끄적인게 앨범이라기보단 블로그 포스팅같이 돼버렸네요;;
이번에 내일로 여행을 맞아 '스탬프와 함께하는 기차여행' 이라는 컨셉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닐 계획을 세우다가...
횡천역이 곧 있으면 우리 동호회에서 설치한 편의시설이나 전시물이 철거될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이번 경전선 방문 때 일정에 넣었습니다.
내용이 부실할 지 어떨지 모르겠으나 잘 봐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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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광양->북천역을 차례로 방문하고 오는 길...
아시다시피 북천역은 코스모스 만발한 역사로 유명한 곳입니다. 북천역에서 스탬프와 함께 역사 구경을 하다가,
한시간 조금 넘게 기다려서 하행열차를 타고 횡천역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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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천역에서 기차 타고 약 1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횡천역입니다.
횡천역, 북천역 모두 경상남도 하동군에 속해있는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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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은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직원없는 역'입니다.
예전에는 많이 번성했을 지 어떨지 모르나, 지금은 그저 열차만 정차하고 마는, 무배치 간이역이 되었죠.
(그나마 경전선을 지나는 모든 여객 열차가 지나간다는 사실로도 다행히 여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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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을 지난 열차는 약간 경사진 철로를 올라가야 합니다. 저거 한 10퍼밀 정도는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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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서 바라본 횡천역 입구입니다.
사람이 없는 역이라 그런지 창문에 창살이 쳐져 있군요.
멋진 나무 두 그루 사이에 나있는 통행로를 따라 역사 안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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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배치 간이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꾸며져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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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 노선도가 마치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처럼 만들어져 걸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전선과 접속하는 동해남부선, 호남선도 함께 말이죠.
그러고보니 경전선은 몇몇 역들을 제외하면 거의 다 정차하는 노선이네요.
이젠 '가장 느린 노선=영동선' 이라는 편견을 버려야할 듯 싶습니다.
가장 느린 노선은 경전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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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보고 가는 '직원 없는 역' 안내판.
횡천역은 인근 하동역이 관리하는지, 하동역장님 전화번호를 안내해주는 글귀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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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횡천역 첨단시스템의 정수, 열차 출발/도착 안내 시스템이죠.
실제로 지역주민들이 이것을 보고 편리함을 느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간단한 안내만으로도 열차 시간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느 간이역에 가도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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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는 Rail+ 라는 우리 동호회 마크가 선명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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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은 횡천역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사진으로 알려주는 액자입니다.
횡천역도 예전엔 많이 번성했던 역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액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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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사진입니다. 역명판도 한차례의 변화를 겪고, 지금까지 남아있었군요.
역명판의 변화는 80년 말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로마자 표기는 옛날 것이 8~90년대의 표기보다 더 정확해 보이네요.
역대 횡천역의 사진을 보며, 지금의 횡천역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유심히 봤더니 지붕의 기와와, 창문, 출입문만 변화를 겪었고,
수동 선로 분기기는 사라졌지만, 나머지는 그대로인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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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 피난선이라고 합니다.
제동장치 고장으로 인해 열차가 질주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선로가 살짝 오르막으로 이루어져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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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천역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아직 다 피지 않았지만, 가을이 되면 북천역은 코스모스로 화려한 꽃밭을 이루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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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역의 모습입니다.
양보역도 진해 쪽 못지않게 벚꽃이 아름다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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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옥곡 간 철교 통과 사진과 봉고 기관차의 모습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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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맑은 하늘 아래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밭... 그리고 지나가는 열차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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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모습일까요? 파란 하늘은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에 청량감을 심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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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의 바깥 모습입니다.
근데 한자가... 일본식 한자(약자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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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에는 역 방문기념 스탬프도 있습니다.
보통 다른 역들이라면 역무실 안에 비치돼 있어, 스탬프를 얻으려면 직원에게 문의해야 했겠지만,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횡천역은 스탬프를 바깥에다 놔두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대책없이 놔두진 않고 도난당하지 않도록 도난방지책도 세워놓은듯 싶습니다 ^^
게다가 찍기 편하라고 스탬프 프레임을 따라 비춰주는 조명까지...
그나저나 전 저렇게 기계처럼 생긴 스탬프 장치가 있길래,
아... 스탬프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기막히게 잘 찍어주는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저 빨간 손잡이를 이용해서 손으로 찍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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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있게 잘찍히는건가...? 하고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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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찍힌 건 그렇게 잘 나온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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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커다란 열차 도착 안내기 말고도, 이렇게 조그맣게 표시된 안내기도 있었습니다 ^^
하지만 이걸 그대로 보기엔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께서 힘들어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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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덕님이라 하심은... 우리 카페에 계신 맛스타 황 님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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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 내부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데 열차 진입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화물열차였습니다.
급히 나가서 한컷 찍으려고 하니깐 초점 잡는 걸 깜빡해서 사진이 이따구로 나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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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꼬리 휘날리며 하동 방향으로 가는 화물열차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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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철도동호회의 자산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787-ARIAKE님께서 제작하셨다는 표시가 있는데, 켜지지 않아서 무슨 장비인지 모르겠네요.
단순한 텔레비전은 아닌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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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도착 안내기, 역사 내 사진 액자, 노선도, 리모트 컨트롤러, 텔레비전(?)...
어느것 하나 우리 동호회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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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새 지저귀는 횡천역:
횡천역사는 첨단 장비들이 즐비했지만, 바깥은 정반대입니다. 정말 듣는 귀도 즐겁고, 보는 눈도 즐거운
자연이 펼쳐져 있으니까요.
횡천역 바깥에는 큰 침엽수가 하나 버티고 서있는데요,
이 곳에 계속 서있다보니 휘파람새 한두마리가 아름다운 목청을 자랑하고 있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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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을 있게하는 정성어린 손길은 우리 동호회 사람들 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는 가끔 오셔서 역사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는 분들.
이분들이 계시기에 그나마 횡천역이 깔끔한 모습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횡천역을 이용하시는 마을 주민 분들이 계시기에 횡천역이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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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열차가 도착합니다.
열차도착 안내기에 빨간 불이 점등되었음이 바로 그 증거죠.
유인역들과는 달리, 횡천역에는 도착 안내방송 대신 이 표시기만 작동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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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천역은 138.4km 지점입니다.
삼랑진역 기준이겠죠?
잠시 후 열차가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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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차를 타고 전 마산역으로 향합니다.
내일의 역장님 블로그를 들어갔다와보고 안 사실이지만, 어쩌면 우리 동호인들의 노력으로 일군 횡천역의 여러 편의시설이
철거되고 횡천역사는 매각이 될지도 모른다는 포스팅을 봤습니다.
좋아하는 대상이었던 코레일이라는 기업도 역시 돈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걸까요?
덕분에 우리 동호회 여러분이 피땀흘려 일궜던 노력이 이렇게 허무하게 공염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콧날이 시큰해지더군요.
한국말이란 쓰기 편한 만큼 참 무서운 언어이기도 합니다. 글자 하나 바꿨을 뿐인데 무서운 단어가 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횡천도 그렇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획 하나 더 그으면 영락없이 '황천'이 돼버립니다.
부디 코레일에서 획 하나 잘못 그어서 그대로 '황천역'으로 만들 어버리는 일이 없길 바라고 또 바라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첫댓글 딱 1주일 되었네요. 지난 일요일, 경전선투어(횡천,양보,북천,다솔사)를 오토바이로 했었는데(사는곳이 하동이라)
당시에 우연치 않게 횡천역에서 명예역장님을 만나뵈었습니다. 그 당시 했던 이야기들이 이 사진을 보니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횡천역 정말 좋죠....그렇게 잘 정돈되고 깔끔한 무인역은 처음이었습니다. 역사가 이설된다니 아쉽네요..
역을 가꿨던 우리 동호회 여러분의 힘도 컸지만, 가끔 오셔서 횡천역을 청소해 주시는 분들의 손길 덕분에 깔끔하게 관리가 되는 것이겠죠. 사실 제가 사진 찍고 있을 때 청소를 열심히 하시기에...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저도 횡천역을 잠깐 방문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입장이기에 사진찍는 데에 열중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옛날 단선철도를 느낄려면 경전선 완주만한게 없지요;
그나저나 횡천역이 없어진다니 안타깝군요 ㅠ;
없어지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들은 얘기라 확실히 이렇다고 딱떨어지게 말할 수는 없네요. 그저 우리 동호회에서 설치한 편의시설을 철거하고, 역사를 매각한다 어쩐다 하는 말만 나왔을 뿐이죠.
조그맣게 표시된 안내기라고 적으신건 안내기가 아니라, 그 위에 적혀있듯이 '컨트롤러'입니다.
승객들이 보라고 만든 장치가 아니라, 명예역장님 등이 행선안내기를 관리/설정 할 수 있는 장치에 딸린 모니터일 뿐이에요 :-)
신선이 만들어져도 이설되지 않고 활용할 방안은 없을까요... 제가 보기에도 그 동안 동호회분들이 들인 공이 아깝습니다.
저의 고향 횡천역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어느날 무인역이된 역내를 보며 아쉬워 했습니다.우리의 추억이 고스라이 젖어 있는 역.새벽마다 뛰어 진주로 통학했던 역인데.서운했죠,디지털도 좋지만 가끔은 아나로그가 좋더라구요.목포서 부산가는 06:45분 보통열차 못잊죠.하동~내동역서 통학한 남학교.저학교 친구들 잘 지내지 보고잡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