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느 부부모임에 참석하려고 자가 운전하며 올림픽 대로를 달리는데 ,
옆자리에 앉아 지긋이 눈을 감고
CD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는 아내의 옆모습을 보면서,
주마등같이 흐르는 세월속에 지나온 날들을 조용히 반추하는데,
갑자기 이런 물음이 찾아 온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열렬한 사랑일까
따뜻한 배려일까
진실한 신뢰일까
풍족한 생활일까
만족한 건강일까 등
긴 세월, 인생이란 삶을 살아 오면서
느끼고 알고 깨닫고 추구했던,
모든 것을 총동원하여,이리저리 머리를 쥐어 짜 본다.
그러나, 위의 열거한 것 들은 소중하기는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말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아닌 것 같다.
무엇일까?
나는 이 물음을 두고,
일주일이상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고민 아닌, 고민을 했다.
그런데, 오늘 늦은 밤시간,
가장 소중하다는 것이, 이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서 떠 오른다.
머리를 쥐어 짜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저 가슴 심연에서, 세월과 함께 밀려 오는 함축된 생각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가장 소중한 것은----- 다름아닌
"함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부 할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병 들때나, 일할 때나 쉴 때나, 맑은 날이나 천둥 칠 때나,
따사한 봄날이나 눈보라 치는 겨울이나, 웃을 때나 화 날 때나,
호화 아파트에 살 때나 전세방에 살 때나, 칭찬 받을 때나 비난 받을 때나,
그 어떤 상황, 그 어떤 때라도, 이유를 따지지 않고
시공(時空)을 같이 누리며, -----"함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랑, 배려, 신뢰, 생활, 건강등 이 세상의 그 무엇이, 의미가 있단 말인가?,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나이를 좀 먹어가니,
세월과 함께 머리에서 가슴으로 옮겨지는
무거운 물음에 대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