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악한 박대리입니다. ^^;
지난 7월에 있었던 스페인의 고속열차 렌페의 탈선사고 진행상황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열차 사고자체가 그리 빈번하게 나오는 게 아닌데다가, 첨단기술로 무장하고 있는 고속열차의 대형사고는 쉽게 볼 수 없기에 더욱 더 관심이 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사고열차의 상황은 BBC 뉴스에서 인포그라픽으로 잘 정리되어 있네요.
http://www.bbc.co.uk/news/world-europe-23449336
운행기록을 확인한 결과 탈선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관사의 과속으로 80Km/h 로 규정된 구간을 192Km/h 로 운행하다가 상황을 인지하고 충돌 몇 초전 급갑속을 실시하여 153Km/h에서 탈선하게 되었습니다.
사고와 관련하여 스페인 법원의 심문때, 사고 기관사 호세 가르손은 검표원과 통화를 하고 있다가 탈선 위험상황을 알고 뒤늦게 급갑속을 실시하였으나 (과속을 왜 했느냐는 이야기에)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국내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입니다.
당연히 드는 의문이, <사고예방을 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는 고속열차가 과속으로 탈선하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고속열차라면 과속에 대한 신호를 기관사에게 알려줄테고, 기관사가 불응할 경우 자동적으로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가 달려있지 않겠느냐가 상식적인 생각이겠지요.
여러 기사들을 통해 이런 질문에 대한 몇가지 단서들이 나옵니다.
1. 해당구간은 ETCS(유럽형열차제어시스템, European Train Control System) 에서 ASFA(스페인신호자동제어시스템, Anuncio de Senales y Frenado Automatico)으로 전환되는 구간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7/26/0200000000AKR20130726002151009.HTML?input=1179m
2. ETCS는 유럽철도를 대상으로하는 표준제어시스템으로 주로 고속열차를 대상으로 사용. 지정속도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하게 됨.
http://en.wikipedia.org/wiki/European_Train_Control_System
3. ASFA는 스페인철도를 대상으로 하는 자동경보시스템으로, 기관사가 응답(heed)하지 않을 경우 열차를 정지시킴
http://en.wikipedia.org/wiki/Anuncio_de_Se%C3%B1ales_y_Frenado_Autom%C3%A1tico
4. ETCS 구간에서는 과속상황이 되면, 기관사에게 경고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운행시스템이 자동조절하게 되는 데, ASFA의 경우 먼저 기관사에게 경고 후, 기관사가 반응하지 않을 경우 브레이크가 작동하게 됨. => (사견) 렌페가 사고난 구간의 ASFA가 과속시 ETCS보다 한 단계-기관사가 확인하도록 하는 과정이 더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상시 위험요소가 더 클 수 있음.
5. ASFA 는 ETCS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고, 기관사에게만 알리는 신호를 보내게 됨. => ETCS에 신호를 보내게 되어있다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
6. 2년간 스페인 저널리스트 미구엘 무라도가 이 구간의 위험성에 대해 BBC에 이야기 했던 적이 있음. '수십초안에 200km/h 에서 80km/h 로 속도를 줄여야 하는 위험구간'
http://www.bbc.co.uk/news/world-europe-23449246
7. 사고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스페인 교통국은 열차 운영을 담당하는 ADIF에 열차가 과속할 경우 ASFA 시스템이 신호를 보내 즉각적으로 브레이크를 조작하도록 하라는 권고사항을 냈음.
스페인 철도국 보도자료
정리하자면,
1) 해당 구간은 기관사의 조작을 통해 급 감속이 필요한 구간으로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었고,
2) 스페인으 ASFA 시스템이 과속일 경우 경고를 보낸후 기관사가 무시하면 속도를 제어하도록 되어있는 두 단계로 되어 있었던 것이 보조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주요한 원인은 기관사가 운행에 집중하지 않고 규정속도를 어마어마하게 넘겨 운행해버린 것이지요.
물론, 사고에 대한 입체적인 원인과 경과는 스페인 교통국의 최종결과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있는 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문제로 제기된 스페인의 ASFA 처럼 선 기관사 알람 - 후 브레이크 일까요?
아니면 유럽표준시스템인 ETCS처럼 알람과 동시에 브레이크 일까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사악한 박대리 드림.
첫댓글 답변 드리자면(도시철도기준임) 선알람 후 브레이크입니다. 기관실에 DSD라는 Deadman스위치가 있고 일정시간 눌러주고 있지 않으면 알람이 울리구요 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비상제동이 걸려서 열차가 멈춥니다.//이건 안전장치고//속도관련해서는 ATS를 사용하는 구간은 점제어방식으로 속도제어가 되구요 ATC/ATP로 ATO운행을 하는 광역철도의 경우 일정속도를 초과하면 알람과 함께 비상제동이 체결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는 앞선 ATS의 점제어 방식과 다른 궤도회로를 통한 연속제어입니다. 신호시스템 문제가 없는 한에서는 속도초과로 탈선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한국의 고속철도에서는 스페인 렌페와 같이 기관사의 과속으로 인한 탈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라고 이해해도 되겠지요? ^__^;
DSD (데스맨 장치)에 관한 내용이 위키피디아에도 있군요. ioi~
http://ko.wikipedia.org/wiki/%EB%8D%B0%EB%93%9C%EB%A7%A8_%EC%9E%A5%EC%B9%98
고속철도쪽은 어떤시스템인지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다른 신호방식이거나 ATP/ATO의 개량형?정도 되지 않을까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네요^^...각 도시철도운영기관도 상용하는 신호시스템이 다릅니다. zimens와 alstom사께 있는데 혼용되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XenePixion// zimens가 아니라 SIEMENS 입니다.
XenePixion님, HANDSOME님의 친절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고속열차에 관한 정보를 좀 더 살펴봐야겠네요. ^_^;
과속에서 자동 혹은 수동으로 제동중에 완해를 하지않고 그대로 곡선을 통과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곡선 진입전에 완해후 곡선을 통과했더라면 횡가속도 초과로 몇몇 승객들이 넘어져 약간의 부상을 입겠지만, 차량은 캔트로 인해 잘 버티면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곡선에서 제동취급은 제한속도 이내라도 탈선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고마운 의견 감사드립니다. tatsache님의 말씀을 듣고나니 궁금해진게 있습니다. 돌입시점에서 구간제한 속도의 2배(153Km/h) 가까운 속도였는 데요. 이 상태로도 캔트(Cant) 부족량을 극복하고 통과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캔트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많은 걸 배우게 되네요. 고맙습니다. ㅎㅎ
ASFA나 극내의 신호보안장치나 기본 근간은 동일합니다. 기관사가 몇초이내에 제동취급을 하지 않으면 그때 기계가 인위적으로 제동이 들어간다는 점이지요. 다만 ETCS가 어디구간까지 속도제어를 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급격한 속도감속이 필요하거나 과속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 인위적으로 낮은속도를 줘서 과속을 미연에 막을수는 있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운행 최고속도 자체가 높지 않고 ATP로 개량하고 있는 구간들이 늘어난데다가, 역통과에 굉장히 민감해지면서 이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3현시식 ATS의 한계로 인한 사고가 종종 발생된 만큼 이쪽을 개량하는것이 더 시급하다고 보여집니다.
DL-7234님 고맙습니다. 3현시식 ATS 의 개량이 더 시급한 문제군요. 또 많은 공부를 하게되네요. 넙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