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규모 전국 1위(21.7%)인데…3년 새 1군당 20.2→7.7→5.9kg
4월 고온·저온 변동 개화 악영향…채밀 줄면 생태계 악영향 미치는 만큼 대책 마련 절실
벌통을 열어 보이고 있는 경북 농가 모습. 경북도 제공
'전국 최대 규모' 경북 양봉산업이 이상기온과 잦은 비 등의 원인으로 수확량이 대폭 주는 등 위기에 놓였다. 벌의 채밀 활동은 과수 화분 역할을 하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도내 양봉 농가는 6천347호로 전국(2만9천113호)의 약 21.8%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경남(3천717호·12.8%)을 압도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2년간 벌꿀 수확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도가 올해 상반기 긴급 표본조사를 한 결과, 1군당(통상 벌통 1개) 수확량은 2018년 17㎏, 2019년 20.2㎏으로 늘다가 지난해 7.7㎏으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도 6월 말 기준 5.9㎏ 수준에 그쳤다.
이는 소규모 농가가 아니라 300군 이상 사육하는 대규모 양봉 농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여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수확량 감소 원인으로는 봄철 개화 및 채밀시기에 부적합한 날씨 등 이상기후가 꼽힌다.
꽃이 피는 4월 한 달 동안 고온과 저온을 오가는 양극단의 기온 변동이 발생해 대표 채밀 대상인 아까시꽃 개화에 악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달 14, 15일 경북 등 내륙에는 2004년 6월 이후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져 꽃망울 냉해 피해를 줬다.
아까시꽃 개화기인 5월에는 잦은 비가 꿀벌 채밀 활동을 방해했다. 이 시기 전국 강수량은 143.8㎜로 1973년 이후 7번째로 많았고 강수일수도 14.5일에 달했다.
이상기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졌다. 앞으로도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 농가의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귀농·귀촌 및 퇴직자들이 초기 자본이 적은 양봉업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양봉 농가 수익률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국에 식재된 아까시나무가 노화돼 꿀 딸 면적이 주는 점도 악재다.
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는 "경북 양봉산업은 농가 수로는 한우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식량 작물 화분 매개 등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위기에 놓인 양봉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나 자치단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