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노관리(忘怒觀理)
분노를 잊고 이치를 살핀다는 뜻으로, 사소한 일에 분노하지 말라는 말이다.
忘 : 잊을 망(心/3)
怒 : 성낼 노(心/5)
觀 : 볼 관(見/18)
理 : 다스릴 리(王/7)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가히 분노의 시대라 할 만하다. 분노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남보다 잘났는데 알아주지 않는 데서 생길 때가 많다.
조선 중기의 학자 이현석(李玄錫)은 아우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즘 사람들은 말로 남을 굴복시키지 못하면 수치로 여기고, 기운으로 남을 깔아뭉개지 못하면 수치로 여긴다.”라고 하였다.
사소한 것을 두고 제 뜻과 같지 못하다 하여 분노하는 것은 소인배의 처신이다.
근대의 문인 김윤식(金允植)은 노년에 지은 글에서 “사소한 일을 보고 사소한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고 눈알을 부라려서 하루 사이에도 몇 차례나 낯이 붉어진다. 그러나 중대한 일이나 중대한 말을 당하게 되면 기운이 빠지고 위세가 사라지며, 머뭇머뭇 물러난다.”라고 하였다.
큰 용기가 없는 사람은 이렇게 사소한 일에 분노하는 법이다. 이현석은 “분노와 욕심이 막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 문득 시원하게 이를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은 천하의 큰 용기가 없다면 할 수 없다”라 하였다.
큰 용기가 있어 크게 성내는 것이 군자의 분노다. 김윤식은 순(舜) 임금이 흉악한 네 명의 권신 사흉(四凶)을 제거한 것과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폭군을 몰아낸 것, 공자가 간신의 우두머리 소정묘(小正卯)를 죽인 것과 같은 것이 군자의 큰 분노라 하였다.
군자의 분노는 크게는 천하를 뒤흔들고 작게는 국가를 움직이며 그 혜택은 당세를 덮고 그 명예는 무궁하게 드리워진다고 하였다. 이런 것은 의리(義理)의 분노이므로 잊어서는 아니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노는 혈기(血氣)의 분노라 잊어야 한다. 성리학자들은 이를 망노관리(忘怒觀理)라고 한다. 잠시 화를 가라앉힌 후 천천히 이치를 따져보라는 말이다.
19세기의 문인 홍직필(洪直弼)은 “분노를 잊으면 공정해지고 이치를 살피면 순조롭다(忘怒則公, 觀理則順)”는 명언을 남겼다.
苟不忘怒觀理。難辨當與不當。故曰忘怒則公。觀理則順也。所謂忘怒。非謂當怒而不怒。怒得理義之正耳。梅山先生文集卷之二十 書 答南錫晦
불교에도 백골관(白骨觀)이라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있다.
명나라 진계유(陳繼儒)의 글에 따르면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종기가 나서 점차 문드러져서 농이 흐르고 이것이 점점 번져 정강이와 무릎, 허리에까지 이르고 다시 온 몸에 미치게 되면 모든 육신이 다 문드러져 백골만 남게 되는 과정을 깊게 생각하다보면 일시의 분노를 잊을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우리 몸이 백골이 되어가는 과정을 천천히 생각하는 일이 너무 끔찍하다면 이런 글을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는 들꽃을 가족으로 삼고 꾀꼬리를 풍악으로 삼아, 가슴 속에 하나도 끌리는 것이 없다오. 해가 바지랑대보다 길어지면 일어나 한 사발의 보리밥을 먹소. 달기가 꿀과 같지요. 매번 당신을 떠올리면 감정의 뿌리가 마음을 닫고 있고 분노한 기운이 가슴을 막고 있을 듯하오. 낮에는 눈을 부라리고 팔뚝을 걷어 부치며 목과 얼굴까지 모두 벌겋게 되어 눈 내리듯 침을 튀기느라 밥상을 대하고도 먹는 것을 잊고 있겠지요. 밤이면 외로운 등불이 깜박거리는데 비단이불조차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길게 한숨을 쉬고 짧게 탄식을 하느라 전전반측하는 모습이 떠오르오. 황면노자(黃面老子)의 백골관법(白骨觀法)으로 그 수심을 없애주지 못하여 한스럽소.”
18세기를 전후한 시기의 학자 이만부(李萬敷)가 분노로 인해 먹는 것과 자는 것조차 잊고 있는 벗에게 보낸 편지다.
직접 그 분노를 풀어주지 못하여 한스럽다고 하였지만 이 편지글의 앞 대목 자체가 문학의 백골관이다. "들꽃을 가족으로 삼고 산새를 풍악으로 삼아 느지막이 일어나 보리밥 한 사발 먹는 즐거움을 떠올리면, 일순의 분노가 절로 풀릴 것이라" 한 것이다.
많이 가진 사람들은 잘난 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분노하고 적게 가진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보고 더욱 분노하니, 온 세상은 점점 분노로 가득 차고 있다.
세상이 공평하지 못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분노가 일 때 이만부의 글이 그 뜨거운 열기를 식혀줄 수 있을 듯하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자신을 잊어 버리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딴이름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일컫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 특히 연소자의 재덕을 인정하여 연장자가 하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등에 쓰인다.
▶️ 怒(성낼 노/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울컥 치밀어 오르다는 뜻을 가지는 奴(노)로 이루어졌다. 분격(憤激)한 마음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怒자는 ‘성내다’나 ‘꾸짖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怒자는 奴(종 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奴자는 손으로 여자를 잡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노예’나 ‘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종’을 뜻하는 奴자와 心자가 결합한 怒자는 종에게 화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를 말하는 짐승에 비유할 정도로 함부로 다루었다. 怒자는 그러한 의미를 담은 글자로 노여움의 대상이 되었던 노예를 응용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怒(노/로)는 ①성내다, 화내다 ②꾸짖다, 나무라다 ③세차다, 기세(氣勢)가 오르다 ④곤두서다 ⑤힘쓰다, 떨쳐 일어나다 ⑥성, 화 ⑦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위세(位勢) ⑧가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성낼 효(哮), 성낼 진(嗔), 성낼 개(愾), 성낼 광(洸), 성낼 분(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쁠 희(喜), 즐길 락(樂), 기쁠 환(歡), 달 감(甘)이다. 용례로는 노여운 기색을 노기(怒氣), 성내어 부르짖음을 노호(怒號), 무섭게 밀려오는 큰 파도를 노도(怒濤), 노하여 원망함을 노원(怒怨), 성난 물결을 노랑(怒浪), 성이 난 얼굴빛을 노색(怒色), 화를 내어 책망함을 노책(怒責), 몹시 노하여 일어선 머리카락을 노발(怒髮), 성난 눈으로 봄을 노시(怒視), 세찬 천둥과 격심한 벼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노뢰(怒雷), 성내어 꾸짖음을 노견(怒譴), 성내어 욕하고 꾸짖음을 노매(怒罵), 분하여 몹시 성냄을 분노(奮怒), 분하여 성을 냄을 분노(憤怒), 크게 성냄을 대노(大怒), 몹시 성을 냄을 격노(激怒), 몹시 성냄을 성노(盛怒), 기쁨과 노여움을 희노(喜怒), 성내어 노여워 함을 진노(瞋怒), 성내어 꾸짖음을 가노(呵怒), 크게 성냄을 엄노(嚴怒), 성내어 꾸짖음을 견노(譴怒), 성내지 아니함을 불노(不怒), 아직 다 풀리지 아니한 분노를 여노(餘怒), 어떤 일로 말미암아 난 성이 엉뚱하게 애매한 다른 사람에게 옮아감을 천노(遷怒), 오래 전부터 지니어 온 노여움을 숙노(宿怒), 어떤 일로 말미암아 난 성이 애매한 딴 사람에게로 옮아 감을 이노(移怒), 노한 쓸개와 뻣뻣한 창자라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노담탱장(怒膽撐腸), 파리를 보고 화를 내어 칼을 빼들고 쫓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일에 화를 잘냄 또는 보잘것없는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대책을 세운다는 말을 노승발검(怒蠅拔劍), 갑에게 당한 노염을 을에게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에게서 당한 노염을 전혀 관계없는 딴사람에게 화풀이 함을 이르는 말을 노갑이을(怒甲移乙), 노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다는 말을 노기충천(怒氣衝天),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사람이 노하게 되면 서로 싸우게 되므로 노하는 것은 덕을 역행하는 일이라는 말을 노자역덕(怒者逆德),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 치는 물결을 질풍노도(疾風怒濤), 기쁨과 노여움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곧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을 이르는 말을 희로애락(喜怒哀樂),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신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는 말을 신인공노(神人共怒),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등에 쓰인다.
▶️ 觀(볼 관)은 ❶형성문자로 覌(관), 観(관)은 통자(通字), 观(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雚(관)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히 본다는(見) 뜻이 합(合)하여 보다를 뜻한다. 늘어 놓아 보이다, 자랑스럽게 남에게 보이다, 잘 본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觀자는 ‘보다’나 ‘보이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觀자는 雚(황새 관)자와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雚자는 隹(새 추)자 위에 큰 눈과 눈썹을 그린 것으로 ‘황새’라는 뜻을 갖고 있다. 雚자는 큰 눈과 눈썹이 도드라지는 황새를 잘 표현한 글자이다. 이렇게 황새를 그린 雚자에 見자를 결합한 觀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황새처럼 넓게 ‘보다’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觀자에는 ‘용모’나 ‘모양’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황새의 자태가 의미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觀(관)은 (1)한자어로 된 어떤 명사 아래에 붙어 체계화된 견해를 뜻하는 말 (2)관괘(觀卦) (3)도교(道敎)의 사원(寺院) 등의 뜻으로 ①보다 ②보이게 하다 ③보게 하다 ④나타내다 ⑤점치다 ⑥모양 ⑦용모(容貌) ⑧생각 ⑨누각(樓閣; 문과 벽이 없이 다락처럼 높이 지은 집) ⑩황새 ⑪괘(卦)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검사할 검(檢), 볼 시(視), 볼 감(監), 바라볼 조(眺),보일 시(示), 볼 견(見), 볼 람/남(覽), 볼 열(閱),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명승이나 고적과 풍속 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관광(觀光), 자연 현상의 추이를 관측(觀測), 사물을 잘 살펴 봄을 관찰(觀察), 사물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각도를 관점(觀點),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 앉히고 깊이 생각하는 일을 관념(觀念), 영화나 연극이나 무용 등의 무대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을 관객(觀客), 연극이나 영화 따위를 구경함을 관람(觀覽), 사물을 꿰뚫어 봄을 관철(觀徹),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거나 음미함을 관조(觀照), 마음의 본성을 살핌을 관심(觀心), 구경하는 무리를 관중(觀衆), 사람의 상을 보고 재수나 운명을 판단하는 일을 관상(觀相), 인과 불인은 곧 알 수 있다는 말을 관과지인(觀過知仁), 마음을 떠보기 위하여 얼굴빛을 자세히 살펴봄을 관형찰색(觀形察色), 풍속(風俗)을 자세히 살펴 봄을 관풍찰속(觀風察俗) 등에 쓰인다.
▶️ 理(다스릴 리/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 구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里(리)가 합(合)하여 다스리다를 뜻한다. 음(音)을 나타내는 里(리)는 길이 가로 세로로 통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 뜻이 갈라져서 사리(事理)가 바르다, 규칙 바르다의 뜻과 속, 속에 숨어 있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낸다. 玉(옥)은 중국의 서북에서 나는 보석, 理(리)는 옥의 원석(原石)속에 숨어 있는 고운 결을 갈아내는 일, 나중에 옥에 한한지 않고 일을 다스리다, 사리 따위의 뜻에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理자는 ‘다스리다’나 ‘이치’를 뜻하는 글자이다. 理자는 玉(구슬 옥)자와 里(마을 리)가 결합한 모습이다.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理자는 본래 옥에 새겨 넣은 무늬를 뜻했었다. 단단한 옥을 깎아 무늬를 새겨 넣는 작업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理자는 후에 간혹 실수로 구멍 낸 곳을 메운다는 의미에서 ‘메우다’나 ‘수선하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일을)처리한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理(다스릴 리/이)는 (1)용언(用言)이나 체언(體言) 술어의 어미(語尾) ~ㄹ 다음에 있다 없다 따위와 함께 쓰이어 까닭 이치(理致)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숫자 다음에서 이(浬)의 뜻으로 쓰는 말 (3)해리(海里) (4)사물 현상이 존재하는, 불변의 법칙(法則), 이치(理致), 도리(道理) (5)중국 철학에서 우주(宇宙)의 본체. 만물을 형성하는 정신적(精神的) 시원을 뜻함 (6)이학(理學) (7)이과(理科) 등의 뜻으로 ①다스리다 ②다스려지다 ③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④수선(修繕)하다 ⑤깨닫다 ⑥의뢰하다 ⑦사리(事理) ⑧도리(道理) ⑨이치(理致) ⑩매개(媒介) ⑪거동(擧動) ⑫나무결 ⑬잔금 ⑭학문(學問), 과목(科目)의 약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리(厘), 다스릴 발(撥), 다스릴 섭(攝), 다스릴 치(治), 간략할 략(略), 지날 경(經), 다스릴 할(轄), 다스릴 리(釐)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지러울 란(亂)이다. 용례로는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을 이해(理解), 이성에 의하여 얻어지는 최고의 개념을 이념(理念), 사물의 정당한 조리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를 이치(理致), 이치에 따라 사리를 분별하는 성품을 이성(理性),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를 이상(理想),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머리털을 다듬어 깎음을 이발(理髮), 사람을 통제하고 지휘 감독하는 것을 관리(管理), 일을 다스려 치러 감을 처리(處理),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바로잡음을 정리(整理),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와 규범을 윤리(倫理), 사물이 근거하여 성립하는 근본 법칙을 원리(原理), 말이나 글에서의 짜임새나 갈피를 논리(論理),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審理),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좋은 도리를 발견하려고 이모저모 생각함을 궁리(窮理), 도리에 순종함을 순리(順理), 고장난 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을 수리(修理), 말이나 글에서의 짜임새나 갈피를 논리(論理),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를 사리(事理),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옳은 길을 의리(義理), 화목한 부부 또는 남녀 사이를 비유하는 말을 연리지(連理枝), 사람이 상상해 낸 이상적이며 완전한 곳을 이르는 말을 이상향(理想鄕),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하다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이판과 사판이 붙어서 된 말로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을 이르는 말을 이판사판(理判事判), 의논이나 언설이 사리에 잘 통하고 정연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이로정연(理路整然), 비익조와 연리지의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썩 화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연리비익(連理比翼), 헛된 이치와 논의란 뜻으로사실에 맞지 않은 이론과 실제와 동떨어진 논의를 일컫는 말을 공리공론(空理空論), 모든 문제를 흑이 아니면 백이나 선이 아니면 악이라는 방식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논리를 일컫는 말을 흑백논리(黑白論理), 소리를 듣고 그 거동을 살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주의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영음찰리(聆音察理),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모든 생물이 생기고 번식하는 자연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생생지리(生生之理), 성하고 쇠하는 이치라는 뜻으로 끊임없이 도는 성쇠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성쇠지리(盛衰之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