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려니숲길이 지난 5월 개방됐다. 제주 올레길이 해안과 마을을 잇는 길이라면 사려니숲길은 해발 약 500~600m에서 오름과 오름을 연결하는 숲길이다. 제주 올레길이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라면, 사려니숲길은 숲을 보며 걷는 길이 차이점이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생태 트레킹코스다. 평일엔 100여명, 주말엔 300여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다고 한다.
‘사려니’라는 말은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 불리며, 여기에 쓰인 ‘살’ 혹은 ‘솔’은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신역의 산명에 붙는 이름이다. 사려니는 즉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에서 출발해 참꽃나무숲과 물찻오름을 거쳐 서어나무숲과 암반욕, 더불어숲, 삼나무숲을 지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의 숲길이다.
사려니숲길의 식생은 78과 254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참꽃나무, 말오줌때, 사람주나무, 윤노리나무, 쥐똥나무 등의 목본류와 천남성, 꿩의밥, 둥글레, 박새, 새우난, 좀비비추, 개족도리 등의 초본류, 석송, 뱀톱, 고비, 나도히초미 등의 양치류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또 육식성 포유류인 오소리와 제주족제비가 서식하고,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인 매, 팔색조, 참매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쇠살모사의 밀도가 높고,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인 비라리뱀의 서식이 관찰되기도 했다.
제주 가는 길에 잠시 시간 내서 오름과 오름을 걷는 기분을 만끽하면 올레길 걷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에 탈출로가 있어 시간이 빠듯하면 성판악 등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쉼터마다 숲해설가가 배치돼 있어 사려니숲에 대한 풍부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비자림길에서 사려니숲길 들머리.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로수같이 늘어져 있다.
주변엔 우거진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원시상태의 숲을 보는 듯하다.
가는 길에 전형적인 화산지형의 모습을 띤 새왓내(천미천)이 나온다.
새왓내
참꽃나무숲 안내판
곳곳에 쉼터가 있다.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건강한 숲
건강한 숲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원시의 숲 같아 보인다.
숲길엔 가로수가 햇빛을 막아준다.
조릿대도 군데군데 모습을 보인다.
숲속에 양봉통이 있다.
출발한 뒤 5.5㎞ 지점에 성판악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성판악으로 빠지는 길은 더욱 우거진 숲이다.
쭉쭉 뻗은 삼나무(스기목)들이 마치 밀림을 연상케 한다.
성판악으로 나오기 직전의 숲길.
성판악으로 나오면 아름다운 도로가 눈앞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