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열]

울산시 외곽 옥동에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최첨단 문수월드컵경기장.

그곳은 결코 축구만을 위한 무대는 아니었다.울창하지는 않더라도 주위엔갖가지 수목이 즐비하고 한쪽에 널따랗게 자리잡은 옥동저수지는 가슴이 탁트이게 한다.

오는 28일 성대한 이벤트와 함께 브라질 보타포고팀과 울산현대와의 개장경기를 통해 국내 월드컵경기장 중 최초로 문을 연다(4만3550석).본래 시민들이 이용하던 공원터를 체육공원으로 조성하려던 울산시의 장기 계획이 있었기에 2002월드컵을 위해 급조된 듯한 냄새는 찾을 수 없었다.오히려 경기장 자체가 내뿜는 첨단의 기운과 함께 주위환경에 인공미를 최대한 자제하려는 환경친화적인 노력이 엿보였다.


문수월드컵경기장은 웅장함은 물론 세밀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4만3550석에 해당하는 거대 규모와 더불어 축구팬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시설로 가득하다.특히 관중석 지붕을 케이블로 잡아당겨 경기장 내에 어떠한 기둥도설치하지 않은 것은 축구 전용 경기장의 특징을 한껏 살린 부분이다.이는 관중에게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고 오직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게 만든다.여기에 계단을 거치지 않고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는 시설은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배려를 감지케 한다.또한 경기장 외벽이 회색빛으로 단조롭게 처리된 반면 관중석은 처용신의 옷 색깔을 받아들여 빨강,녹색,황색,청색으로 배열해신라의 화려함이 잔뜩 배어 있다.직접 씨를 뿌려 키웠다는 양잔디와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자가운전자들을 위해 문수월드컵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도로 길목을 세 곳이나 만들어 자동차의 흐름을 원활케 함으로써 팬이 구장까지 5분 내에 들어오게 한 것이나 구장내 입·출구를 곳곳에 둔 것은 이용자의 처지에서 편의를추구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문수경기장 주위는 구장 자체의 위용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길을 묶어두기에 충분하다.자연환경이 잘 조성돼 축구가 제공하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한 번쯤 여유와 운취를 맛볼 만하다.울산시가 시민체육공원 조성 차원에서장기적인 플랜을 두고 2005년까지 야구장,실내 수영장 등을 계획하고 있어주변환경도 여느 공원 못지않게 아름답다.

특히 문수경기장이 호반을 끼고 있는 점은 자랑거리.10개 월드컵경기장 중 호수와 어우러진 구장은 울산뿐이란다.본래 옥동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던 터라 이곳 주위를 따라 월드컵을 기념해 2002미터에 달하는 ‘2002호반산책길’을 만들었다.호수 한가운데 설치한 분수는 높게 치솟아 어느새 무지개를만들어내기도 한다.호반 산책길 외에도 지금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는 호반광장은 2002월드컵 전야제를 위해 기획됐고,16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도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살찌울 곳이다.

문수경기장을 소개하던 서석광 울산시 홍보기획 사무관은 28일 개장을 앞두고 “매일 전광판 음향시설 조명 등 구장 내부 시설은 물론 주변환경까지점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지만 아직까지아무런 결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결점이 보이지 않는 게 오히려 문제가 될 정도”라며 컨페더레이션스컵은 물론이고 2002월드컵에 대한 성공적인 운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