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상하시는대로 <리틀 포레스트>는 소소한 영화입니다.
소소함이 어긋나면 밋밋함이 되는데 그렇진 않습니다.
편안한 영화구요, 눈 건강에 좋은 영화입니다.
2. 효리네의 낭만만 가득할까봐 걱정됐었지만, 임순례 감독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귀향한 혜원(김태리)이 집안에 난로를 켜면서부터 염려가 시작됐습니다.
보일러 잘 돌아가는 요새 농촌에 장작과 난로가 왠말?
제주도의 작은 카페 같은 인테리어에 원목 수저와 세련된 소품들도 거슬렸습니다.
하지만 여느 농촌 주부와는 다른 혜원 엄마(문소리)의 성향이
녹아든 집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불만과 염려는 사그라들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음식을 조리하는 장면들은 너무 예뻤습니다.
올리브 TV까지는 아니지만, 제 기준엔 약간 넘치게 예뻤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위꼴 지수가 높지는 않았다는...
2. 혜원은 도망쳐왔습니다.
남친과 함께 준비하던 시험에서 혼자 낙방, 그래서 연애도 위기.
시골집은 도망치기엔 최적의 장소입니다.
마당딸린 내 집이 있고, 잡념을 떨치는 데 몸 쓰는 것 만한 게 없죠.
다행히 농사와 요리의 DNA가 있고, 맘 편한 고향 친구들까지 있으니
이보다 좋은 장소가 없을 겁니다.
도망쳐 온 것이 친구들, 남친, 고모, 이웃들에게 부끄럽긴 하지만
결국은 혜원에게 도움이 됐습니다.
정답일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시작의 동력을 찾은거죠.
3. 청춘들을 위한 영화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청춘들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특히 도망갈 곳 없는 도시 청춘들에게는 더욱 말이죠.
혜원은 시골집으로 도망쳤지만 오히려 자신만의 작은 숲이 생겼습니다.
자기 집과 땅이 생겼고, 생산 활동에 몰입할 수도 있게 됐죠.
혜원의 친구 재하(류준열)는 회사를 뛰쳐나왔지만 과수원의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도망칠 곳도 없고, 도망쳐봤자 내 것 하나 생기지 않는
도시 청춘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칫 공허함만 커지지 않을까 살짝 염려되더군요.
하지만 혜원과 재하의 선택이 해피엔딩일지는 모를 일이고,
영화에서 보여지 듯 농촌의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냥 영화를 보면서 도망이든 뭐든 쉬었다 가는 것도 좋은 거라는 것,
언젠가는 도망을 멈추고 현실을 마주하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는 휴식의 시간이 되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사실 맑은 풍경과 편안한 일상, 배우들의 앙상블만 즐겨도 충분합니다.
4. 영화 <아가씨>를 아랑하는만큼 김태리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연기도 잘하지만, 자신만의 색깔도 가진 배우죠.
종종 표정이 어색해보일 때가 있는데, 제 눈이 잘못 된 거겠죠.
아무튼 곧 TV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불안 반 기대 반입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류준열은 영농후계자의 자태가 잘 어울리더군요.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은 배우인데, 남자들은 모르는 스타성까지 갖고 있죠.
이 작품을 보며 또 느꼈는데, 장르 연기보다 일상 연기가 더 어울려 보입니다.
홍상수의 차세대 찌질남으로 적격.
혜원의 친구 은숙 역할의 진기주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좋더군요.
누구나 학창시절에 봤음직한, 시골에 꼭 한 명씩 있음직한 그런 친구를
친근하고 귀엽게 연기해줬습니다.
이번 영화를 보고 가깝게 느껴졌는데,
기자와 슈퍼모델을 거친 이력을 알고는 살짝 멀게 느껴졌다는...;;
<리틀 포레스트> 도망치는 건 부끄러웠는데 결국 도움이 됐군 ★★★
첫댓글 리뷰 잘 봤습니다.소소한 영화를 기달리고 있었는데 기대가 되네요.
만족하셨으면 좋겠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전 원작은 일본영화의 재미가 이번 건 한국영화의 재미가 있었네요 ㅎ
감사합니다~^^
이거원작영화가 있는건가요? 일본영화중에 거의흡사한 영화가있었는대 2 3 편도 나온.. 제목이...ㅠㅜ
원작 만화가 있고 원작 영화는 2편으로 나눠 개봉됐습니다.
요즘 김태리가 너무 조아져서 걍 바로 보러가야겠어요 ㅋㅋ
핫하죠^^
개인적으로는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3,4 편을 만들어 줬으면 싶다는..
이미 4계절을 다 거쳐가서...ㅎㅎ
전생에 일본인인지 일본영화 매니아입니다
일본 리틀 포레스트 너무 지루해서 보다가 말았는데 혹시 일본판처럼 지루하진 않은지요?
전 일본판 여름, 가을 편만 봤는데 그것보다 활기찹니다^^ 지루하진 않았네요.
@풀코트프레스 그렇군요ㅎ
이번주에 꼭 봐야겠습니다ㅎ
@[GSW] Tim Hardaway [MIA] 재밌게 보시길 바랄게요~^^
@풀코트프레스 네~답변 고맙습니다~^^
어제 뉴스룸에 김태리 나온것 봤는데 정말 이쁩니다.ㄷㄷㄷ
리뷰를 보니 영화도 한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몸빼바지를 입어도 이쁘더라구요^^
일본판 리틀 프레스트를 너무 재미있게 본 저한테는 어떨까요???
영화 리뷰 감사합니다~~
일본판이랑 분위기랑 포인트가 다르긴 합니다. 너무 재밌게 보셨다니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상대는 될 것 같네요^^
@풀코트프레스 상대가 될 정도면 기대도 되네요^^
@jaejae 재미있으시길 바랍니다~^^
과하게 아름답게 묘사된 시골생활이 자칫 삶에 지친 여성분들께 귀농의 환상을 심어줄까 염려되긴 하지만 영상미가 참 좋아서 그런지 부담없이 즐길만한 영화판 삼시세끼 같았습니다.
저도 걱정했었는데 과하진 않더라구요.
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절로 웃음이 나오더군요. 뭔가 힐링이 되는 영화였어요
오구도 귀엽구요. 미소짓는 영화였네요^^
뉴스룸에서 첨봤는데 당차고 예뻐서 반했습니다. 다만... 어깨라인이 너무너무 신경쓰이더군요. 소속사 관계자들이 필라테스나 아님 도수체조라도 꼭 빨리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디테일하게 보셨군요 ㅎ
소속사에서 이 댓글 보기를^^
오늘 영화를 봤습니다. 20대 중후반인데 보면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 전인 지금까지도 생각이 많고 뭔가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네요 ㅠ 글쓴이님의 3번에 제가 해당되는거 같습니다
그러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영화입니다. 가공된 이야기일 뿐이죠.
시골집이 혜원에게 작은 숲이 되어준 것처럼 님에게도 삶의 동력이 되어줄 님만의 작은 숲이 있을겁니다.
아마 영화도 농촌의 여유로운 삶보다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작은 숲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게 아닐까 하네요.
원작 일본 영화보다 활력을 좀 더 불어넣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영화는 일본다웠고 한국영화는 한국답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