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곳 보담 자연은 살아있는 학습현장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자연의 질서와 섭리, 조화를 배우고 인생의 바른 길을 제시 받으며
지나온 후회스런 삶을 반추하며 추스른다.
하늘의 구름은 바람에 떠밀려 산 넘어 어디론가 흘러가고 생성된 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많은 꽃과 잎들도 늦가을이 되면 떨어져 바람에 휩쓸려
대지 위에 이리저리 나뒹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고 그 나무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동물들도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아 초원, 강가, 산으로 헤매다 뿔뿔이 자연으로 돌아간다.
인간도 장성하면서 교육과 일터와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나 일생을 보내면서
생활의 터전이 있고 자녀들이 찾아오기 쉬운 곳에 무덤을 만든다.
그런데 물고기 중에 연어의 일생은 참으로 신비롭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살다가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산란을 하기 위해 자기가 태어난 강 상류(江上流)를 향해 힘차게 헤엄쳐 거슬러
올라가는 모천회기성(母川回歸性)어류이다
먼 여행을 마치고 힘겹게 강에 다다른 암컷은 꼬리지느러미로
강바닥의 자갈을 파기 시작하여 깊이 20cm, 길이 1m쯤의 산란터를 만들고
그곳에다 2천에서 3천 개의 앵두 빛 알을 낳고는 곧 죽어 버린다.
강을 거슬려 올라가는 힘겨움도 놀랍지만,
가장 경이로운 것은 연어는 정확하게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 온다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연어가 모천(母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자기가 태어난 강물의 냄새를 기억하기 때문이란다.
강물의 냄새….. 그래서 어떤 작가는 "연어라는 말 속에는 강물냄새가 난다"고 했나 보다.
자! 오늘은 우리나라 고유의 최대명절 한가위다.
추석연휴인 어제부터 고향으로 가는 행렬이 길게 또 이어지고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하겠지.
떠나는 사람이든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든 무언가 간절히 그리워지는 계절이며
가슴 깊이 숨겨둔 고향의 추억이 눈물겹도록 튀어 나온다.
이번 한가위엔, 교통체증핑계로 다른 사정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고,
9월 중 편한 일정에 찾으려고 마음먹고, 오늘 땅거미가 내려오는 시간에
고향산천을 향해 먼 산 너머 남쪽하늘을 바라보니
그리움의 상념의 한 조각이 가슴을 애 닮게 스쳐 지나간다.
한가위를 맞으니, 만감이 교차하며 착잡하다.
왜, 갑자기 연어의 꿈이 아스라이 그리운 추억의 심연에서 올라올까?
우리가 평생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태어난 고향과 또한 영혼의 모천이 되는 그곳을
끊임없이 그리워 하기 때문은 아닐는지…..
나의 고향은 어딘가?
애면글면 사느라고 머리엔 남아 있으나 가슴에 담아두지 않아 찾지도 않는다.
명절 외에는 별로 생각지도 않고 잘 찾지도 않는다.
그곳에 무덤을 만들어 돌아가려는 꿈은 갖고 있는가…..
나의 영혼의 고향은 어딘가?
돌아가려고 그 한번 꿈이라도 꾸어 보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