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
서울경제 기사 입력 : 2018.11.13. 오전 10:09
이혜진 기자
'달항아리' 기품 담은 한국의 美...주변과 소통 '열린 공간'으로
건물 중간에 대형 개구부 배치
내부 대부분 노출 콘크리트 마감
유연한 근무환경 설계도 돋보여
[서울경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미학적 야심, 사회적인 기능, 시공의 완성도 등에서 두루 호평을 받으며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외관에서는 한국의 고전미를 품은 ‘달항아리’를 현대의 건축으로 재해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둥그런 모양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달항아리가 가진 절제된 아름다움의 본질을 건축 디자인에 담았다. 공동설계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자에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당당히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한국적인 미를 표방하는 건물이 아니라 그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건물 중간 대형 개구부(오프닝)을 배치하고 이곳에 조성한 옥상정원도 한옥 중정의 아늑함을 연상시킨다. 정원 너머로 보이는 서울 도심과 용산공원의 풍경은 마치 한옥의 창문과 중정 너머 보이는 풍경과 닮아 있다. 공동설계자인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는 “동양 건축에서 차경(借景·빌려온 풍경)의 개념이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대형 오프닝에도 녹아 있다”며 “건축심의 과정에서 거대한 큐빅 형태의 건물이 자칫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대형 오프닝 덕에 경관을 덜 가리고 주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건물 입면은 번쩍이는 커튼 월을 직접 노출시키지 않고 수직 알루미늄 루버(차양)로 가렸다. 루버의 간격과 크기에 미세하게 변화를 줘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입면이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돌출되도록 디자인한 것도 자칫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건물의 볼륨감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내부에서는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 단연 눈에 띈다. 기둥, 벽면, 계단 등 거의 대부분을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품질 높은 마감은 훌륭한 인테리어가 됐다. 이 정도의 대규모 노출 콘크리트 마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한번 타설이 잘못되면 되돌리기 힘든 난공사였지만 예행연습을 거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사옥 건축에서 놓치기 쉬운 건축의 사회적인 역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사옥은 그 회사 직원들만을 위한 폐쇄적인 공간인 경우가 많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반 사옥 건축과는 다르다. 사방으로 건물의 진출입구를 텄다. 사통팔달의 용산의 입지와도 어울리는 ‘연결성’이 진출입구에도 구현됐다.
지하 1층 미술관부터 3층의 문화 공간까지 외부인들에게 공개된다. 여러 시설을 건물의 바깥 모서리 부분에 배치하고 중앙부는 와플형태의 구조로 시원하게 트인 내부광장을 만들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공재의 성격을 띠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내어 줬다. 아트리움은 패션쇼 등의 각종 이벤트가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내부 광장 상부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수공간이 자리 잡고 있고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비워두었다. 심사위원들은 “민간회사의 사옥임에도 불구하고 대지 주변 상황 및 용산공원과 연계한 공공성과 개방성이 결합된 열린 건축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직장의 콘셉트를 획기적으로 바꾼 사옥 건축이기도 하다. 5층부터는 약 7,0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일터이자 ‘커뮤니티’로 설계됐다. 5층에는 옥상정원과 직원식당뿐 아니라 피트니스센터·마사지실·모유수유실 등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6~21층의 일반 사무 공간도 소통을 고려해 유연하게 설계됐다.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을 마련해 직원들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꾸며져 있다. 또 협업을 위한 공용 공간과 집중 업무를 위한 1인용 공간 등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옥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사옥 관람 포인트
-저층부의 아트리움은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간결하고 강한 디테일을 살렸다.
-총 3곳(5·11·17층)에 옥상정원을 배치해 도시의 경관을 끌어들였다. 5층 정원의 수변공간은 건물 저층부 아트리움의 천장이기도 하다.
-11층 옥상정원
-중정에서 본 11층 오프닝
-옥상정원 너머 보이는 용산공원
-내부 입면
-루버를 이용해 건물의 볼륨감을 줄이면서도 통풍과 채광을 놓치지 않았다.
-사무 공간은 개방형 오피스로 설계돼 직원들 간 소통과 협력을 지원한다.
-직원간 소통을 돕기 위해 사무실 내부 계단을 배치했다.
아모레 용산사옥, 'K뷰티·컬쳐 명소로 재탄생'
기자명 이수한 AI 미디어센터장
뷰티경제 기사 입력 : 2024.09.03. 09:14 수정 2024.09.04. 12:33
갤러리LVS, 국내 유일 흑자 작가 김시영 ‘달항아리’ 2층에 전시
미술관선 엘름그린&드라그셋 듀어 30주년 기획전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이 동서양 세계적 아티스트의 전시를 동시에 공개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K뷰티·컬쳐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12일 까지는 아모레 사옥에 있는 갤러리 LVS에서 국내 유일 흑자 도예가 김시영의 ‘달항아리’ 흑자와 소품 등을 2층 공간에서 일반인들도 접할 수 있다. 그동안 갤러리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던 수준 높은 작품을 접근성 높은 기업의 공간에서 일반 시민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청곡’ 김시영 작가는 고려시대 이후 명맥이 끊긴 전통 흑자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화염의 연금술사’로 불리며, 오는 10월에 런던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 아트 및 디자인 박람회 ‘PAD(Pavilion of Art and Design)'에 갤러리 LVS와 참가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그 작품성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아모레 사옥을 설계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2018년 방한 때 본사 건물 컨셉에 대해 “조선백자 정점인 ‘달항아리’에서 미학적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바 있어 이번에 선보인 김 작가의 흑자 ‘달항아리’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시영 작가는 “K뷰티를 대표하는 기업 본사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가져 고무적” 이라며 “더욱 많은 시민들이 우리 도자기 역사와 작품을 느끼고 K컬쳐의 저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사옥 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선 덴마크 출신 엘름그린과 노르웨이 출신 드라그셋 듀오가 30년 협업을 기념, 아시아 최대 규모로 'Spaces'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공간에 대한 독창적 시각을 담아 실제 크기에 가까운 대형 설치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집·수영장·레스토랑·주방·아틀리에 등 5곳의 공간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이처럼 K뷰티 대표 기업 사옥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대해 서울시의회 정준호 의원(은평4)은 “서울시 안에 내외국인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는 공간이 늘어나는 것이 곧 한 도시의 경쟁력” 이라며 “기업들의 다양하고 적극적인 참여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 전 세계 건축가들이 극찬한 건물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백색의 프레임과 커튼월 방식으로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외관을 구성하고 있다. 건물 매스의 가운데 공간을 비워내고 루프 가든 형식을 도입한 3개의 정원을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어질 용산은 고층 빌딩이 많은 복잡한 곳이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복잡함 속에서 고요함을 간직한 건물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 절제미가 돋보이는 백자인 한국의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지었다.
그는 지난해 사옥 5주년 초청 강연에서 “내부가 비어 있으면서도 묵직한 달항아리를 보고 내부와 외부의 공간이 역동적으로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달항아리는 나와 서경배 회장이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모티브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건축가들이 ‘국내 가장 훌륭한 사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평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건물은 지하 7층~지상 22층, 대지면적 1만 4525㎡(4394평), 연면적 18만 8902㎡(5만7201평) 규모다.
이곳을 방문하는 건축 전문가들은 내부 벽면과 바닥을 보고 하나같이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매끄러운 표면의 고품질 노출콘크리트 공법을 구현해 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사옥은 협업과 소통으로 창조되는 혁신을 기반으로, 세계의 무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아모레퍼시픽의 큰 꿈을 담은 미의 전당이다. 협업과 소통을 통해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철학으로 일하는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설계했다.
본사 저층부는 임직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해 건물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즐비하다.
출처 : 파이낸셜리뷰(http://www.financialreview.co.kr)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본사, 아름다움 전당으로”…‘설계자’도 초청
헤럴드경제 기사 등록 : 2023.09.25. 20:21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 준공 5주년’ 기념 강연회 참석
‘프리츠커상’ 데이비드 치퍼필드, 유현준 교수와 대담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가 완공된 후 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본사에 임직원들의 꿈이 더해져 아름다움의 전당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가 준공 5주년을 맞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25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에서 열린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인사말을 전했다. 치퍼필드는 2018년 완공된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를 설계했다. 올해 3월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이날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를 통한 공동체의 ‘연결’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 모두에게 개방된 저층부 아트리움(저층홀)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건물, 건물과 지역을 연결하고 문화적 영감을 선사하는 마을이자 커뮤니티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아모레퍼시픽과 치퍼필드가 ‘모두가 조화로운 연결의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깊이 공감해 문화적 차이도 이겨내고 힘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치퍼필드의 강연은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와 대담으로 이뤄졌다. 400여석의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는 뜨거웠다. 치퍼필드는 강연에서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가 담고 있는 가치와 건축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서 회장이 프리츠커상 발표가 나고 몇 시간 뒤에 곧바로 전화를 주셨다”며 “저보다 더 기뻐했다”고 수상 후일담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치퍼필드는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가 훌륭한 건물인 이유는 서 회장이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건물의 목적까지 생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며 “서 회장은 어떻게 이 건물을 직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지를 고민하면서 한편으로는 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연결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워형보다는 저층의 무게감 있는 건물로 공간을 구상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꿈꿨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는 서 회장과 건축가인 치퍼필드가 백자 달항아리에 영감을 받아 지었다. 수직 대신 수평을 지향했으며 밤이 되면 보이는 은은한 조명은 백자의 빛깔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 건축학계의 평가다.
치퍼필드는 “백자 달항아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문명에 있어서 걸작”이라며 “정말 특별한 유산”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백자 달항아리는 저와 서 회장이 미(美)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됐다”고 밝혔다. 평소에 한국 도자기에 관심이 많은 그는 안정적이고 고요한 사물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표현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 역시 달항아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특히 고미술품 수집가였던 부친이자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태평양그룹(현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최근 리뉴얼한 ‘설화수’ 용기도 달항아리에서 영감받아 디자인됐다.
5층의 중정도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가 품고 있는 묘미 중 하나다. 한옥의 중정에서 영감받은 이 공간은 자연을 상징한다. 철제 건물 한가운데에 있는 소나무와 물이 도심 속에서 자연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중정은 빛을 사방에서 받아들이고 건물 중간 공기가 관통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고 치퍼필드는 강조했다.
치퍼필드는 건물을 터전으로 삼는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에게 “아모레퍼시픽이 갖고 있는 선언을 건축가로서 구현을 해준 것일 뿐이다. 건축가가 성공적으로 건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회사의 좋은 원칙과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공간으로서뿐 아니라 편의시설·사회적 공간·인프라를 충분히 누리셨으면 좋겠다”며 대담을 마쳤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달항아리’의 완결성과 한옥 중정의 개방성 등
한국적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저층부의 아트리움은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간결하고 강한 디테일을 살렸다.
총 3곳(5·11·17층)에 옥상정원을 배치해
도시의 경관을 끌어들였다.
5층 정원의 수변공간은
건물 저층부 아트리움의 천장이기도 하다.
옥상정원 전경
11층 옥상정원
5층의 중정에서 바라본
11층 오프닝
옥상정원 너머로 보이는
용산공원
내부 입면
루버(Louver)를 이용해 건물의 볼륨감을 줄이면서도
통풍과 채광을 놓치지 않았다.
사무 공간은 개방형 오피스로 설계돼
직원들 간 소통과 협력을 지원한다.
직원간 소통을 돕기 위해
사무실 내부 계단을 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