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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Black Monday)의 등장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다우 지수는 무려 하루만에 22% 이상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상당히 갑작스러운 폭락이었기 때문에
이는 상당히 많은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수밖에 없었지요.
1929년의 역사적인 대공황 사태를 불러온 검은 목요일에 빗대 '검은 월요일'로 불린
미국 시장의 폭락 사태로 인해, 무려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하루 만에 증발돼 버렸는데요.
놀랍게도 이 당시 시장에 준 엄청난 충격과 달리, 블랙먼데이의 원인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인한 '포트폴리오 보험(Portfolio Insurance)'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던 많은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등은
대체로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시장가격이 하락할 때는 투자 자산의 가치를 보호하고, 반대로 시장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이에 편승하여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은 현물 보유+선물 매도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현물 가치가 하락하게 되지만 선물 매도로 인해 이를 상쇄시킬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하면 현물 가치가 상승하면서 이에 편승할 수 있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인데요.
문제는 주가가 폭락하자 이에 선물 매도가 계속되고 선물 매도가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일어나면서 현물 시장도 크게 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보험이 당시 블랙먼데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는 해도
이것이 결과의 전부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당시 레이거노믹스 시절 늘어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
즉, '쌍둥이적자'가 그 원인이라는 설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증시 상승 이면에는 거품이 내재되어 있었고,
블랙먼데이 역시 그 거품이 터져버린 사건이라는 해석입니다.
"일찌감치 배운 것은 월 스트리트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사실과거의 반복일 뿐이다"라는
제시 리버모어의 격언이 상기하듯,
1987년 블랙먼데이는 1929년 검은 목요일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시사금융용어> 왝더독(Wag the dog)
◆ 왝더독은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선물시장(꼬리)이 현물시장(몸통)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가리킬 때 보통 사용한다.
주식시장에서 왝더독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이른바 '큰손'들이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차익거래' 기법을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이들이 코스피200 주가지수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차이를 따져보고,
둘 가운데 비싼 것은 팔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것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대량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내게 되면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왝더독은 주식시장만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으로도 확장해 사용할 수 있는 용어다.
왝더독의 본질적 의미가 주객이 전도됐다는 뜻이므로,
기초자산의 가격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파생상품의 시세가
거꾸로 기초자산에 영향을 미칠 때면 전부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왝더독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흔히 지목되는 파생상품 가운데 하나가 신용부도스와프(CDS)다.
CSD의 가격을 의미하는 CDS 프리미엄이
기초자산이 되는 채권의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대표적인 지표로 인식되면서,
CDS 프리미엄의 급등 또는 급락이 채권 금리를 움직인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불안감이 고조되던 지난해 말
CDS에 대한 '네이키드 숏셀링(Naked Short Selling, 무차입 공매도)'
금지 법안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로존 국채를 보유하지도 않은 세력들이 투기적 목적으로 CDS를 거래하면서
CDS 프리미엄의 급변동을 초래, 불안감을 키운다고 본 것이다.
채권 투자 시 원금을 보전해 주는 보험 역할을 하는 CDS의 본래 기능은 흐려지고
가격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면이 더 크게 두드러졌다는 면에서
이 역시 주객이 바뀐 경우다.
지난 5월 금융시장을 흔든 JP모건체이스의 CDS 투자 실패에 쏟아진 비판의 밑바닥에도
기초자산을 보조하려고 만든 파생상품을 투기적 목적으로만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국제경제부 김성진 기자
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