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차 평균 6만3,264달러, 중고차도 3만6,911달러
팬데믹·반도체 부족·관세 겹치며 가격 밀어올려
자동차 한 대를 장만하는 일이 설렘보다는 무거운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대다.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평균 가격이 6만 달러를 돌파하며 5년 전 새차 가격으로 이제는 중고차밖에 살 수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토트레이더'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차 평균 가격은 6만3,264달러다. 중고차 역시 평균 3만6,9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자동차 금융업체 자료를 보면 2018년 9월 신차 평균 가격은 3만6,100달러, 중고차는 1만9,400달러였다. 불과 몇 년 사이 중고차 가격이 과거의 신차 가격을 추월하며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뒤바뀌었다.
가격 상승을 이끈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마비가 시작이었다. 특히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생산이 급감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CUSMA(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의 엄격한 원산지 규정이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됐다.
과거 관세 부담이 거의 없던 시절 캐나다 기업들은 복잡한 서류 작업을 피했으나, 정책 변화 이후 35%에 달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급망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 비용과 물류 조정 비용은 차량 가격에 더해졌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신차 가격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평균 30%가량 올랐으며, 인상분의 상당수는 최근의 무역 환경 변화 이전부터 쌓여온 결과다.
중고차 시장은 신차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신차 공급이 부족해지자 수요가 중고차로 몰렸고, 높아진 신차 가격을 따라 중고차 시세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과거 2만 달러 안팎이면 살 수 있었던 4년 차 중고차는 현재 3만 달러에서 3만5,000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차량 자체가 대형화되고 첨단 기능이 대거 탑재된 점도 가격을 높였다. 제조사들이 더 크고 비싼 사양의 차량 생산에 집중하면서 기본 가격 자체가 높아졌다. 소비자들은 높아진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할부 기간을 최대 8년까지 늘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 가계 부채 부담을 키우고 차량 소유 기간을 예상보다 늘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다만 2026년에는 시장 흐름이 바뀔 여지가 있다. 2025년 하반기 시작된 신차 판매 둔화가 2026년 초까지 이어지면서 수요 압박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고차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향후 차량 가격의 향방은 2026년 예정된 'CUSMA' 공식 검토와 이에 따른 무역 협상 결과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현명한 자동차 구매를 위해 할부 기간 설정을 신중히 해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8년 장기 할부는 월 납입금을 낮춰주지만 전체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차량 가치가 하락하는 속도보다 대출 잔액이 더 많은 상태가 지속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중고차를 고려한다면 2026년 상반기까지 시장 추이를 살피는 것이 유리하다. 수요 둔화로 인해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만큼 급하지 않다면 구매 시기를 조절해 실질적인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신차 구매 시에는 무역 관세 혜택을 받는 북미 생산 차량인지 확인해 추가적인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