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 제(齊)나라에 안영(晏瓔)은 명 제상이 있었는데
지혜가 뛰어나 사마천도 그를 존경했다고 한다.
그런데 초(礎)나라 임금은 안영의 지혜와 기상을 꺾어 보려고
신하들과 모의를 마친 뒤에 그를 초대했다.
안영이 초나라에 당도하니 성문은 잠겨있고 그 옆에 조그마한 구멍이 있는데
성 문지기가 "저 구멍으로 들어가시지요."라고 했다.
안영은 "사람이 사는 나라에 왔으면 사람이 다니는 길로 들어가야 하지만,
개들이 사는 곳이라면 개구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겠구려........"
이 말을 들은 성 문지기는 머슷해 하면서 황급히 성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왕은 안영을 위해 산해진미로 주안상을 차려놓고 연회를 베풀었다.
그때 한 신하가 포박을 지어 사람을 끌고 그곳을 지나자 왕이 불러 세워 연유를 물었다.
신하는"이 자가 제나라 사람인데 우리 초나라에 와서 도적질한 죄인(罪人)입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안영을 보고 "제나라 사람은 자고로 도적질을 잘합니까?"라고 물었다.
안영은, "귤을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되고
남쪽에 심으면 귤이 열리는데 이는 풍토에 문제가 있습니다.
저 도둑은 제나라에 있을 때는 양민이었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이 되었으니
초나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초나라 임금은 두 손을 들고 감탄을 했다고 한다.
안자춘추(晏子春秋)는 제(齊)나라 안영(案瓔)의 언행(言行)을 기록한 책인데,
그의 지혜(智慧)가 뛰어나 후대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었다고 한다.
과학이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 지식이 넘처나는 지금에도,
우리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는, 지혜가 부족한
멍청한 재상(?)들이 확신에 차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에는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 우파와, 분배를 우선하는
진보 좌파가 있다. 그런데 모순투성이인 사회주의 본질을 간파한 '레이몽 아롱'은
머리가 좋은 좌파는 선동하며 정직하지 않고, 정직한 좌파는 머리가 나쁘다고 했으니,
좌파정치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