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블루입니다.
실황으로 계속 올리려고 했는데 사람이 원체 많이 모여서인지 3g망이 아예 안잡히더군요.
게다가 휴대폰 배터리도 앵꼬라서 부득이하게 무사히(?) 돌아와서 글을 올립니다.
사진이랑 현장 상황 올리기에 앞서 양해를 구하고 한마디 합니다.
"경찰, 개 십샛길들"
...예, 의경 불쌍하고 금마들도 자기 뜻대로 불려나온거 아니란 거 다 압니다. 하지만 당해보니까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요.
그리고 멀쩡한 징병제로 청년들 징집해서 같은 청년들 조지는 의경제도 만들어논 정치꾼 시베리안 허스키들도 엿드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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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기말고사 기간인지라 오전 오후에 걸쳐 두과목 시험을 쳤습니다. 두 과목다 빽빽하게 답안지를 메우는 스타일의 과목인 터라 손에 건초염이 걸리도록 종이를 채웠지만 시험은....orz
그리고 다시 도서관으로 와서 공부를 시작했지만...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등교하면서 본 벽보, 팜플렛 들, 6월 10일 촛불문화제를 보고도 책만 파고 있는 것이 양심에 계속 걸렸습니다.
팜플렛에 써있는 "함께 하자"란 구호가 마음을 때린 끝에 결국 도서관을 나와 청계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때 시간이 20:08분
이미 버스 차창 밖에는 정부청사와 예술의 전당을 감싸듯 수많은 닭장차가 밀집해있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은 수많은 경찰들이 2열종대를 갖춘채 어딘가로 집결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역을 통해 청계광장 입구로 나오자 한편에는 역시 종대로 늘어선 의경들이 침묵을 유지한채 저 멀리 아른거리는 촛불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값등록금 투쟁에 대해 반대하는 여성 1인시위자가 피켓을 들고 서있고, 주변을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정말 본인의 신념이 있어서 계신건지, 아니면 알바인지는 모르겠지만 묵묵히 피켓을 들고 있을 뿐이고, 사람들은 혀를 차거나, 반박의 말은 했지만 욕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몇 과격한 분들이 언성을 높이려고 하자 자연스럽게 조정이 되었고, '관심을 주지 말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더군요.
집회장소를 본 첫 광경입니다.
정말 청계광장이 발디딜 틈 없이 꽉차 있더군요. 조금이라도 잘 보기위해 보도블럭이나 방지턱에 올라선 사람들도 있고, 무대 뒤에는 각 방송사의 중계차량이 정말 빼곡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저 TV나왔으려나요ㅎㅎ
여튼 개인자격으로 온터라 어디 묶여있지 않고 이리저리 잘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로 앞쪽은 서울대가 꽉 잡고 있더군요.
무대위로 서울대 교수님이 올라오자 환호가 아주~~~'ㅁ'
돌아다니면서 국민대를 찾아보았지만 높이 솟은 깃발사이에는 안보이더이다ㅠㅠ
특이한 점은 이번 반값등록금 촛불문화제에 대학생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4,50대 아저씨 아주머니들 부터 노인분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등록금의 무게가 무겁다는 학부모도,
미선이, 은선이의 이모도,
말없이 촛불을 든 삼촌뻘되는 아저씨도,
피켓을 들고 선 미소년학생까지
그외에도 회사를 마치자마자 달려왔다는 분부터, 아파트 사람들끼리 발맞춰 나왔다는 반상회 아주머니들까지,
등록금으로 대변되는 사회 문제가 그만큼 모든 구성원에게 심각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걸까요?
확실한 것은 촛불 문화제는 결코 '그들'만의 시위가 아니라, '우리'모두의 행사란 사실이겠죠^^
그리고 아무래도 청계광장 특성상 뒤로 갈수록 무대가 전혀 보이지 않기때문에, 중간중간마다 학교나, 직장의 노조, 단체별로 조그만 자리를 마련하고 나름대로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강대가 제일 시끌벅적하고 유쾌하게 하더군요.
그리고 학교 기독교동아리에서 나왔는지 CCM에 등록금에 대한 가사를 절묘하게 붙여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학우들도 있었습니다.
꽤 노래가 경쾌해서 그런지 외국인들도 몇명 앞에서서 관람하더이다ㅋ
무대에서는 중간중간 각 학교 학생회 임원이나 동아리가 나와서 경쾌한 자작곡으로 GO TO DMC!!!!!흥을 돋구고,
전교조나 야4당 대표들의 촛불문화제 지지발언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덕성여대 총학생회 부회장인데 자그마치 삭발(...)을 했더군요.
그것도 이번이 두번째 삭발로 덕성여대의 사학비리 사태때부터 삭발을 했다고 합니다.
누가, 도대체 어떤 인간이 한창 아름다울 나이의 여대생을 삭발할수밖에 없게 몰아간 걸까요?
그리고 청계천 행사와 별개로 60여명의 대학생들이 청와대로 가는길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달되었습니다. 얼마뒤 경찰에게 전원 연행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21:30분부터는 촛불문화제의 마지막 단계로 3명의 일반인을 무대로 모셔 이야기를 듣는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자로는
부모세대를 대변해서 50대 직장인 아버님,
당사자인 대학생을 대변해서 고대 총학생회 새내기,
그리고 이제 대학에 들어가야하는 헑헑헑헑여고생이 무대위로 올라왔습니다.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고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50대 아버지는 두명 다 대학생이지만 사모님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당신께서도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일을 하지만 도저히 등록금을 대줄 수 없어 아들은 군대에 가고, 딸은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피 토하듯 절규했습니다.
우리 풋풋한고대 새내기는 많은 사람앞에 서서 긴장한 듯 보였지만 그 속에 끌어넘치는 울분과 격정이 표정을 타고 그대로 청중들에게 전달되어 오히려 더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헑헑헑헑여고생은 (남자)대학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누가보면 소녀시대라도 온줄 알겠더군요'ㅁ'
여튼 고등학생 동생도 긴장한 듯 보였지만 힘든 집안형편 속에서 이미 지방대를 가서 등록금때문에 고생하는 오빠를 보며 정말 대학을 가고 싶으면서도 두렵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청중은 분노의 도가니탕)
이렇게 자유발언을 마치고,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발언을 들은 뒤
21:45 기자들의 요구로 촛불을 높이들고 구호를 제창한 뒤 촛불 문화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아까 나왔던 지하철 역으로 가자 이미 의경들이 몇겹씩 둘러쳐서 길을 막아선채 서있었습니다.
어느새 포위했는지 주변 골목에도 요소요소마다 의경들이 진을 쳤고, 조금 큰 골목에는 아예 차단선을 치고 벽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정말...겁이 덜컥 나더군요.
집회가 끝나는 마당이라 자리를 뜨고 나오던 대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직 봉쇄가 되지않은 을지로입구 방향으로 한참을 걸은 끝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 곳 역시 경찰들이 곧 봉쇄하려는지 집결하는 중이라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밖에 볼수 없겠죠;;;;
네, 결국 비겁하게 도망와서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반값등록금이란 주창이 단순한 어리광으로 여겨지시나요?
철없는 대학생들의 외침이고, 정치인들의 놀음에 놀아나는 거로 보이시나요?
최소한 제가 참여하고, 바라본 집회의 모습은 편견과는 달랐습니다.
네, 그렇다고요.
이만 촛불문화제 참가 후기를 마칩니다. 좋은밤 되세요.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p.s 그 남학생 미소년이라니 궁금해지면 되먹지 못한 남자겠죠? ...)
헑헑헑헑 여고생도 있건만 남학생에게 눈을 돌리시다니요ㅡ,.ㅜ
ang?
아아아앙?!
다행이다, 나만 댓글달면 이상해보일줄 알았는데!
저두 궁금합니다.
다행이다......(2)
미소년이라 쓰면서 예상했지만 리플의 대다수가 ANG........
꿈도 희망도 없어. 토탈워 카페는 ANG의 소굴이야ㅠㅠ
으아닠ㅋ 이 소녀로 보이는 소년은 쇼타였단 말인가...(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소..)
정말 수고하셨다능요..
첨나가셔서 경찰 애들에 겁을 좀 먹으신듯요.. 자주 가시다보면 그냥 무덤덤합... =3=3=3=3=3
경찰에게 이렇게 쪼그라들어보긴 처음입니다.....익숙해지도록 자주 참가해야죠^^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시위하는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만, 적어도 이번것은 나름 의미가 분명한 시위라서... 제발 정부쪽에서 이것만큼은 들어줬으면 하는군요. 아니면 핑계 대지 말고 그냥 못하겠다고 사과를 하던가.
반값등록금의 성사도 성사지만 현재 사회가 느끼는 느낌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저번 2008년처럼 민의를 씹어먹고 넘어간다면 정말......ㅡ.,ㅡ++++
중요한 게시물 같아서 공지로 지정했습니다. ^ ^ ~
부족한 글인데....감사합니다. 굽신굽신
조중동에서 광우병 시위 때와 달리 대학생들과 그 학부모들만의 문제라는 뉘앙스를 하~~안~참~ 풍기더니.. 주말 되니까ㅋㅋㅋ 담 월욜에 어떻게 보도할지 궁금하다ㅋㅋㅋㅋ
http://durl.me/a5a8u 촛불 앞에서 머리 조아라는 여야가 한심하다고 올렸군요. -_-;
인간적으로, 우리나라에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집회에 대한 절대적 자유를 줬음 하는 1人... 정치권은 그냥 이걸 빌미로 날로 먹으
려는 정치인들도 있다고 하고, 이걸 억압하려고도 하니..(대표적으로 지금 경찰쪽이 저렇게 시위하는 학생들 연행하거나 하는 게
대표적이겠죠...결국 경찰도 중-하수급 공권력을 가진 곳 인지라...어느정도 등급 높으신 정치인들께서 담합하고, 끌어내리라
하면 이행할 수 밖에...)
집시법 개정한다는 소리만 나오고 바뀌는게 없죠. 더군다나 경찰의 집회 허가 역시 "대통령에게 임명된" 경찰청장의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선 정말 무의미하죠...
직접 발로 뛰며 올린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발로 뛰긴요, 저야 뭐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입니다^^
긴 시간 동안 참가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떠나시고 난 직후에 행진이 시작되었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을 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을지로 방향으로 나와서, 명동을 거쳐 남대문 시장, 시청 앞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광교 부근에서 모여있다가 해산했지요.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웃기지도 않는 것이, 경찰은 '즉시 해산하라'고 경고를 하면서도 정작 '해산하겠다'고 하면 사람들을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죠.
맞습니다;;; 행사끝나고 광화문역 5번출구쪽으로 가니까 위 사진처럼 막아놨더군요. 골목 요소요소도 다 막아놓고....
행진하는 것을 통제하겠다는 의미겠지만 뭐하자는 건지 참.....ㅡ,.ㅡ++++
여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행진할 때 제대로 따라가보렵니다^^
국민대세요? 저도 국민대11학번인데~ 그날 학교에서 30명정도 조직해서 학교 깃발 들고 갔습니다ㅎㅎ 다만 너무 앞에 있어서 무대 관람에 방해된다고 깃발을 일찍 내렸죠! 그리고 저기서 기타치고 노래부르는 기독교 분들은 '혁명기도원' 하시는 분들이에요...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도 그분들과 함께하다가 선동하고 명동쪽으로 행진을 했죠
반갑습니다. 언정 07학번입니다^^
저는 조직해서 갈 때 따라가진 않다가 충동적으로 갔지요~여튼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전경 출신으로서 전경들이 너무 안 좋은 소리 안들었으면 좋겠네요.. 요즘은 전경이 감소 추세이지만.. 가끔 폭력 전의경으로 나오는 사람들 보면 저도 혀를 끌끌차지만 그 외의 도로점거를 밀어낸다거나 공공기관 보호 등의 임무에선 경찰의 본임무를 다하는 것으로 봅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