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 누군가 오래전부터 기획한듯"

[호랑이형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다”이라고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 주필을 만나 최순실 사태와 탁핵 문제를 포함한 최근 심경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일부 세력이) 거짓말을 만들어냈다.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며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기획하고 관리해온 것 같다”고 했다. 기획·관리의 주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이를 기획하고 관리한 세력이나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날 인터뷰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 박 대통령은 국회에 전시된 본인의 누드풍자 그림 논란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넘어서면 안 되는 도가 있는데 아무 거리낌 없이, 죄의식 없이 그런 걸 쉽게 하는 걸 보면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성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를 외국인이 보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룡 전 문화부장관이 최근 '박 대통령을 대면해 블랙리스트를 만들면 큰 일 난다고 경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장관으로 재임할 때와 퇴임한 뒤 말이 달라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의 폭로 역시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블랙리스트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작성을 지시하지도 않았고, 청와대 비서진이나 문화부 관료들이 만든 사실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은 최 씨 사태로 시작해 탄핵심판까지 이른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저에 대한) 너무나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다.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고, 그게 ‘아니면 말고’ 하는 과정이 일상화됐다”고 주장했다. 

향정신성 의약품 이용, 청와대 굿판 의혹 등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다 허황된 이야기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했다. 

‘정윤회와 밀애설’이나 ‘정유라가 딸’ 등 인신공격성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와 밀애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유라가 딸’에 대해서는 “품격이 떨어지는 얘기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이고 저질스러운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와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는 경제적 공동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