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 특별한건 없구요 드뎌 혼자라는거....
2006년 9월 20일 수요일
밍밍의 자유선언. 친절한 유로스타씨.그리고 생애 첫 노숙
정말이지 어제 댑땅 늦게까정 와인마시고 얘기하고
얘기듣다 질질짜고....
(같은방에 한분이 아이가 죽었대요.... 너무 슬퍼해서 남편이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했다네요.... 그 얘기 듣는데 우리 모두 울었어요)
늦게 늦게 2시가 넘어서야 잠든 우리들....
역시 아침은 힘겨워.....
은영인 12시 20분 비행기를 타야하므로 넉넉하게 9시엔 레오익스프레스를 타야해....
괜히 내가 더 일찍 일어나서는 서두룬다....세수도 안하고말이지...
"빨리 일어나 ... 밥먹고가... 다 챙겼어?"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밥이라도 든든히 먹이고 보내고 싶었다구...
짐 다 챙기구 기차를 태워 보내는데.....
괜히 눈물이 난다....
(이런 바부팅이 암튼 이별이라면 이렇다니깐)
마음이 찡~ 한게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
좀더 잘지내지 못한게 후회되기도 하구....
우린 어쩔 수 없는 10년지기 성격 절대 안맞는 친구다....
가스나 홍콩가서 혼자 잘 지낼런가 모르겠네...
얜 나보다 영어 더 못하는데.....
얘 캐리어 진짜 무거운데.....
"조심해서 가.... 그리고 한국 도착하면 내 통장 조회해서 싸이에 올려줘~~~ 글구 10월 10일이야 그 날짜 전에 선물 전해줘라...."
(아 정말 정말 돌쇠마냥 내 말을 잘 듣고 나를 따랐던 친한동생이 10월 10날 군대가는데...
누나라는 양반은 여행에 미쳐서는 선물만 떨렁 보냈다지요....에혀~~)
암튼 걱정 걱정 하면서 그렇게 떠나 보냈다.......
(후에 은영양은 홍콩에서 제대로 뻘짓을 했더라는.... )
그렇게 보내고 돌아선 난......
갑자기 미소를 씩~~ 지으며
나도 모르게 살짝 살짝 뛰면서 걷고 있었다....
(어우 나 너무 못된거 아냐....
)
아 뭐부터 할까???
그래 그래 내가 좋아라 하는 커피부터 한잔 마셔주시고....
역시 일리커피숍앞에서 멈췄지...
"카푸치노"
캬~~~ 이 풍부한 거품.....
부드러운 맛.....
아주 겸손하신 가격.....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냐구....
그렇게 세수도 안하고 츄리닝 바람에 모자 눌러쓰고 난 그렇게 커피를 느껴주셨드랬지...
집에 들어왔더니...
할머니와 은주씨와 태희씨가(아이죽은분 실은 은주씨 친구) 커피마시러 간다며 가잰다...
"헛 저 방금 마시구 왔는데... 에위 ~~ 괜히 먹었네...그래도 갈라요"
또 떼르미니 역내의 이번에는 일리말구 2층에 있는걸 갔지....
난 또 카푸치노....
아우 연거푸 마셔도 맛있어....
그렇게 우리 넷은 수다에 수다를 연거푸 떨어대며 점심먹으로 들어왓지...
참참 그때 커피숍에서 수다를 떠는데...... 다른 민박집 아저씨께서 오셨다....
그러더니 나를 보더니....
"이아가씨가 그 아가씨야?"
허거거거 뭔 얘기다요??
ㅎㅎㅎ 워낙에 로마 민박집들이 서로서로 네트워크가 긴밀하시다 보니 저의 민박집 주움 사건을 대부분이 알고 계시더라구요...
헐헐 무섭슴다 로마 민박..... 다른 민박을 심하게 욕하시면 안될듯.....
점심때는 조촐하게 아침에 먹다 남은 밥도 다 먹어치우고....
또 수다떨다가....
졸리믄 자고....
깨어서는 인터넷도 지겨울만치 하고....
보다못한 할머니께서
"니 안나가나? 하루죙일 집구석에서 뒹굴믄 안지겹나 아니 돈 안아깝나..?
"네 ㅋㅋ 제가여 원래 백수가 체질이에요... 저 하나도 안지겨워요 ㅋㅋㅋ 글구 저 이따 가잖아요.."
그렇다 나 오늘저녁에 밀라노 공항엘 가야한다... 낼 아침에 모로코 가는 뱅기타러...
간만에 집에 전화좀 해볼까나....
"엄마 나야... 잘 있었지?"
허나 울엄니 반가운 딸래미 안부도 묻기전에....이말씀 부터 하시나니
"야 카드회사서 자꾸 전화온다... 연체됐댄다.. 근데 니 핸드폰도 안돼고 집으로 했댄다"
아~~ 올것이 왔구나....아닌데 아직 나올때가 안됐는데....
"어 엄마 아직 안나왔을텐데... 이상하네 내가 오기전에 돈 냄겨놓고 왔어...내가 다시 조회해볼께"
난 전화를 끊고 조회를 했지...
에공 다른 카드 돈낼꺼 있었는데 깜빡한게다..... 다시전화
"엄마 국민카드를 생각 못했네.... 정말 정말 죄송한데요 매꿔주삼...
"
"왠수... 니년은 진짜 칼만 안들었지 강도야 강도.. 그나저나 좋냐?" (참 일찍도 물어보신다)
"엉 근데 나 쫌 아프다... 자꾸 기침해 "
조잘조잘......
바티칸이 어쩌구 무지개가 어쩌구 감동이 어쩌구 은영이가 어쩌구.....
주절주절
무려 40분이나 엄니랑 수다를 떨어댄거지......
아무리 인터넷 전화여도 시내요금은 적용된다는데 나 너무 많이 쓴거 아냐... 쪼까 지송!!
오늘 하루 완전 아침에 점심에 커피에 간식에 저녁까지 먹고는.....
기차를 타러 나섯다....
참참참 밀라노까지 유로스타를 타고 가야하는데....
그렇다 물론 나의 유렐은 어제로 끝나셧다...
근데 말이지 난 정말 이런거엔 운이좀 있는가보다...
할머니께서 어제 나에게 뭔가를 툭 떤지신다...
"이기 니 가지라 아직 유효기간 남았을끼다 지난주에 왔던 애들한테 날짜 남은거 내 2만원주고 샀다.. 내가 팔라구 했는데 그동안 까먹고 잇었다... 근디 너니까 걍 준다"
헛 이건 유렐패스.....진짜 딱 하루 남았다.... 살짝 문제는 유쓰라는거....
그리고 난 이집에 나의 엄청난 쇼핑품목들을 죄다 맡기고 간다....
친절한 은주씨는 손수 다락에 나의 물품들을 정성스레 올려주셨고....
나의 자질구레한 짐들은 바구니에 넣어 본인의 침대 밑에 보관해주셨지...
어차피 모로코엔 일주이만(?) 있을꺼라서 짐도 최소한으로 갖고 간다
어차피 아웃이 로마이기에 다시 와야하거든....
"아 언니 언니 혹시 누가 담요같은거 버리고 간거 없어? 나 노숙해야하거든..."
"아웅 자기는 진짜 행운아야 당근 잇지 엇그저께 버리고 갔어..."
(난 이 촌시려운 담요가 없었다면 2번 얼어죽었을꺼다....)
그렇게 난 행복한 로마를 잠시 떠났다....(결론은 잠시가 아니지만...)
"나 갔다올께... 27일에 다시 밀라노 도착이고 꼬모들렀다가 28일에 올꺼야... 내 침대 비워놔..."
"알았어 비원놀태니까 조심해서 댕겨와...."
흠... 혼자서 기차 장시간 타보긴 첨이네....
표검사....
내 유렐이 아니니까 살짝 쫄긴했다... 게다가 유쓰...
하하하 무사통과
그렇다 얘네들 눈에 난 아직은 유쓰로 보이는게야.....ㅋㅋㅋㅋ
근데 왜 기차가 안가냐...??
이기차 저기차 다 보내주고......
그러고도 한참을 안가네....
이런 친절한 기차 같으니
어라 이러시면 계획에 차질 생기는데....
공항가는 버스 탈라믄 제시간에 도착해야하는데....
젠장... 11시 25분에 도착해야할 기차는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우선은 뛰자
근디 막차가 12시 5분에 떠났댄다....
헉...어쩐다....
내 계획속엔 공항에서 노숙이지 역에서가 아니라구.....
엉~~ 게다가 여기 분위기 진짜 험하단 말야......
허나 죽으란 법은 없나부다..
나 말고도 버스 못탄사람이 꽤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우리들은 뭉쳤다....
그리고는 합의를 보고....70유로에 택시를 탔다...ㅋㅋㅋㅋ
역시 가격흥정에선 계산기만한 효자가 없다.....다들 나를 대견해 하는 눈치...ㅋㅋ
짜식들... 그래 알아 알아..나 대견한거..
좀 비싼감은 잇었지만... 막상 타고 가보니 언 40분넘게 가드만...
그럼 뭐 그리 비싼거 같지도 않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나의 누울자리를 찾는다...
그런데 이기이기 왠일이냐...
모든 의자는 팔걸이로 깍뚝 깍뚝 나눠져 있는게 아니냐....
정말 저쪽 구석에 에벌레마냥 침낭에 들어가있는 애가 어찌나 부럽던지....
짜식 널 노숙의 달인으로 인정한다...
할수없이 그 팔걸이 의자에 쭈구리고 앉아 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무지 추웠으나 담요 덕분에 그나마....흑흑
처량맞기 그지 없었으나.....
난 그 자체를 왜그리 잼있어 했는지.....
노숙 마저 잼있는거....그게 바로 여행인것이당..... ㅋㅋㅋ 밍밍개똥철학
날이 밝으면 난 드디어 모로코를 가는구나........
우선은 여기까지만......
저 그게....내용을 보셔서도 알겠지만 사진이 있을 턱이 없죠?? 헤헤 죄송~~~
대신 다음편 부터는 황색의 신비 모로코 사진 아낌없이 파바박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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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택시 23
커피+물+전화 5
예약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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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43X 1246 = 53,600
첫댓글 내가 일빠를 하는날도 있군~! ㅋ 나도 이거 중독될 것 같아 누나~나도 이제 페이퍼 안보고 이거 봐야지ㅋ
이거 끝날때까지는 페이퍼 잠시 중단.... 이거 얼렁 올려놓고 (이제 한 18개 남았음) 다시 페이퍼에 매진해야지...더더 업그레이드 시켜서리..ㅋㅋㅋ 오랜만이네 보고싶다 동생아
ㅋㅋ 노숙을 여행의 별미로 승화시키는 저 마음가짐..대단해용...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노숙을 할일이 없잖아...ㅋㅋㅋㅋ 여행의 별미
오호~~ 저도 노숙하면서 재밌었는데... 하지만! 다음날 완전 초췌하다는거~~ㅋㅋㅋㅋㅋ 여행 아니면 또 언제 노숙해보겠어요~~^0^
맞아요 초췌 장난 아니심....
아항 여기까지 봤나부당 ㅎㅎ 담편부터 진짜 기대되넹 ㅎㅎ
ㅎㅎㅎㅎㅎ 그랬었군
ㅎㅎㅎ.. 대단하세요.. 혼자 노숙도 하시고..
대단하긴요....닥치면 누구나 하게 되는걸요
^^ 노숙까지~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밍밍님의 여행을 따라잡기라도 해야할듯~^^ 다음 여행기보러 갑니당.
ㅎㅎ 그럼 님의 여행기 제목은 밍밍따라잡기?? ㅋㅋㅋ
드디어 혼자 여행을 하시는군요,,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저 그게 민망하게 혼자는 아니궁.... 다음편 보시면 알겠지만 동행이 또 있어요
ㅎㅎㅎ 잼있게 잘 읽었어요. 힘들었겠어요 그날. ㅎㅎ
네 힘들지만 너무나 너무나 잼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