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 선출을 눈앞에 둔 해인총림은 최근 총림 의견을 하나로 집약하는 것에 실패한 가운데 후보자를 중심으로 세력이 양분되면서 상대방을 서로 고발하는 등 날선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방장 후보는 벽산당 원각 스님과 학산당 대원스님. 원각스님 해인사방장 추천위원회 대표로는 원학(봉은사 주지) · 성법(혜암대종사 문도회장) · 향적(조계종 전 중앙종회의장) · 여연(백련사 주지) 스님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원스님 해인사방장 추천위원회 공동대표에는 세민(원로의원) · 종진(해인사 율주) · 원융(해인사 수좌) 스님이 활약하고 있다.
원각스님 방장 추천위는 “원각 스님은 근대 한국 선불교의 큰 봉우리인 용성, 인곡, 혜암 전 조계종 종정 스님의 법맥을 이어온 제자로서, 현재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의 공동대표로 선풍진작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성풍이 강직하고 온화하여 조주가풍을 펼치시는 분으로 총림대중과 해인사 재적승들을 화합으로 이끌어 해인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적임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상대 후보자인 대원 스님이 해인사 방장으로 부적합한 이유에 대해 “1970년대 초 해인사 선원에서 몇 안거를 사신 이후에는 한번도 해인사에서 사시거나 소임으로 기여하신 바가 없다”면서 “따라서 스님은 해인사의 가풍을 잘 알지 못하고, 많은 문중과 재적승을 화합으로 이끄는데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원스님 방장 추천위는 “어른이 계심에도 어른을 모함하고 허위 사실로 어른의 위의를 훼손하는 사람들에게, 방장을 모시기보다 주지를 쟁취하려는 스님들에게 총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면서 “대원스님은 고암스님의 전법제자이자 해인사 용탑선원 문도로서 어른들을 잘 모시는 것은 우리 후학들의 책임이자 의무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해인총림엔 대원 대종사를 비롯해 세민 대종사와 종진 대종사가 주석하고 있다”면서 “이미 세민 대종사와 종진 대종사는 대원 대종사를 방장으로 추대하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추대에 실패한 이후 고발전도 벌어졌다. 원각스님 추천위는 대원스님 추천위 공동대표로 있는 원로의원 세민 스님과 종진 스님, 수좌 원융스님과 전 주지 선각 스님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선관위는 곧 호법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방장 선출을 놓고 이처럼 첨예하게 격돌하는 이유는 종헌 제106조에 의거 본사 주지 추천권이 방장에게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