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에 땅끝에서 만나요

통일의 그 날을 염원하며 땅끝을 달린다는 취지 아래 화려한 막을 올린 제1회 해남 땅끝마라톤대회. 그 성공적인 개최는 10만 해남인들의 무한 한 자긍심과 저력으로 일궈낸 쾌거였다. 해남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특권인 ‘땅끝'이라는 브랜드에 마라톤을 접목시켜 마침내 5일 해남공설운동장에서 찬란한 꽃을 피워낸 이번 대회 는 전국의 달리기 동호인들과 지역주민, 선수가족 등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2000여명. 이번 대회의 참가자들 모두는 내년부터 매년 1월 ‘땅끝 해맞이마라톤'으로 명 칭을 변경해 열릴 대회 참가를 한마음으로 약속하며 대회의 성공을 축하 했다. 해남신문사와 해남군이 공동으로 주최한 땅끝마라톤은 해남공설운 동장을 출발, 시외버스터미널 앞 로터리-광주은행 4거리-매일시장-평동4 거리-돌고개-삼산초교-대흥사 입구를 왕복하는 구간에서 하프코스와 10km, 건강달리기인 5km코스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싱그러운 4월의 벚 꽃 길을 수놓았다. 대회는 오전 9시30분 명예대회장인 민화식 군수의 환영사와 대회장인 해 남신문사 이성용 대표이사의 대회사, 그리고 이정일 국회의원(민주당)의 축사 등 개회식에 이어 오전 10시 하프코스를 시작으로 10km, 5km 순으 로 원년 대회의 힘찬 스타트를 끊으며 레이스에 돌입했다. 하늘도 대회 를 축하하듯 화창한 봄 날씨에 우슬재 내리막 길가에 핀 개나리꽃과 평동 4거리에서 대흥사로 이어지는 전구간은 때맞춰 온통 흐드러진 벚꽃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 달리미들의 발길을 한결 가볍게 했다. 이들을 응원하러 나온 해남군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시계바늘이 어느 새 오전 10시 50분을 가리킬 무렵 갑자기 운동장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대회진행을 맡은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인 이홍렬씨가 5km 선두의 운동장 진입 멘트를 날린 것. 첫 결승테이프를 끊는 영광은 최영선씨(36 순천시 연향동)가 차지했다. 여자부 1위는 김은미양(광주 문흥초 5년). 5km 선두 에 이어 곧바로 53분경 10km 선두가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0km 1위 는 황용범씨(37 순천시 연향동)로 기록은 33분 05초. 2위 최원충(37 천안 용암부부마라톤클럽 33분17초), 3위 김정식(34 목포시 상동 34분11초)씨. 여자부 1위는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구선희씨(40 청주시 사창동). 43분 32초의 기록으로 2위 박은미씨(36 천안 용암부부마 라톤클럽 46분09초)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결승점을 통과했다. 3위 박해경 씨(39 곡성보건의료원 46분45초).레이스는 계속 이어졌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누가 이번 대회의 꽃인 하프코스 우승을 차지하느 냐에 모아졌다. 어느 덧 계시차의 시계는 오전 11시를 훌쩍 넘어서고 있 었다. “드디어 하프코스 선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안 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낸 하프코스 우승자인 박승근씨(35 나주시 송월동) 는 막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30m,20m,10m… 마침내 고∼올 인. 1시 간13분18초의 기록으로 오른 손을 번쩍 치켜들며 골인한 박씨의 표정은 전혀 피곤한 기색이라고는 없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2위는 심재덕씨(35 거제시 옥포2동 1시간14분15), 3위 조명호씨(37 천안 용암부부마라톤클 럽 1시간21분17초). 조씨는 10km 준우승자인 박은미씨와 부부사이로 밝혀 져 화제가 됐다. 더욱이 이들은 북일 두륜중 선후배 사이로 고향에서 입 상하는 기쁨을 누려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하프코스 여자부 에서는 같 은 나주마라톤클럽 소속인 윤숙씨(23 1시간37분58초)와 김경숙씨(38 1시 간41분45초)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전해명씨(44 광양마라톤 클럽 1시간42분42). 대회가 막바지에 이르자 달리미들의 땀을 식혀주려 는 하늘의 또 다른 배려인 듯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오후 1시 30분을 넘기자 대회에 참가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운동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짧고도 빛났던 화려한 잔치는 이렇게 끝 이 났다. 내년 1월을 기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