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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적 권고를 교회 안에서 서원함으로써 하느님께 특별히 봉헌되며 관상과 활동을 겸한 형제적 수도공동체를 형성하는 수도회가 바로 한국 순교 복자 수녀 회입니다. 순교자들의 원형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룬 한국 순교자들을 주보로 모시며 은사의 십자가의 신비와 성체성사의 신비에 일치하는 면형무아의 삶을 실천하는 수도회입니다.
서울에서 신학문에 일찍 눈이 떠지고 천주교에 입교한 신자의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무아 방유량 안드레아 신부님(1900- 1986)이 바로 설립자이십니다. 신학교 시절부터 수도생활을 원했고 원의를 지니고 있어 한국에 진출해 있던 외국 수도원을 방문하였으나 한국 국적의 사제로서 한국적 수도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신부님께서는 이 원의에 따라 1946년 4월 21일, 윤병현 안드레아, 홍은순 라우렌시오 수녀와 수도회를 개성 본당에 설립하게 됩니다. 이후 영적 사부로서 충실하게 이끌면서 자신이 설립한 수도회에서 종신서원을 한 후 철저한 하느님의 사람이 되십니다.
수도회의 영성은 점성, 침묵, 대월, 면형 무아입니다. 영성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뜻이 새겨져 있습니다.
점성이란 – 면형 무아의 정점에 이르려면 가장 필요한 조건이 바로 자기 무화입니다. 점성정신은 점이 지닌 성질에서 이어지는 정신 세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적지만 없어서는 안될 시작점과 마침 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모양이나 형상 속에 숨어 있는 특성을 하느님의 신비를 설명하는데 적합하다는 뜻에서 점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겸손 즉 無(무)를 많이 닮은 점성 정신은 비움과 겸손의 길을 걸으며 작은 것에 소홀함이 없고 점처럼 지나치기 쉬운 찰나에도 깨어 있게 함으로써 면형무아 여정을 시작하는 근본과 기초라 본 것입니다.
침묵 – 침묵은 말 안 하는 것만으로 만 본 것이 아니라 자기 비움이라 본 것입니다. 자아의 죽음을 순교라 보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순교의 원형이며 침묵의 절정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대월 – 우리가 지닌 영혼이 현실적인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을 대면하며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영혼이 누리게 되는 초월적인 신비스러운 비상의 경지를 의미합니다. 설립자 방신부님은 수도자의 생활이란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하느님과 더불어 사는 삶이라 보신 것입니다.
면형무아(麵形無我) – 면형무아란 성체 축성으로 밀떡의 실체는 사라지고 형상만 남은 면형에 그리스도께서 오시어 성체가 되듯이 나의 인간적 본성이 없어진 무아에 하느님께서 오시어 하느님과 내가 일치를 이루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성체성사의 삶으로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의 뜻으로 사는 삶입니다. 일상의 매순간을 성화하면서 침묵 속의 여정을 걸어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사랑으로 살아 가는 대월적 생활이 바로 면형 무아 의미인 것입니다.
자연과의 일치는 늘 순수를 바탕으로 한 깨달음의 보고입니다.
어느 때 보다도 지금은 사유의 지평을 넓혀야 할 시기입니다.
모든 선은 그분에게서 흘러나옵니다. ~~~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 분부하시길를 ~~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 지팡이나 식량자루나 빵이나 돈은 물론, 여벌 내의도 가지고 다니지말라! 하셨지만. 재속의 삶 안에서 당부의 말씀을 지키기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공간 이동을 뜻하는 길을 떠나는 일! 함축적으로 본다면 지금에서 미래로 향하는 행위가 길을 나서는 일입니다. 지금의 시간은 수많은 시간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객관적인 자료를 집체화 시켜 놓은 인간의 문명입니다. 미래로 걸어 나가기 위하여 준비해야 할 일은 분명 있으나 경험의 결과를 갖고 예측하여 준비한 물건이 대부분입니다. 자유로운 수평이동 시간을 통하여 만날 수 있는 문명의 터전과 사람들 이제는 종전의 자유로운 방법으로는 만남은 불가능 합니다. 이래서 많은 사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최선의 방법으로 최소한의 순례와 걸음 여행을 보전해야 하는 방식으로 도모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입장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10차 계획은 수립되었지만 작은 소요가 스친 것은 옥의 티가 된 것인가 하며 5시 45분 경 집을 나섰습니다. 옛적 보다 45분 늦은 시간, 도로에 차량으로 넘쳐 났습니다. 최종적으로 확인된 형제들을 픽업 후 달려 도착한 성지 고요한 침묵이 흐르고 입구 동선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성전으로 접근할 수 없는 동선으로 바꿔 놓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머무는 동안 성지 관리자들께서 입구에 오셔서 우리 일행 나간 후 차단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엇습니다. 종전 같으면 다가 가 인사를 나누겠지만 지금 환경으로는 불필요한 접근과 인사는 피해야 합니다.
목마른 자에게 샘물이 필요하듯,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쉴 곳이 필요하듯, 영혼이 위축된 자에게도 회개하고 경배하며 영혼의 새살을 돋아나게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서어서 창조적 질서의 매듭으로 환난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하며 화살기도를 드려보았습니다. 빗장이 걸린지 벌써 4개월이 흘렀습니다. 언제 즈음에서나 다시 할짝 열릴려는지~~~~?
새벽에 나선 관계로 잠시 머물며 기도를 드린 후 행동식 나눔시간을 갖었습니다. 각자 준비해 오신 형제들과 별도의 시간을 내셔서 김밥을 준비해 주신 마가렛 형제님 수고하셨습니다.
옛적에 성지을 찾는 순례자들에게 점심을 매식할 수 있도록 운영하던 식당으로 가는 길목을 열어 놓아 잠시 성모님에게 다가 가 기도를 드리며 순례자들의 마음을 전해 드렸습니다. 늘 성모님 앞에만 서면 편안해 집니다. 특히 한국교회의 주보성인이신 이유도 있겠지만 원죄가 없으신~~~ 모든이들에게 어머니이시라는 이유가 제일 큰 것이겠지요.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을 떠올리며 오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하여 발래기와 퉁점이 있는 명암리로 출발하였습니다.
맑은 물~~ 수정보다도 더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첩첩산중에 가려 겨우 하늘은 노루꼬리 만큼 작아집니다. 별이 성글고 달이 사시사철 뜨고 지고 빛도 귀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산세가 휘돌아 나가면서 빛이 드는 시방마다 틀어났기 때문에 밤이 찾아 오기 전까지는 밭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입니다. 무제봉을 시원으로 하는 물의 양도 다랭이 논을 충분하게 적시고도 남아 물은 마를 겨룰이 없습니다. 물 길을 거슬러 오른 어떤 바람도 무제봉을 넘지 못하고 되돌아 간다는 바래기 골, 이 깊은 산중에 박해를 피해 서울, 경기도, 충남내포에 살던 천주학쟁이들은 야음을 타 서운산 넘어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오직 예수 마리아만 바라보며 섬기기 위하여 바래기 골이 되었고 옥녀봉 기슭 골에는 퉁점이란 마을이 생겨 유기그릇을 굽고 살아 골짜기 이름도 퉁점골이 되었습니다. 유기그릇과 사기그릇은 신자들 사이에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후 맑은 물과 동암이란 바위가 어우러져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가 지역의 이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성례 마리아, 최경환 프란치스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흉상으로 가, 신심을 모아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순교정신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수도회 설립자이신 무아 방유량 신부님을 찾아 뵙고
한국 천주교의 주보성인이신 성모님~~~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기도드리며~~~^&^
바래기 마을에는 한국 천주교 순교자를 주보성인으로 모시는 한국 순교복자 수도회 관상회 수녀님들이 머무시며 박해당시 신앙선조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며 순교자의 정신적 맥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저희가 순례한 날은 마침 하지 감자를 수확하시는 날이었습니다.
복자 김원중 스테파노
충청도 진천의 발래기에 살던 김원중 스테파노는 본래부터 성품이 순량하고 온후하였으며, 열심과 신덕이 교우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다. 그의 이웃에는 사촌 김선화 베드로가 살고 있었다.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진천 관아에서는 이미 발래기 신자들에 대해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으므로 전갈을 보내와 출두하도록 명령하였다. 이 명령을 전해 들은 스테파노는 교우들에게 “이제 들어가면 모두 죽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두 관아로 갈 것이 아니라 죽음을 달게 받을 정도로 신덕이 깊은 사람만 관아로 가자.”라고 말하였다. 이튿날 진천 관아에서 포졸들이 왔을 때, 발래기 신자들 중에서 김원중 스테파노를 비롯하여 10명만이 자진하여 체포되었다. 그들 일행이 관아로 들어가자 관장은 “일전에 갖다 바친 책이 누구의 것이냐?”라고 물었다. 스테파노는 책을 갖다 바친 적이 없으면서도 “저의 책이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관아에서는 즉시 그를 가두어 버렸고, 이때 신성순 회장과 2명의 신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겁에 질려 배교를 다짐하였다.
원력으로 감자 수확에도 분주하신데 감로차까지 만들어 주시고 환대해 주셨습니다.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기도중에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잠시 대건당 툇마루에 앉아 휴식을 취한 후 숲을 찾았습니다. 오전에 있었던 순례를 기억하고 묵상을 하며 걷는 일을 저희들은 걸음 여행이라 표현합니다. 문명의 이기를 잠시 멀리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창조적 질서를 주심에 감사드리는 시간입니다. 생태계의 보전이라함은 바로 창조적 질서의 원형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입니다. 지구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범은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괴질은 거듭하여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악습은 당장 멈춰야 합니다.!
무제봉과 기슭은 바위가 없는 육산입니다. 이 반석같이 생긴 바위가 귀한 바위입니다. 맑은 물과 동암은 명암리(明岩里)라는 이름을 만들어냅니다. 평화와 선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기이지요. 다시 강조한다면 창조적인 질서가 원형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생태계의 복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그러한 근본을 되새기시며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실천하셔야 합니다.
다랭이 논 영지(影池)라고 개인적으로 명명한 곳입니다. 이 작은 습지 하나가 생태계를 복원하는 동력이 된답니다. 숲에서 쓰러진 나무 하나와 돌무더기 한 개 만으로도 놀라운 복원력을 주지요.
動感(동감)은 생명력입니다. 숲이 가지고 있는 진리랍니다. 초목의 근성을 사랑하는 사람은 프란치스칸의 자격이 존재하는 사람이며 자연을 지키는 운동가입니다. 자연과 일치는 당연한 일, 인간도 역시 자연 속의 하나의 種에 불과하다는 겸손을 지킬 때 지구환경은 건강해집니다.
맑고 건강함 속으로의 沈潛은 자유로운 잠행이지요.
숲 길을 걸어 무제봉(武帝峰) 까지 오른 후 오후 일정을 끝내고 늦은 점심을 챙기기 위하여 熊家內로 가 점심 나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거의 유기농 식재료입니다. 자매님께서 바리바리 싸아주신 쌈채는 공평하게 나누어 각자 식단에 올리셨을 것이고.... 산막에서 할 저녁용 목살구이 바베큐 행사는 과하다는 의견에 호박, 부추 전으로 급선회하여 감로주와 함께 조촐한 식탁으로 갈음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형제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나 샬롬~~ 평화와 선을 늘 기억하시며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또한 함께 저녁으로 즐길 호박, 부추 전을 만들어 주신 가브리엘, 프란치스카, 로사 자매님과 채소를 다듬어 주신 기타 자매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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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10차 성지걸음 여행
요즘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도심속 생활이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걸음여행은 한가닥 빛의 생명수와 같이 희망과 편안함. 자유로움을 만킥 할수있는 하루였어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에 감사하며....*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걸음마 친구들~*
단촐했던 뿌리가 풍성해지고. 잎이 생가돋아
나는느낌!!!
언제나 보고픈 성지걸음 형제 자매님들 편안히 뵙게될려는지요~^^
기약할수없는 것이 더 마음 아프네요~**
작은 성지걸음팀 으로 ....
작은 자의 몫으로 자유 평화 사랑의 길을 걸어가렵니다....♥
자유로운 수평적 이동의 자유를 꿈꾸며 창조적인 질서의 원형으로 되돌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합니다.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생태계 평화를 함께 기원합니다. 평화를 빕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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