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녀온지 2주가 되네요. 사진을 봐도 아직도 새롭습니다.
7. 먹기
싱가폴 여행의 백미는 역시 먹는데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먹거리들이 많습니다만, 그냥 한 번 먹어보기에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래플즈 호텔 뒷편에도 몇 가지 먹을만한 곳이 있었습니다. 방금 전에 마신 라씨때문에 속이 않좋았던 관계로 국물있는 국수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Lee Traveler's Club이 있던 곳 주변에 베트남 식당이 있더라고요.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덥기고 했고요.
사진이 흔들렸지요? 베트남인이 하는 Bao라는 가게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몇 마디 베트남 인사말을 던졌더니 주인이 좋아 하더라고요. 나중에는 서비스로 차도 한 잔 줬습니다. 보시는 사진은 S$6줬습니다. 국물맛이 좋더라고요, 서울에서 하던 버릇 그대로 국물좀 더 달라고 했더니, 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가져다 주더군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해장하러 이 국수를 잘 먹는다 라고 이야기도 해 줬습니다.
"퍼" 한그릇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했습니다. 옆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여쁜 건물이 있었고, 태국음식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방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꿰이띠오탈리라고 말했습니다. 태국식당임에도 불구하고 태국어로 된 음식이름을 잘 모르더라고요. '팍치'는 빼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팍치'를 영어로 뭐라 할지 몰라서 말을 못했습니다. 먹음직 스럽고 고명도 많지요(게맛살도 보입니다), 하지만 팍치 투성이입니다. 먹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태국에서 먹었던 국물맛과는 많이 다르고요, 아마도 싱가폴화 된 태국음식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긴, 저 국수를 먹은 곳이 바로 싱가폴이니까요. S$7이었습니다.
남기긴 했지만, 시간은 이미 3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자,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센토사로 가기로 했습니다.
래플즈 호텔 로비입니다. 꽃인지 난인지 모르지만, 에어컨 바람이 무척이나 쎄서 들어가서 쉬는 사이에 찍었습니다. 래플즈 호텔, 다음에 여유가 되면 하루 정도는 머물고 싶었습니다.
8. 센토사
센토사 가는 법은 많이 설명이 되어 있으니 생략해도 되겠지요. 저희는 시청앞 MRT역에서 하버프론트 역까지 갔습니다. 중간에 한 번 갈아타고요. 참, 싱가폴 MRT역의 에스칼레이커 속도는 우리나라 보다 빠릅니다. 처음에 무심코 타시면 넘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하버프론트 MRT역에서는 버스타고 센토사 갈 사람과 케이블카 타고 갈 사람으로 나누어서 안내해 줍니다. 케이블카는 타 봤지만, 그냥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버스로 결정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 센토사 입장료 포함해서 버스 왕복 3$입니다. 싸지요?
버스는 센토사의 Visitor's center로 데려다 주고요, 여기서 표를 사면 됩니다. 즉 하버프론트의 버스 정류장에서는 그냥 올라타서 앉으시면 됩니다. Visitor's Center에서는 모노레일 정류장으로 가셔서 타도 되고, 순환버스 기다렸다 타도 됩니다. 저희는 실로소 요새(Fort Siloso)로 먼저 갔습니다.
실로소 요새 입장권은 $8입니다만, 싱가폴 항공 보딩패스를 보여주면 30% 할인해줍니다. $5.6 줬습니다.
실로소 요새는 리노베이션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걸어다녔던 기억뿐인데, 이제는 트롤리 버스로 태워서 올려다 줍니다. 영어로 안내도 해 주고요.
실로소 요새에서는 싱가폴 앞바다가 훤히 보입니다. 저 배들이 보였던 것은 10년전이랑 다름이 없더라고요.
이 밀랍인형으로 만든 세트를 발견한게 정말 반가웠습니다. 실로소 요새 기념품점 윗층에 있습니다. 언제까지 여기에서 전시를 할지 모르지만요. 이 밀랍인형 세트는 Images of Singapore에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냐구요? 10년전에 거기에서 봤거든요.
혹시, 무슨 장면인가 궁금하실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약간만 부연해 보겠습니다. 실로소 요새의 첫번째 전시관에서 상영하는 비디오를 보시면 거의 모든 부분이 이해가 갑니다. 사진 왼쪽의 두 번째 있는 사람이 야마시타 노부유키라는 일본군 장군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이 영국의 존 퍼시벌 장군이고요. 일본군은 말레이지아 북부와 태국 남부에 상륙해서 싱가폴까지 내려옵니다. 싱가폴에 도착할 무렵 일본군은 거의 기진맥진의 상태였습니다. 탄약도 부족하고 식량도 부족한 지경이었습니다. 영국군은 그렇지 않았지만, 일본군이 식수원을 점령하자 항복을 결정하고 사절을 보냅니다. 퍼시벌 장군이 항복 조건에 대해 교섭하고자 하는데, 야마시타는 단 한마디 했답니다. "사렌다, 예스카 노오카"였다나요? "무조건 항복, 예스냐 노우냐"였답니다. 결국 싱가폴은 함락됩니다. 제국주의 일본은 이 사건을 기념해서 고무공을 만들었고, 이를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남방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나워줬답니다. 그리고 야마시타의 이야기를 알려서 흉내내는 일이 비일비재했답니다.
야마시타는 이 사건으로 싱가폴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나중에 수상이 된 도죠 히데키의 견제에 밀려 한직을 전전하다, 일본이 패전하는 해에 필리핀으로 부임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연합군에 항복하고 교수형을 당하지요.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만, 야마시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보물을 약탈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보물들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전에 전쟁이 끝났다고 하지요. 부산에도 그렇고, 필리핀에도 그렇고 소위 말하는 야마시타의 보물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보물찾기에 나서고 있기도 한답니다.
실로소 요새는 보는데 시간이 제법걸립니다. 다섯시가 지났길래 또 출출해져서, 실로소 비치 앞에 있는 Trapizza에 갔습니다. 피자를 좋아하는데다, 가마가 있길래 확신하고 들어갔습니다. 혹시 이곳에 가시려면 가게 앞의 야외에 앉으세요. 가마 앞에 앉으면 장난아니게 덥습니다. 주문은 늘 하던 치즈피자를 시켰는데요, 흠 뭐랄까 치즈가 조금 맛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그랬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겠지요.
시원한 바닷바람은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쉬었다 가기에는 좋습니다. (사진은 Trapizza의 야외(?) 좌석)
그리고 언더워터 월드로 갔습니다. 싱가폴 항공 보딩패스로는 10% 할인밖에 안된다고 해서, Step by Step의 $2 할인쿠폰으로 봤습니다. 여긴 생략하지요.
9. 사탕수수물
해지고 어두운 센토사를 뒤로하고 다시 하버 프론트로 나왔습니다. 센토사 버스 내리는 곳 바로 앞에는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싱가폴에서 먹었던 음식중에 가장 맛있었던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사진이 또 흔들렸네요. 시원합니다. S$ 0.8
이 곳입니다. 푸드코트 오른쪽 가장 끝에서 뒤돌아 가면 있습니다. 이 옆가게에는 계란을 계속 넣는 요리를 했는데 맛있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