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새님을 처음 본 것은 삼성역 무역박람회 인도양홀 티월드 페스티벌에서 였다.
길쭉한 함가방 끈을 어깨춤에 매고 수수한 차림새로 인사해오셨었다.
차를 좋아하심에 그 茶緣으로 또 새롭게 인연이 교차하나보다며 반갑게 마주인사를 나누었다.
그 길쭉한 가방에 검이 들어가 있다고 했어도 "어랏, 검도를 배우셨나?"
하여간 차맛어때로 만나뵈는 인연의 면모들은 참으로 개성이 강하고 참 특별한 이미지들을 가꾸어오고 있었네라며
우쭐 내 지레짐작의 추측을 즐겼었다.
헌데, 가얏고을깜짝다회 속에 풀어내는 정체를 들으며 그 만남의 풍경을 함께 그려내노라니
정말 놀랍지않을 수 없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1호 종묘제례악 일무 이수자'
수행을 동경하며 지향하여 온 바 타이틀이나 복장, 명함에 의해 내 시선이 좌우되지 않기를 바랬고,
주눅들거나 쫄지않으려 고고하고 도도한 자존심 하나를 키워왔었기에
스쳐가는 어떤 삐까뻔쩍한 타이들이나 명함과 복장에 선망을 보내지는 않았고 시선을 떨구는 일도 없었었는데.
뭇 매체와 높은 무대 속에서만 스쳐지나가는 바람이려니
그림 속의 꽃이고 꽃은 피고지는 화무십일홍이려니
조금의 자조 속에 던져내며 무심을 지켰던
먼 별나라 이야기만 같았던 공인된 예인을
내 가까이 정겨운 시선과 시선으로 마주앉아 듣고 바라보게 될 줄이야......
나와 우리와 다르지않은 이웃의 처자였음을
그런 열린 가슴과 하심의 여유로움이 격없이 닿아오는 참으로 매력적인 藝人이었다.
공연 무대의 문턱을 없애고 함께 이웃과 호흡하며 나누고자 하는 뜻을 행하는 진심이어니.
더군다나
한 사람의 예인이 얼마나 그 자리를 풍요롭고 아름답게 가꾸며 북돋아주는지를 맛보고 느끼고 있노라니
그냥 스치는 인연만으로 놓아둘 수 없다는 욕심 한자락 일고 있었다.
잡을수만 있다면 불르고 불러 차연과 더불어 늘 함께 동행할 수 있어서
또 하나의 문화세상을 차 한 잔에 담아낼 수 있기를......!
그 작은 기도가 7월29일 목요일 춤새스튜디오에서 여는 둥지콘서트에 발자국을 그리게 하고 있었다고
너무 솔직하게 고백해본다.^^
이런 이런 인연과 바람으로 번개를 쳐서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 7번출구 방향을 따라 돈암초등학교쪽으로 걸어간다.
걸어가다 하이마트가 보이면 그 맞은편에 오상빈정형외과가 있어 그를 끼고 골목으로 쭈욱 걸어들어가면
총각네고깃간이란 점육점이 그 골목끝에 보인다.
그 점육점을 마주하여 왼쪽으로 올려다보면
신성부동산이 있는데 그 바로 맞은편 빌라1층이 바로 춤새 스튜디어였다네.
그리 먼저 도착하여 오시는 다우들을 안내하였지.
그리고 춤새님과 이노경님의 춤과 연주를 관람하였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에 너무 호사스럽고 호강스러운 여름저녁이었다네.
그를 핸드폰 사진에 몇몇 찍어보곤 이 밤 다시 정리해보다가
그 사진 속 장면과 풍경에 흐르는 정서를 정취를
이제 다시 되새겨 나름의 감각으로 재편성하여 음률과 시를 입혀보았으니
함께하고 함께하지 못한 님들도 취해보옵사~~~
너를 기다리는 동안
詩/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춤은 참 자유로워보이고 춤꾼 또한 무한 자유를 추구하며 함께 동화해가는 이미지라면
악보와 악기 그 연주자는 뭔가 정형화된 틀 속에서 아름다움으로 동화를 추구하고 있지않은가 하는
나름의 인상을 그리고 있었는데......
춤새님은 버선발로 발을 꼭꼭 싸매고 있었고
이노경님은 맨발 그 자유로운 발가락의 장단 발림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럼, 이노경님의 연주사진 속에서 뽑아내 제 느낌으로 입혀낸 시와 음악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어려운 악곡을 치듯이
詩/황영순
떨리는 손가락으로
어려운 악곡을 치듯이
전화기의 숫자판을 누르면
꿈꾸듯 꿈꾸듯 누르면
어느 하늘 아랜가 살아 있다는
그댈 듣는다
마음이 가난한 내가 서럽게 살아서
하늘을 스쳐온 그댈 듣는다
영혼이 아픈 내가 외롭게 살아서
별을 스쳐온 그댈 듣는다
바람소리로 바람소리로 우는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그댈 듣는다
그립다, 그립다 부를 수 없어
가까이 다가설 수는 더 더욱 없어
머언 먼 그댈 듣는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어려운 악곡을 치듯이
이토록 사랑방 분위기가 돋보이는 춤새님의 둥지콘서트에는
스님도 보이고 기자도 보이고 이웃아저씨도 보이고......
그 턱없는 무대 춤과 소리에 관객과 주인공이 하나로 함께 동화되어가고 있었으나
아쉬운 것은
관객과 관객은 서로 여전히 서먹서먹하여
혹시나 관람하는데 방해가 되진않을까? 하고는 추임새 넣는 것에 인색하지않을 수 없었다는 것.
개석과 무대는 하나로 이어지고 있었으나
비비적 비비적 붙어있었던 객석과 객석은 멀고도 멀었다는 것.
그 속에서 춤새님의 춤공연 인상을 한줄로 꿰어본 인사글을
다시 장면에 실어보노라니 이제 배경음악을 바꿔서 읽어내주시길
춤 새
2010. 7. 29. 춤새 사랑방에서 산울림
인생을 일장춘몽이라 하여
한바탕의 봄날 꿈이라 하더니
하얀 백지 고이접어 띄우는 나빌련가
한 가지 흔들흔들 허공을 휘젓는 춤 새
가만이 가만이 조심조심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손짓 발짓 몸짓 얼짓
하나 놓치지않는 온 시선은
꿈결같은 옷깃 옷자락 나긋나긋 예 수놓는
스님도 두손합장 고개 숙여지는 위파사나
동서남북 시방삼세 일체는 춤 사위
차안도 피안도 깸도 꿈도 없는 찰라 間의 빛
산과산, 강과강, 땅과하늘,
머리와 가슴을 몸으로 마을마을 이어흐르는 시나위
一場春夢 어느 봄날의 꿈이라기보다
이제 나 인생을 一場춤夢
생사간에 한바탕 허공을 휘젓는 구름
꿈과 지금을 가로질러 몸과 맘을 잇는
춤이라 해볼까?
여엇, 저만치
사르락 사라락 새 한마리 "춤"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토록 멋진 둥진콘서트에 반하셨다며 춤새님의 춤 땀방울에 시원한 맥주로 보답해주시겠다며
이웃 생맥주집쥔장께서 주머니를 풀어내시었고,
공연이 끝난 뒤 우린 자리를 옮겨
생맥주와 노가리를 마주놓고 서로 인사하며 춤을 이야기하고 우리 전통가락을 이야기하였다.
야외공간이라 핸드폰 사진에는 담기지않았네요.^^
그리고 다시 스튜디오강당에서 차를 마시는데...
포스가 심상찮은 타이거백님을 제하고는
남은 님들 모두 차맛어때 인연들이라
차맛어때의 깜짝다회인듯......^^.
쪽빛소담님, 타이거백님, 춤새님
왕소금님, 늘푸름님, 무척님
차향님, 유리구름님
끝까지 함께 풍경을 달아주어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차 한 잔에 넘실거리는 인연들의 빛깔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 산울림 dream -
첫댓글 산울림님 감사했습니다. ^^ 시원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