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장편소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모모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모모는 문득 하밀 할아버지가 해주었던 말을 떠올린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그 말을, 그리고 모모는 깨닫는다. 손에 쥔 달걀 하나,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 로자 아주머니를 죽인 것은 생이지만 그녀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도 바로 그 경이롭고 신비로운 생이라는. 그건 모모의 깨달음이자 곧 이 책을 읽는 우리의 깨달음이기도 할 것이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난 얼마 후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고, 모모처럼 커다란 상처와 그것을 숨길 수 있는 힘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좋은 책을 읽을 때면 아직도 나는 가슴이 뛰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비밀로 부치고 싶다.
- 조경란 소설가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왜 매일 웃고 있어요?”
“나에게 좋은 기억력을 주신 하느님께 매일 감사하느라고 그러지, 모모야.”
(...)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1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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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느냐는 모모의 물음에 하밀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대답하고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하밀 할아버지는 젊었을 적에 한 여자를 사랑했다가 헤어졌다. 그러고는 홀로 늙었다. 하밀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잊히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걸까.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아주 좋다.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와 이웃을 사랑하고, 먼 곳에서 굶주림과 질병,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은 는 자기 앞에 있는 생을 행복으로 채우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