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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중간계 길 안내>
신의 무리들 앞에 엎드려 절하나이다.
모든 영적인 스승, 모든 수호불, 모든 다끼니들게 경배하며 청하옵나니,
저로하여금 중간계에서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소서.
저승 중간계에 관한 가르침은 앞에서 제시한 바와 같고, 이제부터는 탄생 중간계에 관한
가르침을 시작하겠다.
자애로운 모습이나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붓다와 보살들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5가지 지혜의 빛과 융합하지 못한 사람들은 탄생 중간계로 접어든다. 이들은 깨달음 속에 들어
가지 못했기 때문에 윤회 세계에서 방황한다. 이들은 현상 세계에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어떤 존재로든 태어날 운명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 중간계를 '탄생 중간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를 성취할 기회는 아직 있다. 그래서 탄생 중간계에서 안내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태어날 환경을 선택하는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보다 바람직한 환경에 태어나도록 인도하기
위해서이다. 진리를 배우고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여 태어남으로써,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하도록 하는 것이 탄생 중간계 가르침의 주된 목적이다.
[서론]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은, 저승 중간계에 관한 안내는 이미 여러 번 받았다. 생전에 수행을
통한 분명한 체험이 있던 사람이나 긍정적인 진화의 추진력이 강한 사람은 이미 빛을 인식하
고 자유의 경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생전에 수행과 체험이 거의 없고 악업을 쌓은 사람
들은, 공포와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빛을 인식하기가 어렵다. 그런 사람에게는
앞으로 10일 동안 탄생 중간계에 관한 가르침을 일러 주어야 한다. 그대는 먼저 3가지
보물 앞에 제물을 바치고, <붓다와 보살들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려라. 그런 다음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다음과 같이 일러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들으시오. 지옥계와 천상계와 중간계의
몸은 물질적인 실체가 없는 환영(幻影)이오. 그대는 저승 중간계에서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신들이 나타날 때 그들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했소. 무서운 모습의 신들이 나타나는
동안에는, 몽롱한 상태에서 두려움에 떨며 5일 반을 지냈소. 이제 그대는 다시 깨어나 정신을
차렸소. 전보다 정신이 훨씬 더 맑을 것이오. 몸도 옛날의 몸과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오.
지금 그대와 같은 상태의 몸에 대해 탄트라 경전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소.
"(탄생 중간계에서는) 전생과 내생의 몸을 가진다. 이 몸은 감각이 온전히 살아 있고, 장애물에
상관없이 움직이며, 진화의 추진력에 의해 초능력을 행할 수 있고, 자기와 같은 차원에 속해
있는 존재들을 순수한 투시력을 통해 볼 수 있다."
탄트라의 가르침은 하나가 아니다. 매우 다양한 체계가 있다. 본문의 내용은 그 중에서
구야가르바Guhyagarba 탄트라의 가르침과 비슷하다. 파드마 삼바바는 위에 인용한 구절이
중간계의 몸에 대한 상당히 권위가 있는 가르침으로 보고 있다. 뒤따르는 가르침은
이 인용문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 "전생의 몸"이라고 하는 것은, 생전에 쌓은 습성이 만들어 낸, 마치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처럼 느껴지는 몸을 말한다오. 이런 그대의 몸에서 빛이 나거나 성자의 흔적이나 상서로운
징조가 있다면, 그건 그대의 상상이 그대의 몸을 변형시켰기 때문이라오. 중간계의 몸을
"정신적인 몸"[心體]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소.
중간계의 몸은 마치 홀로그램 영상처럼 미묘한 의식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몸의 형태는
상상 즉 생각에 의해 결정되고 변형된다. 따라서 생전에 자기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와
동일시하는 상상 훈련을 한 사람은, 중간계 상태에서 쉽게 그런 모습으로 변형될 수 있다.
창조 단계 수행에서 붓다와 수호불을 시각화하는 훈련을 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생전에
쌓은 시각화 상상 훈련은 중간계 상태에서 대단히 큰 힘을 발휘한다.
그대가 천상계에 태어난다면 신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오. 아수라계, 인간계, 축생계,
아귀계, 또는 지옥계 중 그 어느 곳에 태어나든 그대가 태어난 차원에 있는 존재들의 모습이
보일 것이오. 여기서 "전생의 몸"이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4일 반 동안 경험하게 될 그대의
몸을 가리킨다오. 이 몸은 그대의 이전 몸에 대한 기억이 만들어 내는 몸이라오. 그대는
앞으로 태어나게 될 몸에 대한 환상을 갖기 시작할 것이오. 위에서 "내생의 몸"이라고 한 것이
바로 그 미래의 몸에 대한 환상을 가리키는 것이오. "전생과 내생의 몸"이라는 건 이런 것이오.
그러므로 그대는 어떤 모습이 투영되더라도 따라가지 마시오. 어떤 형태에도 집착하거나
매달리면 안되오. 만약 '이게 내 몸이다'라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면, 여섯 차원의 윤회
세계를 괴로움 속에서 방황하게 될 것이오. 그대는 어제까지 저승 중간계에서 나타나는 환상을
보았지만 그 본질을 깨닫지 못했소.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오. 이제부터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영적인 스승의 가르침을 이해하려고 애쓰도록 하시오. 그러면 투명한 빛 즉
순수하고 생동감 넘치는 '비어-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오. 투명한 '비어-있음' 속으로 들어가,
아무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아무 것도 억지로 하지 않는 편안함을 맛보도록 하시오.
자궁 속으로 기어 들어가지 말고,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시오.
투명한 빛을 인식하지 못하겠거든, 그대의 스승이나 수호불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그들이 그대의 머리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의지하는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그들에게 마음을
집중하시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오. 그러니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거듭거듭
다잡으면서 그들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여기서 그대가 읽어주는 가르침을 듣고 투명한 빛을 인식한다면, 그는 여섯 차원의 존재
영역을 방황하지 않고 절대 자유의 경지에 들어갈 것이다.
<중간계 존재의 능력과 문제점>
여기까지 와서도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투명한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이 일러 주어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으시오. "감각이 온전히 살아 있고,
장애물에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말은 그대가 생전에 장님이었거나 귀머거리 신체 장애자였을
지라도 중간계에서는 명확하게 보고 밝게 들을 수 있다는 뜻이오. 그대의 모든 감각 기관은
흠없이 완전하다오. 그래서 "감각이 온전히 살아 있다"고 말하는 것이오. 그대가 이같은 상태에
있다는 것은 죽어서 중간계를 방황하고 있다는 증거라오. 그러니 그대가 이런 것들에 대해
생전에 배운 가르침을 부디 기억하기 바라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장애물에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말은 정신적인 몸, 즉 그대의
의식은 단단한 실체가 없기 때문에 어디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오. 그대는 여기저기
아무 데나 갈 수 있소. 벽, 집, 바위, 땅, 심지어는 메루산 조차도 통과할 수 있다오. 그대가
통과할 수 없는 것은 어머니의 자궁과 붓다가야에 있는 금강보좌 뿐이오. 그대가 이같은 상태
에 있다는 것은 탄생 중간계를 방황하고 있다는 증거라오. 그러니 그대가 이런 것들에 대해
생전에 스승에게서 배운 가르침을 부디 기억하기 바라오. 그리고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기도를 드리시오.
거대한 산도 통과할 수 있는 중간계 존재는 얇은 막(幕)에 지나지 않는 "어머니의 자궁"은
통과하지 못한다. 자궁은 앞으로 환생하기 위해 들어가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붓다가야에
있는 금강보좌"는 석가모니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를 가리킨다. 사람들은 이곳을
특별한 에너지가 응집되어 있어서, 중간계 존재도 통과할 수 없는 성소(聖所)로 여긴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진화의 추진력에 의해 초능력을 행할 수 있다"는 말은,
생전에 어떤 특별한 능력이나 명상을 통해 신비한 힘을 얻은 적이 없어도, 중간계에서는
초능력이 생긴다는 뜻이오. 중간계에서는 진화의 추진력[까르마]이 자연스럽게 초능력을
일으킨다오. 지구의 중심축인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4대륙을 눈 깜짝할 사이에 돌 수 있고,
어느 곳에 가고자 마음 먹는 순간에 그곳에 도착할 수 있다오. 그대는 팔을 폈다 오무렸다
하듯이, 마음 먹는대로 어느 곳이든 왔다 갔다 할 수 있소. 그러나 이런 초능력은 그대가
자신에게 이런 능력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오. 그대에게는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나타나는 능력이 있소. 그러니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염려할 필요가 없소.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될테니 말이오. 그대가 이런 상태에 있다는 것은 탄생 중간계를
방황하고 있다는 증거라오. 그러니 지금 그대의 영적인 스승께 기도를 드리시오.
중간계 상태에 있는 사람은 자연적으로 초능력을 갖게 된다. 중간계 존재는 이런 초능력을
마지 못해 끌려가는 삶을 청산하고 자유를 성취하는데 사용해야 하리라.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처참한 환경에 태어나는 것을 피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바람직한 환경을
선택하는데 사용해야 하리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자기와 같은 차원에 속해 있는 존재들을 순수한 투시력을
통해 볼 수 있다"는 말은, 중간계에서는 영적인 수준이 비슷한 존재들끼리 서로 알아 본다는
뜻이라오. 영적인 수준이 천상계에 태어날만한 사람들이라면 자기들끼리 서로 알아 볼 것이오.
여섯 차원 중에서 어느 곳에 태어날 존재들이라도, 비슷한 수준의 존재들끼리 서로 알아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오. 그러나 그대의 눈에 누가 보이든지 그들과 어울리거나 애착을 갖지
마시오. 그대신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기도를 드리시오.
"순수한 투시력"은 신적인 차원에 도달한 사람의 투시력이나 명상 수행을 통해 계발한
투시력을 말하오. 그러나 투시력을 가지고 있는 요기나 신들이라고 해서 모든 중간계 존재를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오. 그들도 보려고 마음 먹고, 마음을 집중할 때만 볼 수 있다오.
마음이 흩트러지면 그들 역시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오.
만약 투시력이 있는 사람 눈에는 모든 것이 항상 보인다면, 그는 이것 저것 보이는 것들로
말미암아 쉴 틈이 없으리라. 중간계에는 죽음의 과정을 거치면서 방황하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
이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에너지 몸은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아무 곳이나 자유롭
게 넘나든다. 여러 명이 동시에 동일한 공간에 공존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자연스럽게 투시가
가능해진다. 중간계 상태를 방황하고 있는 존재를 일반적으로는 '귀신' 또는 '유령'이라고 한다.
(존재의 여섯 영역 중에 '아귀계'(餓鬼界)에 태어나는 존재는 굶주린 귀신이 아니라, 굶주린
귀신과 같이 끝없이 욕망에 시달리는 존재를 가리킨다고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는 유령과 같은 몸을 가지고, 마치 꿈 속에서 무엇을 보듯이
이 세상의 가족들이나 낯익은 장소를 볼 수 있을 것이오. 그러나 그대가 말을 걸어도 그들은
듣지 못하오. 친척이나 사랑하는 가족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그대는 생각할 것이오. "내가
확실히 죽은 것이로구나. 그러니 무얼 어찌할 방도가 없구나." 그대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오.
뜨거운 모래밭에 던져진 물고기처럼 괴로울 것이오. 하지만 아무리 괴롭다고 해도, 스스로
한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오. 생전에 모시던 영적인 스승이 있다면
그에게 기도하시오. 자비로운 수호불 주님[觀世音菩薩]께 기도 드리시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애착을 갖지 마시오. 그건 전혀 소용없는 짓이오. 자비로운 주님께 도움을 청하시오.
그러면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는 진화[까르마]의 바람결에 따라 말려 다니고 있소. 그대의
마음은 어느 한 곳에 안정하지 못하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바람에 날려 다니는 깃털
처럼 정처없이 떠돌고 있소. 그대의 죽음을 슬펴하며 울고 있는 가족들에게 "나는 여기 이렇게
있으니, 울지마오"하고 말해도, 그들을 알아 듣지 못할 것이오. 그러면 그대는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깨닫고 비탄한 심정이 될 것이오. 그러나 그런 슬픔에 휩싸이지 마시오.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가을날 새벽 하늘같은 어슴프레한 빛이 아지랑이처럼 나타날 것이오. 이런 중간계
상태는 1주에서 7주까지, 49일이 될 때까지 지속될 수 있소. 그 중에서 탄생 중간계에서의
고통은 보통 21일간 계속된다고 하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오. 진화의 추진력에
따라, 그 날짜는 서로 차이가 있다오.
탄생 중간계에서 고통을 겪는 기간이 융통성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준다. 무의식
상태로 지내는 죽음의 첫번째 단계인 죽음 중간계는, 영성이 계발된 수행자의 경우에는 그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의 경우 4일 반이다. 이어지는 저승 중간계는 12일 동안
지속 된다. 그리고 탄생 중간계 기간은 21일이다. 그런데 이 기간을 모두 합쳐도 불교 경전에
서 통상적으로 49일이라고 하는 중간계 기간에 미치지 못한다. 37일 반 밖에 안된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깨어 있는 상태인 이승 중간계와 죽음 이후에 거치는 중간계에서의
시간에 대한 감각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탄생 중간계가 시작된다.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은, 저승 중간계에서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들의 환영(幻影)으로 말미암아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감정적으
로도 대단히 흥분된 상태가 된다. 이제 자신을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실체로 생각하고,
현상 세계의 삶에 대한 애착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갈구하는 사람은, 현실적인 존재 차원에
다시 태어나는 것을 준비하는 탄생 중간계로 들어선다. 환생의 문턱인 탄생 중간계에서도
드라마틱하고 무서운 정신적인 체험이 연속된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제 진화의 붉은 폭풍이 그대를 내몰 것이오.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강하고 무섭게 그대를 내몰 것이오. 그러나 이 또한 그대의 환상이오. 그러니 두려워
하지 마시오. 그대 앞에 저항할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이 나타날 것이오. "매우 쳐라! 때려
죽여라!"하는 무서운 고함소리도 들릴 것이오. 그러나 두려워 하지 마시오. 악업을 무겁게 쌓은
사람에게는 사람을 잡아먹는 악마들이 칼과 창을 휘두르며 "죽여라! 때려 죽여라!"하고 외치면
서 달려 드는 모습이 보일 것이오. 사나운 들짐승들이 쫓아오는 모습도 보일 것이며, 맹렬한
눈보라와 폭풍과 짙은 안개 속에서 떼를 지어 몰려 오는 무리에게 쫒겨 다니기도 할 것이오.
태풍이 몰아치고, 산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릴 것이오. 홍수로 범람한 계곡 물이 쏟아지는
소리와, 산불이 휘몰아치는 폭풍을 타고 사방으로 번져나가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간담이 서늘
해질 것이오. 그대는 두려움에 떨며 도망갈 길을 찾을 것이오. 하지만 눈 앞에는 3갈래
낭떨어지만 보일 뿐 도망갈 길이 없을 것이오. 바닥도 보이지 않는 붉은 색과 검정 색과
흰 색의 지옥 구덩이만이 그대 앞에 보일 것이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 세 지옥 구덩이는 실재하는 구덩이가 아니라오. 그대의
탐욕과 증오심과 무지가 투영된 환상이라오. 그대는 이런 환상이 보이면 탄생 중간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오. 위대한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이렇게 기도하도록 하시오. "
오, 자비로운 주님이시여! 영적인 스승이시여! 3가지 보물이시여! 저를 처참한 상태에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소서. 부디 저를 잊지 마소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열심히 진리를 닦은 사람은 여러 가지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것이오.
완전히 선하지도 않고 완전히 악하지도 않으면서, 망상에 이끌림을 받으며 산 사람은, 행복도
아니고 고통도 아닌 그저 그런 덤덤한 상태를 경험할 것이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에게 무엇이 나타나고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무엇에도
매달려서는 안되오. 기쁨이나 즐거움을 갈망해서도 안되오. 모든 공덕을 스승과 3가지 보물에
게 돌리도록 하시오. 기쁨과 즐거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오. 기쁨을 가져다 주는 환상이나
고통스러운 환상이 나타나지 않고 그저 그런 무덤덤한 느낌만 있을지라도, 마하무드라[大印]
상태에 머물도록 노력하시오. 집중된 상태도 아니고 산만한 상태도 아닌, 두 가지 상태를
모두 초월한 마하무드라 상태에 머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다리, 사원, 성, 오두막, 탑 등이 피신처처럼 보일 것이오. 하지만
그곳에 오래 머물 생각은 마시오. 지금 그대는 육체가 없는 마음으로 존재하고 있소. 따라서
그 어느 곳에도 머물지 못한다오. 그대는 추위를 느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할 것이오.
그대의 마음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끊임없는 혼란을 겪을 것이오. "이제 나는
죽었다. 그러니 무얼 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침울해질 것이오. 그대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심한 고통 속에서 좌절감을 느낄 것이오. 그러나 그대는 이 과정을 통과해야
만 하오. 그 어느 곳에도 머물 수 없다오. 그러니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붙잡고 괴로워하지
마시오. 그런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이오. 마음을 편안하게 갖도록 하시오.
이제부터는 그대의 젯상 위에 차려진 음식 외에는 다른 음식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오. 믿을
만한 확실한 친구도 없소. 이런 상태는 그대가 정신적인 몸을 가지고 탄생 중간계를 방황하고
있다는 증거라오. 그대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기쁨이나 고통은 그대가 쌓은 진화의 추진력
[까르마]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오. 그대는 그대가 살던 동네나 집 또는 친구나 가족을 볼 수
있을 것이오. 심지어 그대 자신의 시체까지도 볼 수 있을 것이오. 이때 그대는 "정말로 내가
죽었구나. 그러니 무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하며 극단적인 절망감을 느낄 것이오.
본문의 가르침에는 제사 음식의 효능이 암시되어 있다. (아직 육체적인 현실에 집착하고 있는)
탄생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영혼은, 자신의 시신 앞에 차려 놓은 제사 음식을 실제로 먹고
힘을 낼 수 있는 음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영혼의 몸은
상상이 만들어 낸 정신적인 몸이다. 따라서 배고프다든지 춥다든지 하는 느낌이나 절망감
역시 모두 정신적인 것이다.
그래서 그대는 "새로운 육체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 그대가 깃들만한 새로운
육체를 찾아 여기 저기 헤메게 될 것이오. 심지어는 그대의 시체 속으로라도 다시 들어가려고
애쓸 것이오. 그러나 그대가 저승 중간계를 지나는 동안, 겨울이라면 시체가 얼어 버렸을 것이
고 여름이라면 부패했을 것이오. 또는 그대의 가족들이 매장했거나 화장 해버렸을지도 모르고,
새나 짐승의 먹이가 되었을지도 모르오. 그래서 그대는 그대의 시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9번까지 그 짓을 반복할 것이오. 그대는 들어갈 곳이 없기
때문에 절망하며, 바위나 돌틈에 낀 것 같이 답답함을 느낄 것이오. 이런 고통은 탄생 중간계
의 특징이오. 깃들만한 육체를 찾아 아무리 헤멜지라도, 이런 고통만 반복될 뿐 쉴 곳은 찾지
못한다오. 그러니 육체에 대한 갈망을 버리도록 하시오. 억지로 어떻게 해 보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도록 하시오.
이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은, 이 중간계에서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죽음의 신과 만나는 단계>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실재의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름을 부른 다음 이렇게 일러 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 아무개여! 잘 들으시오. 그대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그대가
쌓은 진화적 행위[까르마]에서 비롯되는 것이오. 그러니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마시오. 모든
것이 그대 자신의 진화적 행위에서 비롯된다오. 그러니 3가지 보물께 열심히 기도하시오.
마하무드라[大印]와 수호불에 대해 명상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3가지 보물께 기도도 하지 않는
다면 천사 같은 그대의 수호신은 흰 조약돌을 가지고 그대가 쌓은 선행을 헤아리고,
악마 같은 그대의 수호신은 검은 조약돌을 가지고 그대가 쌓은 악행을 헤아릴 것이오.
"천사 같은 수호신"과 "악마 같은 수호신"은 통속 불교 신앙에 등장하는 존재들이다. (명상의
대상인 수호불과는 다른 존재이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이 신앙에 따르면, 모든 존재에게는
천사 같은 수호신과 악마 같은 수호신이 개인적으로 따라 다니며 선과 악의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그리고 이들이 한 인간의 선과 악을 저울질 하여, 죽음의 신 야마의 법정에 그 결과를
통보한다.
그러면 그대는 걱정도 되고,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할 것이오. 그대는 부들부들 떨면서, "나는
죄를 하나도 짓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할 것이오. 그러면 죽음의 신 야마는 "내가 그대의 진화
적 행위의 거울(業鏡)을 조사해 보겠노라"고 말할 것이오. 그대의 진화적 행위의 거울 속에는
그대가 행한 선과 악이 명백하게 나타난다오. 그러므로 그대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소용이
없소. 야마는 그대의 목을 밧줄로 묶어 끌고 나갈 것이오. 그는 그대의 목을 자르고, 심장을
도려낼 것이오. 창자를 끄집어 내고, 뇌를 핥으며, 그대의 피를 마실 것이오. 그대의 살을 뜯어
먹고 뼈를 씹어 먹을 것이오. 그러나 그대는 죽지 않소. 뼈가 부서지고 몸이 산산조각이 나도
그대는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다오. 그래서 부서지고 잘리는 고통을 계속 당하게 되오.
찬사 같은 수호신이 흰 조약돌로 그대의 선행을 헤아릴때 두려워 떨지 마시오. 거짓말도 하지
마시오. 야마를 두려워 하지 마시오. 그대의 몸은 정신적인 몸이오. 그러므로 아무리 자르고
부셔도 그대는 죽지 않소. 그대의 몸은 실체가 있는 몸이 아니라, '비어-있는' 몸이오. 그러니
아무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소. 야마와 그의 졸개들 역시 그대의 환상에 지나지 않소. 그들
역시 실체가 없는 '비어-있는' 존재들이오. 실체가 없이 '비어-있는' 야마가 역시 실체가 없는 '
비어-있는' 그대를 어찌 해칠 수 있겠소. 그대는 모든 것이 그대의 환상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만 하면 되오. 야마, 천사, 악마, 황소 머리를 한 저승 사자 등은 실재하는 존재가 아니라오.
이런 것이 나타나면, 그대가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시오.
본문에는 2가지 가르침이 담겨 있다. 첫째,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사람의 몸은 꿈 속의 몸처
럼 정신적인 몸이다. 그 몸은 피와 살로 된 육체가 없기 때문에 상처를 입거나 죽지 않는다.
둘째, 육체나 물질은 실체가 없는 '비어-있음'이며, '비어-있음'은 아무 것도 없는 공허가 아니라
그것이 곧 물질이며 육체다(色卽是空, 空卽是色). 우리가 인식하는 사물은 우리가 그렇게 인식
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 모든 체험은 꿈과 같다. 고유한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꿈을 꾸면서 자기가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악몽에서 벗어나
자유로와진다. 자기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마음 먹는대로 멋진 꿈을 꿀 수
있으며, 꿈에서 깨어날 수도 있다.
마하무드라[大印]의 사마디(三昧) 상태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물질과 '비어-있음'이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이며, 그 둘의 결합 상태에는 희열이 충만하다.
이것이 곧 "마하무드라의 사마디 상태"이다.
명상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그대가 두려워 하고 있는 대상을 세밀히 조사해 보시오. 그래서
그대가 두려워 하는 대상이 물질적인 실체를 결여한 '비어-있음'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시오.
이 '비어-있음'이 곧 진리의 몸(法身)이고, 두려워 하는 대상의 본질이 '비어-있다'는 각성이
곧 깨달은 몸(報身)의 마음이라오. 이 '비어-있음'은 결코 텅 빈 공허가 아니오. '비어-있음'과
투명성은 둘이 아니오. '비어-있음'의 본성이 투명성이고, 투명성의 본성이 곧 '비어-있음'이오.
그대가 모든 선입관이 제거된 순수한 마음으로 투명성과 '비어-있음'을 일체(一體)로 파악한다
면, 꾸미지 않은 본래 상태에 거할 수 있을 것이오. 본래 상태에 거하는 이 마음이 원초적인
진리의 몸(原初法身)이오. 이 마음은 아무 것에도 걸리지 않고 스스로를 나타낸다오.
이렇게 스스로 나타난 몸이 곧 나투는 몸(化身)이라오.
최고 단계의 수행인 '위대한 완성' 또는 마하무드라[大印]에 대한 간략한 가르침이다. 보통의
경우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는 사람에게 이런 가르침을 전해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중간계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는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그의 의식은 대단히 유동적이고
극단적인 변형이 가능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중간계에서는 자신의 실재를 향해 순간적으로
완전히 돌아설 가능성이 항상 있다.
본문에는 붓다의 네 몸이 언급되어 있다. 붓다의 몸의 본체는 진리의 몸(法身)이고, 주관적인
측면은 깨달은 몸(報身)이며, 객관적인 측면은 나투는 몸(化身)이다. 본문에 언급된 "원초적인
진리의 몸(原初法身)"은 붓다의 본성인 지혜를 부각시키는 용어다. (에반스 벤츠 번역본에는
'아디-카야'原初身로 되어 있고, 쵸감 뚜룽빠 번역본에는 '스바바비카카야'自性身로 되어 있다.
에반스 벤츠는 각주에서 '아디-카야'原初身와 '다르마-카야'法身는 동의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譯者註).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 점을 분명히 깨닫도록 하시오. 그러면
그대는 붓다의 네 몸을 성취한 완전한 붓다가 될 것이오. 그러니 딴 데 정신 팔지 마시오.
이 깨달음이 붓다와 중생의 경계선이오. "이 순간 진리에서 멀어질 수도 있고, 이 순간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오.
그대는 어제까지, 중간계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소.
그대가 계속 미혹 속에서 헤맨다면 그대를 구원하고자 하는 자비의 밧줄이 끊어질 것이오. 그
러면 그대는 자유가 없는 구덩이 속에 떨어질 것이오.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조심하시오.
여기에서 자비의 밧줄이 끊어진다는 말이 처음으로 나온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계속 일상
적인 삶의 충동에 휘말려,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여기까지 온 사람의 의식 밑바닥에는, 자기가 어떻게 해도 깨달음을 얻은 존재들이 구원해 줄
것이라는 무의식적이 기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본문은, 깨달음을 얻은 존재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도 좋은 것이 아니라 무지와 망상을 절단하는 자기의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대가 이렇게 일러주면, 앞에서는 실재의 빛을 인식하지 못했던 사람도 빛을 깨닫고 절대
자유의 경지에 들어갈 것이다. 부정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대가 읽어주는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이 반복해서 일러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지금까지 일러준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거든 붓다(佛)와
진리(法)와 수행자 공동체(僧)와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도움을 청하시오.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환상들을 자비로운 주님이나 그대의 수호불로 보려고 애쓰시오.
생전에 그대가 스승에게 입문할 때 받은 이름과 스승의 이름을 기억하여, 그 이름을 죽음의 신
야마에게 큰 소리로 알려 주시오. 야마는 진리의 왕이오. 그대는 절벽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소. 그러니 두려움과 공포를 버리시오.
이 가르침을 읽어주면, 아직까지 깨달음을 얻지 못했던 자들도 깨달음을 얻어 절대 자유의
경지에 들어갈 것이다.
<두고 온 세상 일에 대한 집착의 포기>
그러나 여전히 빛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끈기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일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이름을 부른 다음, 이렇게 일러 주도록 하라.
이제 앞으로 나타나는 환상들은 그대를 기쁨과 고통 상태를 오락가락 하도록 만들 것이오.
그대는 즐거운 환상이든지 고통스러운 환상이든지, 그 어느 것에도 몰입하지 않도록 하시오.
그대가 보다 높은 존재 차원에 태어나려고 하면 그 차원에 대한 환상이 나타날 것이오.
하지만 그런 즐거운 환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혐오스러운 환상도 함께 나타난다오.
그때 그대는 세상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그대의 명복을 빈답시고 동물을 잡아 죽음의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불쾌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오. 이 환상은 그대를 몹시 화나게 만들 것이오.
앓아 누워 있는 사람이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위해 무서운 신에게 동물을 잡아 제물로 바치는
종교가 있다. 동물의 생명을 대신 받고 사람을 구해 달라는 뜻이다. 죽은 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자기들이 섬기는 신에게 동물 희생 제사를 드리는 경우도 있다. 불교는 이런 종교적인
행위는 바라는 것과는 반대로 부정적인 결과가 낳는다고 보고, 극단적인 반대 입장을 취한다.
동물 희생 제사는 살생의 죄를 범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죽이는 사람의 감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티벳에서는 토속민들이나 뵌교의 추종자들 중에 아직까지도 동물 희생 제사를
드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불쾌한 환상에 사로 잡혀 화를 내면 지옥계에 태어나게 된다오. 그러므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든 화내지 마시오. 사랑하는 마음만 품도록 하시오. 그대는 재물과 소유
에 대한 집착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대가 남겨 놓고 온 재물과 소유물을 차지
하고 쓰는 것을 보고 화를 낼지도 모르오. 그대가 아무리 높은 차원에 태어날 상태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그런 감정에 사로 잡히면 지옥계나 아귀계에 태어나게 된다오. 아무리 애착을 갖는
다 해도, 그대에게는 세상에 남겨 놓고 온 물건을 가질 힘이 없소. 또 그대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오. 그러니 그대가 남겨 놓고 온 소유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시오. 단호하게, 완전히
포기 하시오. 그대의 물건을 누가 쓰고 있든지 상관하지 마시오. 그대는 모든 소유물을 영적인
스승과 3가지 보물 앞에 바쳤다는 생각으로, 집착에서 해방된 평안한 상태에 머물도록 하시오.
그대를 위해 제사 음식을 바친다거나 그대를 좋은 길로 인도해 달라는 천도 의식이 베풀어
지고 있을때, 그대는 그 의식을 치루고 있는 사람들의 상태를 투시할 수 있을 것이오. 그들이
졸음, 산만함, 종교적인 서원을 어김, 부주의, 믿음의 부족, 왜곡된 견해, 부정적인 행위, 의식에
요구되는 정결함을 결여 등으로 의식을 올바로 진행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오. 그러면 그대는 "아니, 이 사람들이 나를 속이고 있지 않은가! 대체 어쩌자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불쾌함과 자포자기의 심정에 빠지게 될 것이오. 긍정적인 태도와 신앙심이 흔들리고,
그들의 태도에 환멸감을 느낄 것이오. 그러나 이런 느낌에 사로 잡히면 비참한 차원에 태어나
게 되오. 그러면 그대를 위해 베푸는 장례 의식이나 천도 의식이, 그대를 돕기는 커녕 오히려
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을 것이오. 그러니 세상에 남아 있는 가족과 승려들이 잘못된 제사를
드리거나 올바르지 않은 태도로 의식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시오. 그대는 "붓다의 가르침에 어찌 불순함이 있을 수 있겠어. 확실히 그래. 내가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런 모습이 보이는 거야. 내 마음의 거울이 더러우니까 더러운 모습이 보이는
거지. 실제로는 저들의 몸이 수행자 공동체(僧)이고, 저들의 말이 거룩한 진리(法)이며, 저들의
마음이 곧 붓다(佛)야. 그러니 저들에게 귀의해야지."라고 생각해야 하오.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의 좋은 모습만을 보도록 노력하시오. 그러면 그들이 어떤 상태로 무슨 의식을
행하든, 그 모든 것이 그대에게 도움이 될 것이오.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오. 이 점을 잊지 않도록 하시오.
그대 앞에 3가지 비참한 존재 차원[지옥계, 아귀계, 축생계]의 환상이 나타나고, 그런 차원에
태어날 상태일지라도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유지하면 보다 높은 존재 차원에 태어날 수 있다
오. 그대의 가족들의 행위 속에서 순수함과 고결함만을 보고, 천도 의식을 베푸는 승려들의
몸가짐이나 말이나 마음 상태를 좋게 볼 수 있다면 기쁨에 휩싸이게 될 것이오. 그런 기쁨에
휩싸이면 아무리 비참한 차원에 태어날 운명이라 할지라도, 보다 고상한 차원에 태어날 존재로
바뀌게 된다오.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오. 그러니 존경하는 마음과
신앙심을 굳게 하시오. 불순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요약해 봅시다.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그대의 현재 의식 상태는 매우 유동적이오. 따라서 그대가 어떤 생각을 하든, 그 생각이
그대의 상태를 순식간에 변화시키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오. 그러니 그대 자신이 범한 죄나
악같은 부정적인 것은 추호도 생각하지 마시오. 그대가 행한 수행이나 선행 같은 긍정적인
모습만 생각하도록 하시오. 만일 수행도 하지 않고 선한 일도 한 것이 없다면, 신앙심과
헌신하는 마음으로 그대 자신의 수호불과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기도하시오.
마음을 집중하고 이렇게 기도하시오.
저는 지금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하고 홀로 방황하고 있나이다.
제 눈에는 공허한 환상만이 보이고 있나이다.
붓다들이시여,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두려움과 미움을 제거해 주소서.
오, 수호불들이시여!
저는 지금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이다.
이 고통에서 건져 주소서.
실체 세계가 밀려오는 소리가 하늘이 무너지는 천둥 소리처럼 들릴 때,
그 소리가 '옴 마니 파드메 훔'의 진동으로 바뀌게 하소서.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주님들이시여!
저는 지금 진화의 힘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나이다.
이 고통에서 건져 주소서.
제가 그 동안 쌓은 본능의 힘 때문에 고통 당할 때,
투명하게 빛나는 사마디의 희열을 허락하소서.
간절한 마음으로 이 기도를 드리시오. 그러면 그대는 분명히 진리의 길에 들어 설 것이오.
그대의 기도가 응답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시오. 확신을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오.
그대가 이 가르침을 읽어 주면,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정신을 차려 빛을 인식하고
절대 자유의 경지에 들어갈 것이다.
<여섯 존재 차원에서 비치는 희미한 빛>
그대가 아무리 여러 번 일러 주어도 부정적인 진화의 힘이 너무 강한 사람은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다음 가르침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대는 그의
이름을 부른 다음, 다음과 같이 일러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앞에서 일러 준 가르침을 통해서 투명한 빛을 인식하지 못했
다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몸에 대한 감각이 차츰 희미해지면서 앞으로 가질 몸에 대한
감각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오. 이전 몸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때, 그대는 아쉬움을 느끼며
"참으로 괴롭구나. 어떤 몸이됐든 일단 들어갈 곳을 찾아야겠다."라고 생각할 것이오.
그리고 무엇이라도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여기저기 헤매기 시작할 것이오.
이때 여섯 존재 차원[六道]에서 비치는 6가지 빛이 그대에게 나타난다오.
그 중에서 그대가 앞으로 태어날 존재 차원의 빛이 가장 밝게 비칠 것이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잘 들으시오. 6가지 빛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오? 희미한 백색
빛은 신들의 영역에서 비치는 빛이며, 희미한 붉은색 빛은 아수라계에서 비치는 빛이라오.
희미한 푸른색 빛은 인간계에서 비치는 빛이고, 희미한 녹색 빛은 축생계에서 비치는 빛이오.
또 희미한 황색 빛은 아귀계에서 비치는 빛이며, 칙칙한 회색 빛은 지옥계에서 비치는
빛이라오. 그대의 몸은 이 6가지 빛깔 중에서 장차 태어날 차원의 색깔로 바뀔 것이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때 이 가르침의 핵심 내용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오. 어떤 빛이 나타나든, 그 빛을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의 빛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시오. 이것이 곧 이 가르침의 핵심이오. 환생을 막기 위해서는 꼭 이렇게 해야만 하오.
이제 환생할 영역을 암시하는 6가지 희미한 빛이,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의 의식에
비친다. 이 6가지 빛을 따라 존재 차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 빛을 자비로운 주님 아발로키테
스바라(觀世音菩薩)로 보는 것이 이 가르침의 요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힌두교인이라면 크리슈나의 빛으로, 이슬람교인이라면 마호멧의 빛으로 볼 수 있다.
종교와 관련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인물의 빛으로 보아도 좋다.)
그대가 섬기는 수호불이 누구이든, 정신을 집중하여 그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마법적인
환상처럼 보이는, 실체가 없는 그의 순수하고 신비한 몸에 정신을 집중하시오. 다음에는 그의
몸의 윤곽이 점차 사라지면서 투명한 '비어-있음' 속으로 용해되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시
오. 이런 명상을 반복하시오. 그대의 수호불을 마음 속으로 그리고, 다음에는 그가 투명한
빛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모습을 반복해서 상상하도록 하시오. 수호불과 투명한 빛을 하나로
본 다음에는 그대의 의식이 형체가 없는 무한한 공간 속으로 녹아 들어가, 밝게 빛나는 각성만
이 온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우주 속에 충만한 투명한
각성이 곧 붓다의 진리의 몸(法身)이라오. 스스로 존재하는 단순 명료한 그 진리의 몸과
하나되어 평안히 쉬도록 하시오.
앞에서는 여섯 존재 차원에서 비치는 희미한 빛을 자비로운 주님으로 볼 것을 요구했다. 이제
여기서는 신비한 몸과 투명한 빛을 통합하는 고차원적인 명상에 대해 가르친다. 먼저 꿈 속에
서 보는 환상같은 수호불의 신비한 몸에 정신을 집중한다. 다음에는 수호불의 이미지가 투명한
빛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렇게 수호불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투명한
빛과 하나되는 모습을 반복해서 명상한다. 다음에는 자기의 주관적인 의식이 투명한 빛 속으로
녹아들어가, 무한한 공간과 각성 즉 '비어-있음'과 투명성이 하나로 용해된 상태에 대해 명상한
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평안한 휴식을 취한다. 이 상태는 '비어-있음'과 각성, 신비한 몸과
투명한 빛이 통합된 상태이며, 이 상태가 곧 붓다의 진리의 몸(法身)이다. 진리의 몸은 태어나
는 것도 아니고 창조되는 것도 아니다. 진리의 몸은 이미 모든 것을 갖추고 스스로 존재한다.
그 안에는 앞으로 나타날 모든 상태까지 포함되어 있다.
파드마 삼바바는 중간계 상태에서는 지성의 힘이 이 세상에서 보다 9배 이상 강해지기 때문에,
누구라도 고차원적인 명상을 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기에 일반적인 수준의 영혼에게
최고 단계에서나 행하는 명상을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 명상을 통해 이 상태를 체험하면, 다시 태어나지 않고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음>
앞에서 일러 준 대로 명상하지 못하고, 따라서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우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자궁 입구를 찾아 돌아다닐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는 그의 이름을 부른 다음, 다음과 같이
일러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앞에서 일러 준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대는 지금 진화의
힘에 의해 위나 옆이나 아래로 머리가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오. 그렇다면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을 기억하고, 그분에 대해 명상하도록 하시오. 이제 앞에서 설명한 바 있는
무서운 광경이 나타날 것이오. 태풍과 눈보라가 몰아치고, 우박이 쏟아지며, 짙은 안개 속에서
수많은 무리가 그대를 치려고 몰려들 것이오. 그러면 그대는 어디로든 도망가 숨으려고 할
것이오. 이때 공덕을 쌓은 것이 없다면 비참한 장소로 숨어 들어갈 것이고, 공덕이 있다면
행복한 장소로 피해 들어갈 것이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 즈음에 그대가 태어날 땅이나
장소에 대한 상징이 나타난다오. 이 시기에 관련된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 있소.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듣도록 하시오. 생전에 전혀 수행한 바가 없어서 앞에서 일러 준 가르침을
통해서도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할지라도, 지금부터 일러 주는 가르침을 잘 듣고
이해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소. 그러니 잘 들으시오.
이제는 자궁 입구를 막는 것이 꼭 필요할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하오. 자궁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은 2가지가 있소. 첫째는 들어가려는 사람의 행동을 저지하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들어가려는 자궁 입구를 막아 못들어 가게 하는 방법이 있다오. 이제 들어가려는
사람의 행동을 저지시키는 첫번째 방법부터 설명하겠소.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첫번재 방법은, 수호불이나 수호신에 대해 명상함으로써
재탄생을 위해 자궁으로 들어가는 기계적인 과정을 방해하는 기법이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 아무개여! 그대의 수호불을 생생하게 시각화 하여 바라 보도록
하시오. 물에 비친 달처럼 실체가 없는 그의 신비한 형체를 생생하게 상상해야 하오. 그대의
수호불의 모습을 생생하게 시각화 할 수 없다면, 자비로운 주님 아발로키테스바라(觀世音菩薩)
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하시오. 수호불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다음에는, 그 형체가 사고의
대상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비어-있음' 속으로 사라져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시오.
깨달음을 얻은 붓다들게서 말씀하셨소. 이런 식으로 명상하면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그러니 일러 주는대로 명상하도록 하시오.
그래도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겠거든 자궁 입구를 막는 방법을 잘 듣고 그대로
시행하도록 하시오. 이제 제가 읽는 기도문을 따라서 반복하도록 하시오.
이 기도문은 <여섯 중간계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오.
오, 이제 탄생 중간계의 여명이 밝아 오고 있구나.
마음과 뜻을 한 데 모아, 긍정적인 진화의 추진력을 강화시키리라.
자궁 입구를 막고, 저항하리라.
긍정적인 생각과 용기가 필요한 이 때에,
질투심을 버리고, 결합하고 있는 모든 짝들을
나의 영적인 스승과 그의 짝으로 보리라.
뜻을 잘 생각하면서, 크고 분명한 소리로 이 기도를 반복하시오. 뜻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오. "이제 탄생 중간계의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는 것은, 그대가 지금 탄생 중간계
로 들어 가고 있다는 뜻이오. 물 속을 들여다 보아도 그대의 모습이 물에 비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그대가 탄생 중간계로 접어 들었다는 증거라오. 그대는 지금 물질적인 실체가 없는
정신적인 몸으로 탄생 중간계를 방황하고 있는 중이오. 그러므로 마음을 굳게 먹고 한 곳에
집중해야만 하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 집중이오. 고삐를 움켜잡고 말을 제어하듯이,
그렇게 그대의 마음을 흔들리지 않도록 제어하시오. 그러면 그대가 마음 먹는대로 될 수 있소.
그대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은 추호도 생각하지 마시오. 그대신 생전에 배운 진리나 가르침,
또는 입문할 때 스승께서 하신 말씀이나 <중간계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가르침>과 같은 책에 대한 영적인 설명 같은 데에만
마음을 두도록 하시오. 그리고 "긍정적인 진화의 추진력만 계속 강화시키리라"고 생각하도록
하시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시키는대로 하시오. 이 순간 그대의
결단에 따라 높은 차원으로 올가갈 수도 있고 낮은 차원으로 떨어질 수도 있소. 분명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게으름을 피우면 고통스러운 상황에 떨어질 것이오. 그러나 마음을 집중하여
긍정적인 생각만 한다면 행복하게 될 것이오. 그러니 마음을 집중하여, 선한 것만을 계속
생각하도록 하시오.
지금이 자궁 입구를 막을 때라오. 자궁 입구를 막고 저항해야 하오. 기도에서 말한
"긍정적인 생각과 용기가 필요한 이 때"가 곧 지금이오. 그대는 지금 용기있게 결단을 내리고,
자궁 입구를 막아야 하오. 자궁 입구를 막는 방법은 5가지가 있소. 마음 속에 꼭 기억해
두도록 하시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제 남녀가 성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환상이 보일 것이오.
그런 모습이 보일때, 그들 사이로 들어가지 마시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머물러 있으시오.
결합하고 있는 남녀를 그대의 스승과 그의 짝으로 보도록 하시오. 깊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 앞에 엎드려 정성껏 제물을 바치시오. 물론 제물은 상상으로 만든 정신적인 것이오.
그리고 진지한 태도로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도록 하시오.
그러면 자궁 입구가 확실히 막힐 것이오.
이 방법으로 자궁 입구를 막지 못하고, 자궁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힘이 계속 작용한다면,
그들을 그대의 수호불과 그의 배우자 또는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과 그의 배우자로 보도록
노력하시오. 그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영적인 깨달음을 얻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청하시오.
그러면 자궁 입구가 막힐 것이오.
이 방법으로도 자궁 입구를 막지 못하고, 자궁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힘이 계속 작용한다면,
애착과 증오의 힘을 돌려 놓는 3번째 방법을 사용해야 하오. 태어나는 형태는 4가지가 있소.
알에서 태어나는 형태(卵生), 자궁에서 태어나는 형태(胎生), 자궁이나 알을 통하지 않고 변화에
의해 태어나는 형태(化生), 따뜻하고 축축한 곳에서 태어나는 형태(濕生)가 있소. 이 중에서
알에서 태어나는 것과 자궁에서 태어나는 것은 비슷하오. 그대 앞에는 이미 성적인 결합을
하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소. 이때 애착과 증오의 힘에 영향을 받아 자궁 속으
로 들어가면, 말이나 새나 개나 인간 같은 존재로 태어나게 된다오. 그대가 남자로 태어나는
중이라면 남자로서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오. 아버지에 대해서는 강한 증오심이 생기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애착이 생길 것이오. 만약 여자로 태어나는 중이라면 여자로서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오. 어머니에 대해서는 강한 질투와 증오심이 생기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애착과 갈망을 느끼게 될 것이오. 이런 감정에 휩싸이면 자궁으로 들어가게 되오. 그러면
정자와 난자의 결합에서 비롯되는 희열을 체험하면서 의식을 잃는다오. 이때부터 그대의 몸은
물질적인 육체를 형성하기 시작하여, 때가 되면 어머니의 자궁 밖으로 나와 태어나는 것이오.
그대가 정신을 차렸을때, 강아지로 태어난 그대의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르오. 이전까지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개로 태어나서 개집에 묶여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이오. 돼지우리,
개미굴, 벌레구멍, 소나 양이나 염소 같은 가축의 외양간에 태어날지도 모르오. 그런 곳에
태어나면 인간 상태로 되돌아 오지 못하오. 지독하게 우둔하고 미혹된 상태에서 여러 가지
비참한 고통을 경험하게 될 것이오. 같은 식으로 지옥계나 아귀계 등을 떠돌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할 것이오.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소. 아! 아!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오.
거룩한 영적인 스승의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윤회의 깊은 구덩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오.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으시오. 그대에게 일러주는 이 가르침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도록 하시오.
그러면 이제 애착과 증오의 힘을 돌려 놓음으로써 자궁 입구를 막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소. 잘 듣고 기억하도록 하시오. 앞에서 드린 기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소.
자궁 입구를 막고, 저항하리라.
긍정적인 생각과 용기가 필요한 이 때에,
질투심을 버리고, 결합하고 있는 모든 짝들을
나의 영적인 스승과 그의 짝으로 보리라.
앞에서도 말했듯이 장차 남자로 태어날 상태라면 어머니에게는 애착을 느끼고 아버지에게는
증오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여자로 태어날 상태라면 아버지에게 애착을 느끼고 어머니에게 증
오심을 가지게 될 것이오. 이렇게 강한 질투심에 사로 잡힐 때를 위한 중요한 가르침이 있소.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애착과 증오심이 일어나거든 이렇게 생각하도록 하시오. "아!
이런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는 것이로구나. 애착과 증오를 버리지
않으면 끝없이 방황하게 되겠지. 고통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괴로움을 당하겠지. 그러
니 애착과 증오를 털어 버리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시는 애착과 증오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하자." 탄트라 경전은 이런 결단과 집중 상태가 자궁 입구를 막는다고 가르치고 있소.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그대의 마음을 한 곳에 집중 하시오.
앞에서 가르쳐 준 대로 명상을 해도 자궁 입구가 막히지 않는다면, 그래서 자궁으로 들어가려
는 힘이 계속 작용한다면, 현상의 비실재성에 대해 명상함으로써 자궁 입구를 막아야 하오.
이렇게 생각하도록 하시오. "암컷과 수컷, 어머니와 아버지, 태풍과 회오리 바람과 천둥,
무시무시한 광경 등 모든 현상은 실체가 없는 환영(幻影)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다. 실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신기루와 같으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 그런 것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두려워 하거
나 미워할 이유도 없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내 마음이 만들어 낸 환상이
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음 자체가 원래 고정 불변의 실체가 아닌 환영(幻影)인데, 마음이
만들어 내는 환상이 어찌 실체일 수 있겠는가? 전에는 이런 줄 몰랐기 때문에, 실체가 아닌
것을 실체인 줄 착각했던 것이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여기고, 허깨비를 현실적인
존재로 착각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윤회 세계를 방황했다. 이 시점에 와서 까지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실체가 아닌 환상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윤회 세계를 방황하면서
비참한 일들로 가득찬 수렁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꿈과 같은 환상이라
는 것을 깨달아야겠다. 메아리, 요정들의 도시, 신기루, 거울에 비친 영상, 허깨비, 물에 비친
달 그림자 같다는 것을 깨달아야겠다. 한 순간도 고정 불변의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분명한 비실재라는 것을 알아야겠다."
만약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이 '비어-있음'이 아니라면, 그것은 고정 불변의 실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체는 과학적인 탐구를 통해 밝혀져 누구나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
진정한 실체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을 진정한 실체라고
생각하는 무의식적인 습관이 있다. 무엇을 볼 때 그것을 그 자체로 독립성을 갖고 존재하는
객관적인 실체로 본다. 이런 정신적인 습관은 무지와 망상의 뿌리 역할을 한다. 만물이 자체로
서의 고유한 속성(自性)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붓다의 핵심적인 통찰이다. 붓다의 가르침
에 따르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실체성을 인정하는 정신적인 습관은 삶을 그릇된 길로
인도한다. 만물의 궁극적인 실체가 '비어-있음'을 깨닫고 체험하는 것이 지혜이며,
지혜를 통한 깨달음은 망상에 사로 잡혀 삶에 질질 끌려다니는 고질적인 질병을 치료해 준다.
현상이나 사물의 고유한 실체를 부정하는 것은 허무주의자가 되어 모든 것을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물과 현상에 대한 집착이나 종속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유동적인 현상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건 이런 것이고 저건 저런 것이다라는 확고 부동한 선입관을 갖지 않고,
꿈과 같이 확고한 실체가 없이, 상대적인 관계 속에서 흘러가는 현상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것은 최고로 진보한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복잡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 차원
에는 큰 충격을 준다. 굳게 의지하던 실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허무주의나 절멸주의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는다. 파드마 삼바바는 중간계 존재의 상태는 지극히
유동적이고, 지적인 능력 또한 9배 이상 확대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시기를
고차원적인 가르침을 전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마음을 집중하여 이 생각만 하도록 하시오. 그러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실체로 보는 정신
적인 습관은 서서히 침식될 것이오. 그대는 뿌리 깊은 습관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
오. 만물이 실재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면 자궁 입구가 확실히 막힐 것이오.
가르쳐 준대로 해도 실체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고 자궁 입구가 막히지 않는다면,
그래서 자궁으로 들어가려는 힘이 계속 작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심오한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시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앞에서 가르쳐 준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궁 입구가 막히지
않았다면, 투명한 빛에 대해 명상함으로써 자궁 입구를 막는 5번째 방법을 써야 하오. 이렇게
생각하도록 하시오. "모든 것이 내 마음이며, 이 마음은 비어-있다. 마음은 태어나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는다(不生不滅)."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자연스럽게 흘러 가도록 간섭하지
마시오. 물이 흘러 가듯이, 마음 스스로 제 길로 흘러 가도록 내버려 두시오. 편안한 상태로
마음을 풀어 놓으시오. 그러면 자궁 입구가 막혀, 4가지 종류의 태어나는 형태의 그 어떤 형태
로도 태어나지 않게 될 것이오. 그러므로 자궁 입구가 확실히 막힐 때까지 거듭거듭 이 명상을
하도록 하시오.
지금까지 자궁 입구를 막는 여러가지 확실하고 심오한 가르침을 일러 주었다. 어떤 사람이든지
이 가르침을 통해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지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 보통 사람,
둔한 사람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다.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영혼은 초자연적인 인식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대가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벙어리와
장님이었다 할지라도 중간계에서는 모든 감각이 완전하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그대가 하는
말을 모두 알아 듣고 이해한다. 그들은 계속되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면서 벗어날 길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의식의 활동을 방해하
는 조잡한 육신이 없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즉시 그 상태에 도달한다. 중간계에서는 지성이
9배 이상 투명해진다. 이 세상에서는 아무리 둔했던 사람이라도, 중간계에서는 진화의 힘에
의해 아주 뛰어난 지성적인 존재로 변한다. 그래서 무엇에 대해 어떻게 명상하라고 알려주면
그대로 이해하고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은 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가르침을 베푸는 천도 의식이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가르침을 베푸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책 <중간계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가르침>을 49일 동안 계속 읽어주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한 가지 가르침으로 자유의 경지에 들어가지 못했어도, 다른 가르침을 통해서는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가르침을 일러주는 것이다.
(본문에는 '49일'이 아니라 '9일'로 되어 있다. 쵸감 뚜룽빠의 번역본에도 '9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에반스 벤츠의 번역본에는 '49일'로 되어 있다. '9일' 보다는 '49일'이 내용의 흐름에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때문에 '49일'로 수정해서 옮겼다. 譯者註)
<자궁을 선택하는 법>
그동안 여러 가지 가르침을 받고도 생전에 밥먹듯이 죄를 지은 사람들, 선이라고는 씨도 찾아
보기 어려운 사람들은 자유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자궁 입구도 아직 막히
지 않은 상태이다. 그대는 지금부터 그런 사람들에게 자궁을 선택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도록
하라. 먼저 <붓다와 보살들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와 3가지 보물께 귀의하는 기도를 드려라.
그런 다음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3번 부르고, 다음과 같이 일러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아무개여, 잘 들으시오. 앞에서 여러 가지
가르침으로 안내했지만, 그대는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소. 자궁 입구가 막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그대는 육체를 갖게 될 것이오. 자궁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가지 중요한
가르침이 있소.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두도록 하시오.
자궁을 선택하는 문제는 고대 불교의 우주론에 잘 암시되어 있다. 고대 불교의 우주론에
따르면 이 세상은 4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4개의 대륙은 축이되는 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있다. 4개의 대륙 주위에는 8개의 부수적인 대륙이 딸려 있고, 모든 대륙이
산맥으로 연결된 상태로 거대한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지옥계와 아귀계는 산 밑에 있고,
그 보다 높은 영역들은 산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다. 고대 불교의 우주관과 지구가 둥글다는
현대의 우주론을 비교해, 세상의 중심축이 되는 산을 지구의 회전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축을 중심으로 여러 대륙이 뻗어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고대 불교의
우주론에 나오는 동쪽 대륙 비데하Videha를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포함되어 있는 오세아니아로 볼 수 있다.
남쪽 대륙 잠부드비파Jambhdvipa는 인도 대륙만을 가리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아시아를 가리킨다고 보면 된다. 서쪽 대륙 고다니야Godaniya는 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상응한다. 그리고 북쪽 대륙 쿠루Kuru는 고대 아메리카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방위는 세상의 중심이 되는 산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며, 이들 4개의 대륙은 당시 평화롭고
상당히 번성했지만, 인도가 포함된 잠부드비파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대륙에서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을 기회가 적었다고 한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이제 그대가 태어날 대륙의 상징과 특징들이 나타날 것이니,
잘 관찰한 다음 그대가 태어날 곳을 선택하도록 하시오. 그대가 동쪽 비데하 대륙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암수 거위들이 노닐고 있는 호수가 보일 것이오. 그러나 그곳으로 가면 안되오.
그곳으로 끌어당기는 힘에 저항하시오. 그곳에 태어나면 안락한 생활은 할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그곳은 영적으로 척박한 곳이기 때문에, 진리를 만날 기회가 없을 것이오.
그대가 남쪽 잠부드비파 대륙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아름답고 화려한 집들이 보일 것이오.
그곳으로는 들어가도 되오.
그대가 서쪽 고다니야 대륙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주위에서 암수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
호수가 보일 것이오. 그곳으로는 가면 안되오. 돌아 서도록 하시오.
그곳에 태어나면 큰 즐거움을 누릴 것이오. 하지만 그곳은 진리를 만나기 어려운 곳이오.
그대가 북쪽 쿠루 대륙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주위에 사철 푸른 나무들이 있고 그 아래에서는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호수가 보일 것이오. 이런 것이 보이는 것은 그대가 그곳에 태어나려고
한다는 징조라오. 그러나 그곳으로도 들어가면 안되오. 그곳에 태어나면 부를 누리며 장수할
것이오. 하지만 그곳은 진리를 만나기 어려운 곳이오. 그러니 그곳으로 가지 마시오.
그대가 신들의 영역인 천상계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여러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고층 저택이
나타날 것이오. 그곳은 들어가 살만한 곳이오. 그러니 들어가도 좋소.
그대가 아수라계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아름다운 과수원이나 회전하고 있는 불바퀴가 보일
것이오. 그곳은 포기하시오. 그곳으로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되오.
그대가 축생계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동굴과 구멍과 초막들이 마치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희미하게 보일 것이오. 그곳으로 들어가면 안되오.
그대가 아귀계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검게 그을린 그루터기와 어두운 골짜기와 시커먼
그림자 같은 것이 보일 것이오. 그곳으로 가면 끊임없이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을 겪는
가련한 존재로 태어난다오. 그러니 그곳으로는 들어가지 마시오.
결단을 내리고 과감히 돌아서도록 하시오.
그대가 지옥계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부정적인 까르마의 노래 소리가 들릴 것이오. 그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것이며, 어둠에 휩싸인 섬이나 시커먼
집 또는 빨간색 집이 보일 것이오. 시커먼 구덩이와 검은 길일 보일 수도 있소. 그대는 견딜
수 없는 뜨거움과 추위를 느낄 것이오. 그곳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시오. 지금이 곧 "자궁 입구를 막고, 저항할" 때라오.
파드마 삼바바는 이제 중간계를 여행하는 사람이 윤회의 사슬에게 풀려나 투명한 빛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린듯이 보인다. 그래서 재탄생을 위한 안내를 시작한다.
그는 바람직하지 못한 곳 또는 처참한 상태에 대해서는 "그곳으로는 들어가지 마라"고 단호하
게 말하며, 의지력을 총동원해 최종적인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그런 곳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충동을 버리고, 비참한 상태에 태어나는 길에서 돌아서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
까지 온 중간계 존재는 습관적인 충동과 과거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영웅적인 노력이 없이는 그 길에서 쉽게 돌이킬 수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는 가는 것을 원치 않을지라도, 진화의 추진력에 몰려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그대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오.
복수자와 도살자들이 그대를 끌고 갈 것이오. 그대는 흑암과 회오리 바람, 유혹과 귀를 찢는
소음, 눈보라와 폭풍우, 천둥과 번개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을 것이오.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 숨을 곳을 찾게 될 것이오. 그래서 앞에서 얘기한 아름다운 집이나 바위 동굴, 또는
연꽃으로 둘러싸인 구덩이나 빽빽한 숲 같은 곳으로 들어가 숨을 것이오. 그런 곳으로 들어가
면서 "여기서 절대로 나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할 것이오. 그대는 그대가 깃든 장소에서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곳에 대단히 집착하게 될 것이오. 밖으로 나가면 중간계의 공포와
만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열등한 형태의 몸을 입을 지라도 그대가 깃든 곳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 낳다고 생각할 것이오. 수많은 고통이 뒤따르는 재탄생의 길은 이런 식으로
가게 된다오. 그대가 이런 상태에 처하게 되면, 마귀와 도깨비가 그대를 홀리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이런 상태에 처한 그대에게 필요한 중요한 가르침이 있소. 잘 듣고 마음에
새기도록 하시오.
복수자에 쫓기며 대책없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때, 즉시 쳄촉 헤루까나 하야그리바나 바즈라
파니 주님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시오. 그대 자신의 수호불이 있다면 그의 모습을 그려도
좋소. 거대한 몸집에, 무쇠 같은 팔다리로 마귀들을 한 방에 가루로 날려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그들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시오. 그대는 그들의 은혜와 자비로 복수자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오. 복수자의 손에서 벗어나면 좋은 자궁을 선택할 기회와 힘이 주어질
것이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가르침이오. 그러니 마음 속에 굳게 간직하도록
하시오.
'쳄촉 헤루까'는 파드마 삼바바 당시의 탄트라에서 가장 힘이 센 수호불이다. 그는 머리 하나에
팔다리가 둘씩인 평범한 모습부터 천 개의 머리와 천 개의 팔다리를 가진 모습까지 매우 다양
한 형상으로 묘사된다. 머리와 팔다리가 여럿인 모습은 천지 사방에 흩어져 있는 악의 세력을
제압하는, 금강석 같이 견고한 깨달음을 상징한다. '하야그리바'는 자비로운 주님 아발로키테스
바라(觀世音菩薩)가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난 존재이다. 그의 몸은 암적색이며, 머리는 말(馬)
머리로 녹색이다. '바즈라파니'(金剛手)는 짙은 녹색의 몸을 가진 무서운 모습의 보살이다. 붓다
들의 힘이 현상으로 나타난 존재로서, 바즈라파니 보살의 모습 역시 다양한 형태로 묘사된다.
여기서 힘이 센 수호불들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라는 이유는 그 자리에서 자유의 길에
들어서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들의 무서운 모습을 시각화 하면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짧은 순간이나마 재탄생 과정이 멎게 된다. 그러면 재탄생 과정이 일시 정지한 그때 좋은
자궁을 찾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나오는 수호불들의 모습에 익숙치 않는 사람에게는,
그가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세고 무서운 신이나 수호 천사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명상적인 영역[無色界天]에 거하는 신들은 사마디(三昧)의 힘에
의해 그런 곳에 태어나는 것이오. 아귀계에 거하는 프레탄 같은 악한 영들은, 중간계를 여행하
는 동안 자기 이미지를 바꾸어 여러가지 형태로 그 모습을 바꾼다오. 프레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마귀나 도깨비가 되기도 한다오. 그들은 스스로 자기 이미지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정신적인 몸 자체를 마법적으로 변형시킨다오. 지하 세계에 사는 프레탄들, 공간을
날아 다니는 프레탄들, 그리고 8만 종류의 마귀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 이미지를 바꿈으로써,
그에 상응하는 몸을 입고 다시 태어난다오. 지금 그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마하무드
라(大印) 즉 '비어-있음'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을 환상으로
보는 명상을 하시오. 이것도 할 수 없다면, 어떤 것에도 애착을 갖지 말고 자비로운 수호불만
일념으로 명상하도록 하시오. 그러면 그대는 중간계에서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을 성취하게
될 것이오.
'명상적인 영역'은 4층으로 되어 있는 '무형의 하늘'(arupaloka 無色界天)을 가리킨다. 이 영역은
무한한 공간, 무한한 의식, 절대적인 무, 의식과 무의식을 초월한 상태로 존재한다. 신적인
존재들은, 집중적인 명상을 통해, 명상 속에서 자신과 하나로 통합된 이런 영역에 태어난다.
프레탄이나 마귀 같은 저급한 존재들도, 스스로 그린 자기 이미지에 상응하는 몸을 입는다.
파드마 삼바바는 여기서 중간계를 여행하고 있는 사람의 자기 책임을 환시시키고 있다. 중간계
존재는 자기가 집중하여 상상하는 모습으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태어나든
모든 결과가 자기 책임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말이다. 파드마 삼바
바는 환생의 형태가 결정되는 이 위기의 순간에도 수호불에 대해 명상하는 탄트라 수행을
권하고 있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진화의 추진력 때문에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자궁을 선택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테니 잘 듣기 바라오. 그대 앞에 나타나는 아무 자궁에나
들어가서는 안되오. 쫓아 오는 복수자 때문에 들어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야
그리바 주님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시오. 그대에게는 미묘한 투시력이 있기 때문에, 그대
앞에 나타나는 여러 장소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니 충분히 파악한 다음,
그대가 태어날 곳을 지혜롭게 선택하시오. 그대는 영혼을 순수한 붓다의 땅으로 옮겨 거기에
태어나든지, 아니면 자궁을 선택하여 순수하지 못한 윤회 세계에 태어날 것이오.
이 2가지 경우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려 줄테니 그대로 따라 하기 바라오.
그대의 지성이 밝고, 따라서 그대의 영혼을 다끼니 천사들의 영역으로 옮길 수 있다면,
마음을 모아 다음과 같이 생각하도록 하시오. "아! 나는 얼마나 비참한 존재냐! 영겁의 세월을
윤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방황하지 않았는가! 태어날 때마다 그토록 많은 붓다들을
만났음에도, 아직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니 이 얼마나 가련한 신세인가! 이제 끝도 없이
반복되는 이 지루한 윤회의 삶을 거부하겠다. 아주 철저하게 거부하겠다. 이제 여기에서
벗어날 준비를 해야겠다. 아미타바 붓다(阿彌陀佛)의 발 앞에 피어 있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
희열이 넘치는 서방정토 수카바티에 태어나고 말겠다." 여기서는 서쪽에 있는 순수한 땅
수카바티에 태어나겠다고 강력하게 염원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오. 그대가 염원하는 땅이 꼭
수카바티가 아니라도 괜찮소. 그대는 아미타바(阿彌陀佛)의 수카바티, 아크소비야(不動佛)의
즐거움의 땅 아비라티, 바이로차나(大日如來)의 순수한 땅 가나뷰하, 지상에 있는 바이쉬라바
나(多聞天王)의 낙원 알라카바티, 지상에 있는 아발로키테스바라(觀世音菩薩)의 낙원 포타라카,
또는 웃디아나에 있는 파드마 삼바바의 연꽃 궁전에 태어나는 것을 염원할 수 있소. 마음을
집중하여 순수한 땅에 태어나고자 간절히 염원하면, 그 순간 즉시 그곳에 태어날 것이오(化生).
진리의 주님 마이트레야(彌勒菩薩)가 계시는 투쉬타 하늘(兜率天)에 태어나기로 마음 먹고,
"나는 지금 중간계에 있다. 진리의 주님 마이트레야가 계신 투쉬타 하늘에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니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금 그리 들어가겠다."고 염원한다면,
마이트레야가 계신 곳에 피어 있는 연꽃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날 것이오.
붓다의 순수한 땅은 상당히 먼 곳에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존재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중간계 존재의 정신적인 몸은 순식간에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 따라서 붓다와
보살들의 자비에 힘입어, 순수한 땅을 생각하는 순간 그곳에 도달할 수가 있다. '수카바티'와 '
아비라티'와 '가나뷰하'는 붓다들이 지배하는 천상적인 영역이다. 이 중에서 수카바티가 가장
유명하다. 수카바티는 여러 주요 경전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곳에 태어나는 존재들은
자궁 대신 연꽃을 통해 태어난다. 그들은 천사와 같은 몸을 갖고 있으며, 성적인 구별도 없다.
그들은 대기에서 순수한 에너지를 흡수한다. 따라서 음식을 먹지 않고 배설도 하지 않는다.
그 땅은 흙 대신 보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곳에는 위험도 없고 불행도 없다. 붓다는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항상 보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명상을 할 수 있다. 그곳은 영적인 진화를 위한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석가모니 붓다의 땅이라고 하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사아(Saha)라고 한다. 비말라키르티
수트라(維摩經)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천상에 있는 붓다의 땅 보다 영적인 진화에 훨씬
더 적합하다. 고통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원이 있고, 또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자비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 곁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혜를 통한 깨달음과 자비는 분리할 수 없다. 따라서
고통이 있는 이 세상이, 자비심을 키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에도 깨달음으로 충만한 낙원이 있다. 이런 낙원은 보살이나 신이나 수호불, 또는
깨달음을 얻은 성자들이 자비로 다스리고 있다. '바이쉬라바나'(多聞天王)는 석가모니가 지상에
서 활동하고 있을 때 불교에 귀의한 신적인 존재이다. 그의 영역인 알라카바티는 북극 근처에
있으며, 그 땅에는 많은 보물이 있다고 한다(대중적인 불교 신화에서는 바이쉬라바나가 서양의
산타크로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포타라카는 인도 남부 해안 지방의 거룩한 산 꼭대기에
숨겨져 있다. 이곳은 아발로키테스바라(觀世音菩薩)와 타라와 그들을 수행하는 신들의 고향이
다. 웃디아나는 파드마 삼바바와 그의 제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아프간 산악 지대의
어디 쯤에 있다. 후대의 티벳 신화에서는 그 위치가 인도 동남부 어디 쯤에 있는 코퍼 산(장독
펠리)으로 바뀌었다. 미래에 이 땅에 출현한 붓다인 마이트레야(彌勒)는 수다르마에 거주하고
있다. 수다르마는 투쉬타 하늘(兜率天)에 있는, 진리의 가르침으로 유명한 낙원이다.
투쉬타 하늘은 6층으로 되어 있는 욕망의 하늘(欲界 6天)에 속해 있으며, 기쁨에 젖어 있는
신들이 살고 있다.
불교의 수행자들은 일상적인 삶을 떠나 천상과 지상에 있는 낙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이 땅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
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일신의 안락을 추구하기 보다는 모든 중생이 구원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자기 자신의 붓다의 땅을 건설하여, 중생을 그 땅으로 인도하고
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순수한 땅과 낙원에서의 하루는 이 세상에서의 몇 년과 맞먹는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용사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 중생들이 고통 받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땅에 태어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그대 자신이 순수한 땅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자궁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순한 윤회 세계에
태어나기 위해 자궁을 선택하는 방법 또한 있으니, 잘 듣기 바라오. 그대의 투시력을 사용하여,
앞에서 설명한 대륙들 중에서 진리가 널리 퍼져 있는 곳을 선택하도록 하시오. 여기서 주의해
야 하오. 그대가 만약 거름 더미 속에 태어날 운명이라면, 거름 썩는 냄새가 오히려 향기롭게
느껴질 것이오. 그래서 거름 더미 속으로 끌려가 거기서 태어나게 될 것이오. 그러므로 그대
앞에 나타나는 현상이나 느낌에 집착하거나 환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시오. 냉정하게 좋은
자궁을 선택하도록 하시오. 이때 의지의 힘 즉 마음의 방향이 중요하오. 이런 마음을 품도록
하시오. "아! 나는 이제 뭇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세상을 다스리는 왕으로 태어나리라. 또는
승려나 제사장으로 태어나서 뭇 중생들이 쉴 수 있는 큰 나무 역할을 하리라. 또는 성자(聖者)
의 자식으로 태어나리라. 또는 진리를 따르는 고결한 가문에 태어나리라. 또는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리라. 기필코 뭇 중생들을 좋은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위대한 자질을 갗춘 몸을 입고 태어나리라." 이렇게 단단히 각오하고 자궁을 찾아 들어가기
바라오. 그러면 그대가 들어가고 있는 자궁이 하늘 나라 궁전처럼 보일 것이오. 시방위(十方位)
에 거하는 모든 붓다와 보살들께 기도하시오. 수호불들께 기도하시오. 특히 자비로운 주님(觀世
音菩薩)께 기도하시오. 그리고 그들 모두가 그대가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축복해 주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하도록 하시오.
자궁을 시각화 하는 방법은, 자궁을 깨달음을 진전시키기 위한 이상적인 환경 즉 만다라 궁전
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만다라 궁전과 하늘 나라의 저택들을 수호불들의 자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문의 내용은, 정신적으로 아주 예민하고 창조적인 중간계 존재로 하여
금 스스로 영적인 성숙에 가장 좋은 자궁을 만들어, 그곳으로 들어가라는 요구이다.
이상적인 자궁으로 들어가는 것은 일종의 왕위 즉위식이다. 따라서 붓다와 보살과 수호불들의
허락과 축복이 있어야 한다.
자궁을 선택하는 데에는 실수할 위험이 늘 있소. 진화의 추진력[까르마]에 영향을 받아 좋은
자궁이 나쁘게 보일 수도 있고, 나쁜 자궁이 좋게 보일 수도 있소.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태도
를 갖는 것이 중요하오. 어떤 자궁이 좋게 보일지라도 집착하지 않도록 하시오. 또 어떤
자궁이 나쁘게 보여도 혐오하거나 반발하지 마시오. 무엇을 바라거나 무엇을 미워하지 말고,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다는 보편적인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하오.
욕망이나 증오심 같은 감정에 휘말리지 않아야만 자기가 들어갈 자궁의 성격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참한 상태에 태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 냉정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3가지 보물에 의지함>
수행을 통한 깊은 체험이 있는 몇몇 사람은 제외하고는, 무의식 속에 샇여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기가 아주 어렵다. 그러므로 만약 우둔하거나 짐승처럼 야만적이라고 집착과
반발심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3가지 보물 즉 붓다(佛)와 진리(法)와 진리를 따르는 공동체(僧)
에 의지하도록 함으로써 무의식 속에 쌓여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시킬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름을 부른 다음, 다음 가르침을 7번까지 반복해서 읽어 주도록 하라.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가 욕망과 증오심을 버리지 못하여 자궁 입구를 올바로
선택할 수 없다면, 그대 눈에 무엇이 보이든지 상관하지 말고, 3가지 보물을 부르고 거기에
의지하시오. 그리고 자비로운 주님(觀世音菩薩)께 기도하시오. 움추리지 말고, 머리를 들고
당당히 앞으로 나가시오. 그대가 중간계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랑하는
아들이나 딸이나 친구들에 대한 애착을 버리시오. 그들은 지금 그대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오. 인간계에서 비치는 푸른색 빛이나 천상계에서 비치는 흰색 빛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
아름다운 정원과 보석으로 꾸며진 궁전으로 들어 가시오.
이렇게 7번 읽어준 다음에는 붓다와 보살들께 가호를 비는 기도를 드려라. 그리고 <중간계의
여행의 두려움에서 도움을 청하는 기도>와 <여섯 중간계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
그리고 <중간계의 곤경에서 구원을 청하는 기도>를 7번 읽어 주도록 하라.
그리고 <몸을 구성하는 다섯 무더기(五蘊)를 해방시키키는 만트라>와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을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어 주어라.
<중간계의 여행의 두려움에서 도움을 청하는 기도>와 <여섯 중간계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 그리고 <중간계의 곤경에서 구원을 청하는 기도>는 이 책 2부 첫 부분(제 5장)에 실려
있다.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은 7장 맨 앞에 실려 있다. <몸을 구성하는 다섯
무더기(五蘊)를 해방시키는 만트라>는 이 책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몸을 구성하는 다섯 무더기(五蘊)를 해방시키는 만트라>는 종이에 쓰거나 금속판에 새겨서
죽은 사람의 품 속에 넣기도 하고, 큰 소리로 읽어 주기도 한다.
이 가르침을 제대로 읽어주면 수행이 깊은 요기와 요기니들은 죽음의 순간에 즉시 의식의
전이(轉移)가 이루어져, 중간계를 방황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들은 절대 자유의 경지를 향해
곧바로 올라갈 것이다. 수행의 깊이가 조금 모자라는 사람은 죽음 중간계에서 궁극적인 실재의
투명한 빛을 인식하여, 깨달음을 얻고 절대 자유의 경지를 향해 곧바로 올라갈 것이다.
수행의 깊이가 더 낮은 사람들은 7일 동안 계속되는 자애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이 나타나
는 저승 중간계나, 역시 7일 동안 계속되는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이 나타나는 저승
중간계에서 자유의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 깨달음을 얻는 시기는 각자가 지닌 진화의 추진력과
지적인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여러 가지 가르침이 단계적으로 주어지는
데,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은 그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가르침을 이해하고 절대 자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죄와 장애물로 뒤범벅이 된 부정적인 진화의 추진력[까르마]이 강한 사람은, 저승 중간
계에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탄생 중간계까지 방황하며 내려간다. 탄생 중간계에서도
사다리의 발판처럼 여러 단계의 가르침이 차례로 주어진다. 그래서 이 가르침을 통해서는
깨닫지 못했다 할지라도, 다음에 주어지는 가르침을 통해서는 투명한 빛을 인식하고 자유의
경지로 들어갈 수 있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진화의 힘을 쌓은 사람은 투명한 빛을 인식하지
못하고 두려움과 공포에 떨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궁 입구를 막는 방법과
좋은 자궁을 선택하는 다양한 가르침이 주어진다. 그들은 다양한 가르침 중에서 어느 한
가르침을 통해서 진리를 깨닫고, 최상의 상태에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짐승같이 야만적인
가장 저급한 사람들은 3가지 보물에 의지함으로써 비참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이
3가지 보물에 의지하면 자유와 기회가 허락된 고귀한 인간의 몸을 입고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그리하여 다음 생에서는 영적인 스승과 훌륭한 수행의 벗을 만나, 영적인 가르침을 받아
자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탄생 중간계에서 이 가르침을 듣는다면, 마치 물이 콸콸 흘러가도록 도랑을 넓히는
것처럼, 선한 진화의 추진력이 계속 확장 되도록 그 길을 트는 것과 같은 힘을 발휘할 것이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이 가르침을 듣는다면 분명히 자유의 경지에 도달한다. 중간계에서는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이 일제히 나타나 빛을 비추어 주고, 마귀와
악마 같은 부정적인 존재들 조차도 깨달음을 자극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 가르침을
이해하고 마음을 돌이키기만 하면 자유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중간계 존재의 몸은
피와 살로 된 물질적인 육체가 아니라, 마음이 만들어 내는 정신적인 몸이기 때문에 변형이
쉽게 이루어진다. 중간계 존재는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미묘한 투시력을 통해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 가르침을 이해하기만 하면, 그들의 의식은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 중간계는 영적인 진화를 위한 최적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계는 일종의 가속기(加
速機)와 같다. 또는 100명의 장정이 달라붙어도 꼼짝도 않는 거대한 통나무라도 물에 띄우면
쉽게 옮길 수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서는 쉽게 변할 수 없던 사람이라도 중간계에서는
쉽게 변한다. 고삐만 잡아 당기면 말이 방향을 바꾸는 것처럼, 중간계에서는 마음만 바꾸면
변형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시체 곁에서 친구가 이 가르침을 읽어 주도록 하라.
콧구멍에서 피와 누런 액체가 흘러 나올 때까지 거듭거듭 읽어 주어라. 이때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죽은 자에게 제사드리기 위해 동물을 잡아서는 안된다. 친구와 가족들은 시체곁에서
통곡하거나 비통해하면서 소란을 피워서는 안된다. 될 수 있는 한 조용하고 덕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이 책 <중간계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가르침>을 읽어준 다음에는 이와 관련된 다른 가르침을 읽어주는 것도 대단히 유익하다.
물론 이 가르침은 계속 반복해서 읽어주어야 한다. 읽어주는 사람은 낱말의 뜻과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죽음의 징조를 통해 그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뜻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큰 소리로 읽도록 하라. 건강이
여의치 않다면 동료 수행자에게 읽고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라.
그러면 분명히 절대 자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가르침은 별도의 수행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것은 보거나 듣거나 읽음으로써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심원한 가르침이다. 만약 7마리의 사냥개의 추격을 받는 중에도 이 가르침의
낱말이나 내용의 의미를 잊지 않는다면, 아무리 사악한 죄인이라도 비밀스러운 진리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붓다들 조차도, 죽음 순간에 완전한 깨달음을
얻게 하는 데에는 이 보다 더 나은 가르침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써 모든 중생을 절대 자유의 길로 인도하는, 중간계에 관한 가장 심오한 가르침인
<중간계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가르침>을 끝맺노라.
하아 트바 트바 갸 갸아 HAA THVA THVA GYA GYAH
우리는 이제 중간계 여행을 끝냈다. 우리의 여행이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절대 자유를
성취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아니면 적어도 보다 나은 환경에 재탄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들이 생전에 중간계로 전이(轉移)하는 수행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中間界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본래 상태의 해탈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책>이 제시하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난 친구나 가족들과 앞으로도 계속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들이 깨달음을 성취했다면, 우리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환생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맞이하는 삶의 위기에 자유와 지혜와 자비로 품어 주는, 깨달음을 돕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그가 만약 좋은 환경에 다시 태어났다면, 분명히 우리와 전생에 맺었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상황이든지 아니면 앞으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가진 그런 상황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전생의 관계를 인식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상호 관계 속에서 깨달음을 향해
함께 전진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중간계를 여행하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마음 속에 새기고, 그 가르침이 필요하게
될 때를 위해 각오를 새롭게 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마음이 맞는 수행의 벗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은 이 가르침을 서로 읽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읽을
당시에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읽어 준다는 심정을 갖는다면 더욱 좋으리라.
그가 아는 사람이든지 모르는 사람이든지 그건 상관 없는 일이다. <붓다의 세 몸인 스승에
대한 기도>와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도 계속 읽어, 가능하다면 암기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암기는 못한다 할지라도 아주
친숙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을 계속 읽고
명상함으로써 붓다의 시각과 느낌을 계발하고,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수호불들을
가족처럼 친밀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여러 가지 경전을 두루 읽어야 한다.
특히 자타카(Jataka 本生經)에 나오는 붓다의 전생 이야기나 붓다의 땅에 대한 이야기,
또는 깨달음을 얻은 성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는 것이 좋다.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속한 전통에 부합되는 신과 천사와 영적인 스승들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명상함으로써, 그들과 친숙해 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브라함, 모세, 예수, 마호멧, 공자, 노자,
라마, 크리슈나, 시바, 또는 이들의 뒤를 잇는 성자들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외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일지라도, 신적인 존재 또는 초인적인 존재를 가정하고 그들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을 훈련시켜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누가 아는
가. 죽으면 영원한 망각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죽은 다음에 그들과
만나게 될지. 또 그들에 대해 친숙한 느낌을 갖고 있으면,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도 두려움을
극복하기가 훨씬 더 쉽지 않겠는가.
무엇 보다도 <티벳 死者의 書>의 가르침을 늘 염두에 둠으로써, 죽음을 생각하거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정신병적인 증세를 보이지 말아야겠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었다면 비통해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좋다. 슬픔에 젖어 있기 보다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슬퍼하며 통곡하는 것은 대부분 관습에 따른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죽은 자를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죽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보이기 위해서, 또는 자기만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을 완화시키거나 혼자 남게 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울며불며 야단 법석을 피는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그의 중간계 여행을 방해한다는 <티벳 死者의 書>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장례식의 주인공은 죽은 사람이다. 그는 지금 중대한 삶의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그가 지금 받는 영향은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앞으로 전개될 그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책 <티벳 死者의 書>의 정신을 마음 속에 새기고,
가장 좋은 기회에 가장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