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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에서 관절까지~ 팔팔하게 관리법◑
푸른 하늘과 숲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5월이다. 자연만큼이나 들뜨고 설레게 하는 행사도 가득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초파일, 스승의 날, 그리고 성년의 날까지! 산으로 들로는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외출할 날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기분만큼 외출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조금만 오래 걸어도 허리와 다리가 아프고 저리거나, 조금만 무거운 것을 들어도 어깨와 목덜미가 뻣뻣하고 묵직해지는 사람들이다. 외출이 괴롭기만 하고, 일상생활마저 불편한 이들이 척추에서 관절까지 일상의 통증을 없애고, 팔팔하게 관리할 방법은 무엇일까? 그 비법을 알아보았다.
허리를 삐끗해 앉는 것도, 서 있는 것도 고역일 때 우리는 정형외과를 찾는다. 진료 접수를 하고 나면 당연한 절차로 엑스레이를 찍는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진료실에 들어가면 담당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진료하고 처방한다.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절차이다. 그래서 엑스레이나 MRI를 안 찍는 정형외과를 상상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부산 황윤권정형외과 황윤권 원장은 엑스레이나 MRI 없이 정형외과 진료를 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내원한 많은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 과연 어떻길래?
정형외과 전문의로 활동하다 황윤권 원장은 첫 개원을 했다. 많은 환자가 찾아왔고 수입도 꽤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마음에 맺히기 시작했다. 각각의 환자가 각기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데 의사인 자신이 내리는 처방은 거의 똑같은 진통제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처방이 남다른 것도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늘 그렇게 해왔고, 다들 하고 있는 치료였다.
하지만 황윤권 원장은 “이러한 치료가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만 슬쩍 덮어놓는 치료라는 것이 개원생활을 힘들게 했다.”고 고백한다.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무력감은 견디기 어려웠고, 결국 개원 1년 만에 아내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병원을 접었다. 그리고 다시 봉직의로 수술 위주의 치료를 하면서 전에는 소홀히 했던 외래진료 환자들을 열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환자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증세를 호소하는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고, 만져보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환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교과서나 선배들에게서 배운 것들과 다른, ‘통증’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을 고치는 진짜 치료를 배웠다.
그것은 ‘기본’이었다. 황윤권 원장은 “‘기본’이란 증세를 일으킨 원인을 먼저 해결한 후에 통증을 해결하는 제대로 된 순서 치료”라며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통증부터 혹은 통증만 치료하고 근본원인은 여전히 해결하지 않는 각종 치료법은 기본이 아니다.”고 말한다.
황윤권 원장은 “‘기본’만 알아도 ‘팔팔하게’ 자기 몸을 관리하기가 쉬워진다.”며 자신이 터득한 무릎, 허리, 어깨 통증에 관한 ‘기본’을 본지의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었다. 하나씩 해보면서 건강하게 팔팔하게 관리해보자.
무릎 통증 혹은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기본은 먼저 무릎을 관찰하는 것이다. 무릎 앞의 동그란 뼈(슬개골) 하내(下內) 측 부분을 자세히 관찰하는 게 우선이다. 누구나 젊은 시절에 비해 두꺼워져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데, 젊은 시절의 내 무릎 상태를 잘 모르겠다면 자녀 등 주변에 있는 젊은 사람의 무릎을 살펴보자.
▲슬개골 주위 연부조직이 두꺼워져 있는 ‘퇴행성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두꺼워진 부분을 반복해서 깊게 눌러보면 통증이 느껴진다. 슬개골 하내 측의 아픈 곳이 바로 우리가 “무릎이 아파요.”라고 할 때 통증이 있는 곳이다. 흔히 생각하듯 무릎 속의 연골이 닳거나 연골판이 찢어져서 통증이 오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무릎 통증은 환자 눈으로 볼 수 있고 스스로 눌러봐서 확인할 수 있는 피부 바로 밑의 연부조직(뼈 이외의 근육·힘줄 같은 부드러운 조직)에서 시작된다.
치료는 두꺼워져서 아픈 곳을 원래대로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방법은 딱딱하게 마른 명태를 반찬으로 쓰기 위해 두들겨서 부드럽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랫동안 딱딱하게 굳어져 온 슬개골 밑의 연부조직을 손에 쥘 만한 바닷가의 몽돌이나 그와 비슷한 것 등을 이용해서 마늘을 찧듯이 아프도록 두들겨서 풀어주는 것이다.
오랜 세월 굳어져 온 변화인 만큼 쉽게 부드럽게 하기는 힘들다. 당연히 오랫동안 반복해서 아프도록 두들겨서 풀어내야 한다. 여기서 ‘아프도록’이라는 표현을 이해해야 한다. 아픈 무릎을 고치려면 더 ‘아프도록’ 두들겨서 풀어내는 과정을 꼭 겪어야만 한다.
무릎관절염에 대한 또 다른 기본은 무릎을 완전히 펴고, 굽히는 게 잘 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무릎이 다 펴지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발뒤꿈치를 소파 팔걸이 같은 곳에 올려놓고 무릎을 눌러 보는 것이고 통증이 없으면 다 펴진 것이다. 만약 눌러도 통증이 있으면 무릎이 다 안 펴진 것이기 때문에 눌러서 안 아프도록 반복해서 눌러주어 펴는 습관을 반드시 해야 한다.
물론 이것도 며칠 만에 되지 않고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퇴행성변화인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해서 해야 한다. 굽히는 것은 쪼그리고 앉거나 손으로 발목을 잡아당기거나 해서 발뒤꿈치가 엉덩이에 닿도록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굽혀서 아프면 안 아플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무릎을 ‘아프도록’ 두들기고, ‘아프도록’ 관절 체조를 해서 굳어진 관절을 원래의 부드러운 관절로 만들어가는 게 무릎관절염 치료의 기본이다.
이런 치료는 의사가 해주는 게 아니고 환자 자신이 자기 무릎에 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비싼 검사나 비싼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 무릎 관절염은 병원에서 고쳐가는 병이 아니라 병원에서 고치는 법을 배워서 스스로 고치고 관리해나가는 병이다(허리, 어깨 치료의 경우도 똑같다).
걸을 때의 기본 자세만 알아두어도 무릎, 허리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걸을 때 무릎을 약간 굽히고 엉덩이도 뒤로 뺀 채로 걷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이런 자세는 허리, 무릎에 긴장이 많이 실려 아픈 증세를 더 악화시킨다.
무릎, 허리가 아프면 통증 때문에 이런 자세로 걸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자세를 새로 익혀서 힘들어도 참고 계속해서 바른 자세를 연습하면 반드시 고칠 수 있고, 무릎(허리도)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걸을 때는 목, 허리, 무릎을 완전히 펴고 걷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
걷기의 기본자세는 일어나서 첫째 한 박자 쉬고, 둘째 무릎을 쫙 다 편 다음에, 셋째 골반을 앞으로 내밀어서 몸을 쭉 편 다음 걸어나가는 것이다.
주위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자세는 스스로 챙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동작 하나하나를 순서대로 한 후에 걸음을 시작하면 걷기가 수월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무릎, 허리에 힘을 뺀 채 첫걸음을 시작해서 계속 그 자세로 걷는 것이 아픈 내 몸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치료이다. 환자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자세이며, 이런 걸음 시작의 습관을 늘 연습해서 노인이 되어도 늘씬하게 쭉 펴진 자세를 유지한다면 ‘팔팔하게’ 무릎(허리도)을 관리할 수 있다.
TIP. 주의점
흔히 무릎 통증의 원인을 연골이 닳아서,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었기 때문으로 아는 환자들이 많은데, 검사결과라고 보여주는 그림 속의 닳고, 너덜거리는 것들은 단지 노화로 말미암은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연골이 닳거나 연골판의 퇴행성 변화들은 무릎에서 통증을 일으키지도 않고 치료의 대상도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기본처럼 무릎관절염의 통증은 이런 것들과는 대개는 무관하다. 따라서 연골이나 연골판 때문에 해야 하는 비싼 검사나 검증되지 않은 각종 치료는 무릎 통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아 두길 바란다.
허리 통증의 기본은 근육의 이해에서 시작된다. 근육은 몸이 움직일 때마다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이러한 근육이 힘들어하는 때는 늘어나고 줄어드는 기능을 못하게 하는 긴장이 계속될 때이다. 즉 근육은 긴장이 쌓이면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그 긴장이 통증으로 바뀌는 데는 긴장이 쌓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근육이 몇 분 만에 긴장이 쌓여 통증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허리 근육처럼 크고 강력한 근육들은 몇 분이 아니라 10년, 20년, 혹은 몇십 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이런저런 긴장을 쌓아갈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쌓여온 허리 근육의 긴장이 한계를 넘는 순간 허리 통증으로 바뀐다.
보통 허리 통증이 오면 마치 그날 우연히 짐을 드는 자세가 잘못되어서, 삐끗해서, 기침해서, 무리해서인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오늘 삐끗한 것처럼 느껴지는 허리는 오늘 우연히 생긴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 먼지가 쌓이듯 쌓여온 허리 근육 긴장이 오늘 한계를 넘어서 통증이 느껴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쌓여온 긴장은 더 자주 통증으로 바뀐다. 또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긴장도 더 빠르고 새롭게 쌓여가기에 통증의 기회는 더 많아진다.
우리가 흔히 겪는 허리 통증 대부분은 이런 이유로 생겨난다. 따라서 치료는 벌쓴 학생들이 벌이 끝나면 팔을 내리거나 폈다 굽혔다 하며 굳어져서 아픈 근육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변화를 줘서 스스로 통증을 해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허리 통증도 긴장이 쌓인 근육에 길이 변화를 줘서 스스로 통증을 해결하면 된다.
그런데 몇 분 동안 벌쓴 팔은 금방 근육의 긴장을 해결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쌓여온 근육의 긴장은 풀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근육을 풀어내는 과정의 고통도 적지 않다. 그렇다 해도 스스로 자기의 굳어진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 가야 한다.
아픈 허리 근육에 길이 변화를 줘서 푸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굳어진 근육 부위를 찾아내서 두들겨주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뒤로 젖혀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두들기는 방법은, 무릎 슬개골 하내 측의 잘 굳어지는 곳(중심이라고 표현)처럼 허리에도 몇 군데 잘 굳어지는 ‘중심’들이 있다.
이런 중심들(H자 부위)을 깊게 반복해서 눌러보면 통증이 있는 곳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 찾아낸 다음 돌로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두들겨서 부드럽게 해준다. 물론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뼈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그런 다음 허리 근육을 최대한 늘리고 줄이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우선 의자에 앉아서 머리가 최대한 바닥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깊이 숙여서 허리 근육을 늘려준 다음 최대한 뒤로 젖혀서 근육을 줄여준다. 또 허리를 곧추세운 상태로 앞으로 내민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막상 허리가 아플 때는 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통증도 엄청나다. 그러나 근육의 성질을 잘 이해하고 통증을 견디면 한 차례 스트레칭 후 허리 통증이 완화된다. 같은 동작을 선 상태에서도 시도해보자. 서서 할 때는 손을 의지할 침대나 의자 등을 확보해놓고 해야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을 대비할 수 있다.
허리 근육은 아래로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를 거쳐 발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이 긴 근육의 ‘중심’은 엉덩이 한가운데이다.
그래서 허리와 다리를 사용하는 모든 일상적인 동작이나 자세에서 이 엉덩이의 ‘중심’에 긴장이 쌓이게 된다. 이 ‘중심’을 깊게 눌러보면 엄청나게 아픈 곳을 찾아낼 수 있다. 이 통증은 척추 속에서 디스크가 튀어나와 눌려서 또는 협착증 때문에 아픈 것이 아니다. 그저 ‘그곳’의 근육이 아픈 것일 뿐이다. 눌러서 아픈, 그곳이 아프기 때문이라는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다.
허리 통증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허리를 포함해서 엉덩이가 아프고 뒷다리가 당기고 저리고 종아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다는 호소를 많이 한다. 이런 증세는 모두 허리에서 발까지 연결된 근육의 긴장 때문에 생긴다. 어릴 때의 부드러움은 거의 사라지고 딱딱하게 굳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리에만 국한된 통증보다 풀어내기가 훨씬 어렵다.
그렇다고 치료법이 다른 것은 아니다. 굳어진 곳을 찾아내 두들겨서 풀어주고, 허리에서 발뒤꿈치까지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원래의 길이를 되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허리 근육의 중심인 엉덩이 한가운데는 근육이 크고 깊어서 쉽게 두들기기도 어렵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허리, 엉덩이, 뒷다리 근육을 부드럽게 스트레칭 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굳어온 세월을 생각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다 보면 점차 편해지게 되고,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풀어낼 수가 있게 된다. 물론 엄청난 고통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TIP. 주의점
허리의 통증은 주로 디스크나 협착증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부학적으로나 신경학적으로 디스크나 협착증은 생기기가 어렵다. 만약 생길 수 있다 하더라도 아주 희귀한 경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검사결과로 흔히 보았던, 디스크나 협착증 때문에 신경이 눌려있다는 소견은 무엇일까?
늙으면 흔히 생기는 깊은 이마주름처럼, 튀어나온 디스크나 좁아진 협착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튀어나오고 좁아진 것뿐이다. 그것들이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척추신경은 말초신경이긴 하지만 중추신경에 가까워서 여러 겹의 보호막이 있어서 쉽게 함부로 눌려지지는 않는다.
더구나 척추디스크는 예리하고 딱딱한 조직이 아니라 오히려 물렁하다 할 정도로 부드러운 조직이다. 이런 부드러운 디스크가 튀어나온다고 해도 여러 겹으로 보호막을 가진 척추신경을 직접 누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척추 검사상 보이는 소견들은 그림자라고 이해하면 된다(목디스크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자가 실재(實在)의 어떤 것을 눌러댈 순 없다. 헛것을 보고 놀라는 것처럼 이제는 이런 디스크나 협착증 같은 그림자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깨의 기본 역시 위에 언급한 무릎과 허리를 잘 이해하면 스스로 ‘팔팔하게’ 관리할 수 있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알려진 어깨의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처럼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퇴행성 변화이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면 된다. 우선 제일 잘 굳어지는 어깨 통증의 ‘중심’은 어깨관절 앞에서 팔과 몸통이 만나는 곳이다.
이 '중심'을 깊게 반복해서 눌러보면 통증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곳이 대부분 어깨관절의 증세를 호소할 때 통증이 시작되는 곳이다. 치료는 무릎, 허리 경우처럼 오랜 세월 굳어져서 딱딱해진 이곳을 마른 명태를 두들겨서 부드럽게 하듯이 돌이나 나무 방망이 등을 이용해서 아프게 두들겨서 풀어나가는 것이다. 역시 본인 스스로 할 수 있고, 굳어져 온 시간을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두들겨주면 점차로 나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그 다음 기본은 어깨 관절의 모든 범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만세 하듯 팔을 머리 위로 쭉 들어올리기, 팔을 가슴 앞으로 완전히 닫기, 어깨 위로 뒤로 회전, 어깨 아래 허리 뒤로 회전 등의 범위들이 아무런 제한이나 통증 없이 잘 움직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만약 움직여서 아프거나 운동범위가 제한된다면, 확인하는 과정과 같은 운동 범위로 가장 아픈 한계까지 계속 반복하는 게 치료이다.
대부분 환자는 운동하기는 하는데, 자신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안 아프게 열심히 어깨를 움직이고 나서 많은 관절운동을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런 운동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아픈 쪽을 더 많이 아프게 하는 운동이 제대로 된 운동이다. ‘아프도록’ 두들기고 ‘아프도록’ 관절 체조를 하는 것이 더 도움된다. 가끔 이런 내용을 잘못 이해해서 무거운 덤벨을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관절 ‘노동’을 열심히 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깨관절 치료에 도움 되는 ‘체조’ 개념의 스트레칭 운동과는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무릎, 허리가 아플 때 치료용으로 걷거나, 자전거, 수영, 등산 같은 ‘운동’을 일부러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무릎, 허리, 어깨를 힘들게 하는 노동 개념의 ‘운동’은 통증 등의 증세가 있을 때는 삼가는 게 기본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쉬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근육이나 관절은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고정된 긴장이 계속될 때, 밤에 잘 때처럼 근육의 길이 변화나 관절의 움직임이 없는 시간에 특히 더 빠르게 굳어진다. 그러면 많이 써도 안 되고 가만히 있어도 안 되고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 해답은 바로 지금까지 설명한 ‘체조’ 개념의 관절 스트레칭 운동이다.
TIP. 주의점
어깨관절 통증의 주원인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병원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MRI도 찍고, 수술도 해야 한다고 한다. 무릎의 연골은 ‘닳아’ 없어지고,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은 ‘파열’되고, 허리의 디스크는 ‘탈출’하고, 어깨의 회전근개는 ‘파열’되고…. 조용한 우리 몸에 화산 폭발하듯이 이런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또 이런 것들은 정말로 우리 몸에 통증을 일으키는 것일까?
회전근개 파열도 앞에 열거한 ‘심각한’ 소견들과 마찬가지로 어깨관절의 통증과는 대개 무관하다. 회전근개의 ‘파열’은 예전의 탄력 있고 매끈한 조직이 퇴행성 변화로 너덜거리는 변화일 뿐이다. 적극 수술을 해서 반드시 ‘고쳐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늙어가는 변화일 뿐이다.
어깨관절에서 심각하게 설명되는 또 다른 단골메뉴는 ‘석회화’이다. 이런 ‘석회화’ 소견 때문에 MRI를 찍고, 수술해야 할까? 나이 들면 얼굴에 생기는 검버섯처럼 어깨의 ‘석회화’ 소견도 늙어가며 근육에 생기는 점 같은 것일 뿐이다. 당연히 비싼 검사도 필요 없고, 더더구나 수술도 필요 없다.
무릎, 허리, 어깨의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2가지는 꼭 기억하자.
첫째, 통증은 통증을 느낀 때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것이기 때문에 치료도 당연히 오랫동안 해야 한다는 것.
둘째, 이런 통증은 병원에서 오랫동안 치료해서 고쳐오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치료,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것.
황윤권 원장은 “누가 뭐래도 무릎, 허리, 어깨의 통증들은 병원에 가서 비싼 돈을 들여서 고쳐오는 병들이 아니고 ‘기본’에 철저해질수록 고칠 수 있음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료 순서의 기본도 잘 알아야 한다. 환자와 대화하고, 아픈 부위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과정을 거친 후에 필요하면 엑스레이를 찍고, 또 더 필요하면 MRI를 찍고, 그래도 필요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라는 제대로 된 순서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제일 나중 순서들인 수술이 제일 앞에 나오거나 MRI 검사가 먼저 나오고 있다. 이는 진료의 기본 순서가 아니므로 경계해야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병원에서 ‘기본’을 배워서 스스로 고쳐나간다면 두려움 없이 ‘팔팔하게’ 무릎, 허리, 어깨를 관리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는 이런 증세들을 잘 치료한다는 ‘명의’들도 조심해야 한다. 의사가 환자의 편에 서 있지 않다면 제대로 된 의사일 리 없기 때문이다.
황윤권 원장은 “‘기본’은 환자 혼자서 할 수 있고, 의사는 잘 고쳐주는 게 아니라 환자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노력해서 좋아질 수 있으니 자신을 믿고, 병을 키워온 세월만큼 꾸준하게, 주위 말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을 아프지 않게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황윤권 원장은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의료원 등에서 긴급한 골절, 척추, 인대 수술 등을 도맡아 했다. 현재 부산에서 ‘황윤권정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다. MBC FM <이재용이 만난 사람>, KBS3라디오 <건강 365> 등에서 환자들의 통증 완화에 관한 건강 정보를 전하였으며, 저서로는 <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이 있다.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부산 황윤권정형외과 황윤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