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입니다.
제가 다니던 진주 동명 고등학교는 아마 진주에 있는 고등학교 중에서 제일 두발규제가 심했을 겁니다. 그래서 한 3 ~ 4주에 한 번씩 머리를 깎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깎을 때마다 옆머리하고 뒷머리를 매우 짧게 다듬어 주어야 했습니다.
그날은 아침에 제가 선생님께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깎아야 되는 날이었습니다. 비도 오고 버스도 늦게 도착해서 많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일단 맞는 것은 싫었기에 집을 나와서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어서인지 자주 가는 미용실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미용실을 찾아 봤지만 금산이라는 동네는 매우 좁은 동네였기에 미용실이 거의 닫혀있었습니다. 저는 망연자실해서 집에 가고 있는 도중, 자주 지나가던 곳에서 미용실을 발견했습니다.
'맞아, 여기도 미용실이 있었지.'
저는 단숨에 달려가서 머리를 깎으려고 했습니다. 근데, 전에 보이던 30대 중반정도의 아줌마는 안 계시고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아줌마가 계셨습니다. 뭔가 불안함을 느꼈지만 별일이야 있겠거니 하고 머리를 깎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짧지는 않게 깎아 주세요."
주문을 애매하게 한 것이 잘못 이였을까요? 저는 가위부터 드는 것을 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주머니는 그런 기술은 없는지 이발기를 먼저 들으셨습니다. 6미리 탭을 꽂고 머리를 깎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옆머리부터 손을 대셨습니다.
'뭐 옆머리부터 짧게 쳐줘야 갰지.'
옆머리에 손을 대는가 싶더니 사정없이 정수리까지 밀어버리셨습니다.
"아줌마 잠깐만요!"
갑자기 튀어나온 제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얼굴을 붉게 달아오르고 속에서는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절로 숙여진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돌고 있었습니다.
'어떡하지, 아 괜히 머리 깎았다 차라리 그냥 쳐 맞을걸. 아나, 여기 들어올 때부터 뭔가 이상하더라. 이 아줌마 진짜미용사 맞기는 한 걸까? 화를 낼까? 돈 내지 말까? 아 진짜 내가 뭘 잘못했지? 아씨 이 머리하고 어떻게 돌아다니나?'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아줌마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셨습니다.
"학생 왜 그래? 뭐 이상해?"
저는 뭔가 속에서 욱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었지만 꾹 참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깎은 머리고 되돌릴 수 없다. 뭔가 이 아줌마에게 굉장히 화가 나지만 일부로 한 것도 아니고 이대로 화를 내면 더 화나기 시작할 것 같다, 참자.'
"아니에요‥‥‥. 그냥, 깎아주세요."
그렇게 머리를 깎고 계산을 했습니다. 머리를 다 깎고 나니 완전히 새하얀 게 동자승이 따로 없었습니다. 계산을 할 때 실수로 돈을 떨어뜨렸지만 정말 실수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데 제 친구가 처음에는 절 못 알아보더니 저를 보고 쓰러져서 웃기 시작했습니다.
전 한동안 모자를 쓰고 다녔고요.
첫댓글 두발은 대아중도 심했는대....
음. 시워했겟내 ㅋㅋ
ㅋㅋㅋㅋ 강민이를 잘 묘사한 글이네
두발하면 부기공이지 ㅋㅋ 이발소가 학교 안에 있음 ㅋㅋㅋ 걸리면 폰 가방 뺏고 교문에서 바로 직행 ㅋㅋ
야 머리 다시 밀자 시원하게
동명고였군ㅋㅋㅋㅋ 예전에 중앙중도 한참 두발 규제 심했었는데ㅋㅋㅋㅋㅋ
와우~동명고였어!!ㅋ
동명.. 김진일 선생 아나? 내 친구다. 애들 많이 팬 선생님이제?? ㅋㅋ // 그런데 윗 글만 읽고는 뭣 때문에 맘에 안 들었는지 내가 이해가 잘 안간다. 우리 중, 고등학교 시절의 두발단속이야 엄청났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소림사 장발단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