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을 떨지 못하였기도 하거니와 자꾸 잊어버리는 통에
귀성기차표 예매기간을 놓쳤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인데
막상 연휴가 시작되면 여유있게 예매한 표를 취소한 것인지
귀성하지 못할 사정이 생긴 것인지는 모르지만
혼자서 움직이는 지라 차표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는 대구 부모님댁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연휴 바로 전 날 고향집으로 가서 다음 날 대구로 가는 기차표는
다소 여유가 있었습니다.
가지 않으면 모를까 어차피 시골집의 호두나 참외 그리고 단감 등을
수확해서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기에
우회 여정을 하기로 마음먹었었습니다.
연휴 전 주말에 털어서 무재(쌓아) 놓은 호두가 겨우 사흘지났는데
얼마나 삭았을까?
마을 서편 멀리 봉황산 뒷골에 잠긴 이내가 상서롭습니다.
백두대간을 따라 감싸고 있네요.
지난 주에 벌초를 하면서 생가 할배 할매 산소의 벌초를 못했었는데
대구행 이른 오후 버스표를 저녁시간대로 변경하고 친조부모 묘소의
벌초를 마쳤습니다.
사촌동생이 했을까 싶었는데 못했더군요.
물을 주는 건지 약을 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무인기(드론)를 작동하고 있습니다.
몸을 단속하지 않은 걸 보면 아마 물을 뿌리면서 시험작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비구비 시골인 고향땅에 이런 신식기계가 선보이다니 참 대단합니다.
지난 주말에 집에서 호두를 손질하는데 허공에서 무인기가 왔다갔다 하더군요.
온 동네에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 볼 수가 있겠다싶더군요.
도시같았으면 사생활 침해라고 했을텐데......ㅎㅎ
벌초를 마치고 길로 내려서니 사흘전보다 코스모스가 더 많아진 것 같았습니다.
벌 한 마리 내려앉아 열심히 꿀을 빨고 있네요.
지난 주 털어서 쌓아놓은 호두를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껍질이 많이 삭았더군요. 알을 골라내기가 쉽습니다.
부모님께 가져 갈 것을 좀 담고 그 만큼의 양은 토섬에다가 말려 두었습니다.
아직 떫은 맛이 있을 정도로 속이 다 익지가 않았습니다.
껍질이 아직 삭지 않은 건 다라이 두 개에 담았는데 아마 이번 주말이면 모두 삭아있을 겁니다.
단감이며 가지 참외 등을 수확해서 부모님댁으로 차례를 지내러 대구로.
시골집의 큰 바위 3개가 있는데 그 걸 옮겨야 하다는 아버지 말씀에
도저히 못한다고 항명을 했는데 꿈쩍도 않으시더군요.
골치아픈 속제를 안고나니 아직도 머리가 아픕니다. ㅠㅠ
뭐 그 건 그렇고 차레례 지내고 당일 밤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기로 했습니다.
목과 허리가 좋잖아서 우이천으로 거꾸리 운동하는 걸 하루라도 더 하고 싶었습니다.
불효막심한 놈 ㅎ
대구의 달을 담고-----------
수유리의 하늘에 뜬 "서울의 달"
음력 시월초까지 머리가 아플,
오늘도 바람처럼.
첫댓글 힘내라!
허리나깁니다. ㅠ
@바람처럼 그럼 쉬어라!
그래도 아버지 분부라ㅡㅡㅡ
진퇴양난.
그럼 무리 안가게...
@걷고 허리만 나가고요? ㅎ
@바람처럼 온 몸 성하게
ㅎㅎㅎ
여튼 걷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