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그 왜곡된 삶 속에서
이제 남성과 여성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평등이란 학의 다리를 잘라 오리 다리에 잇거나, 산을 헐어 골짜기를 메운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도 어느 한 쪽을 다른 쪽에 맞춘다고 서로 평등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남성다움과 남성 콤플렉스
남성다움의 이상형
우리 옛말에
"아들은 이리 같은 아이를 낳아도 오히려 질약할까 두렵고, 딸은 쥐 같은 아이를 낳아도 오히려 범처럼 사나울까 두렵다"
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우리는 남자는 남자답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문화적 틀 속에서 태어나 성장한다.
특히 남자가 된다는 것은 평생에 걸친 전투와도 같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자는 공격적이고 이성적이고 독립적이며 합리적이고 적극적, 모험적이어야만 '남자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되도록 나약하거나 소극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남성다움'은 여성에게 주어지는 여성다움이나 여자답다는 개념과는 정반대의 특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남자다우려면 여성적이라고 생각되는 것과는 결별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성격과 개성을 타고난다. 그러므로 남자다움의 규정이 모든 남성에게 적용될 수도 없으며 더군다나 강요되어선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의 많은 남성들이 마지못해서든 스스로 원해서든 이상화된 남성다움이라는 허구를 걸치고 살아간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남성들에게 요구하고 많은 남성이 스스로 도달하려고 애쓰는 남성다움이란 무엇인가? 남성이 생각하는 남성다움을 설문지를 통해 조사하고 그들이 직접 응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유형을 구분해 보았다.
유형 정의 예
단단한 차돌이 되어라 굳건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매사에 당당하고 씩씩하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확실히 행동한다. 큰 뜻을 품고 실천에 옮긴다. 뜻한 바를 꼭 이루려는 의지력이 있다. 모든 일에 침착하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자신감을 가지고 처리한다. 강한 신념을 지닌다. 확고한 세계관을 지닌다.
거물이 되어라 성공과 권력으로 평가받으므로 우월함을 인정받는 지위를 얻어야 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추진력과 지도력이 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진다. 타인의 신뢰를 받는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된다. 모든 일에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다.
계집애처럼 굴지마라 여성다움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감정, 나약함, 여성다운 역할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희로애락을 표현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 여성이 하는 일(간호사, 보모)은 금물이다.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쫀쫀하지 않고 대담한 성격을 지닌다.
불도저처럼 밀어 붙여라 정신적, 신체적으로 용감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며, 필요하다면 폭력을 써서라도 다른 사람보다 강해야 한다. 원하는 대로 밀어 붙여라. 당당하고 도전적이며 싸움을 잘한다. 스릴과 모험을 즐긴다. 배짱과 진취성이 있다. 과감하고 거칠고 공격적이고 반항적이다.
성인군자가 되어라 외유내강으로 아량이 넓고 관대해야 한다. 이해심이 많고 돈에 인색하지 않다. 포용력으로 여성과 약자를 보호한다. 인내와 분노를 조절할 줄 안다. 사랑을 줄 수 있으며 따뜻하다. 강할 때 강하지만 부드럽고 너그럽다. 자상하다.
(위의 남성다움에 대한 유형은 본 조사에서
"당신이 생각하기에 남자답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에 대한 응답과 데이비드 데보라와 로버트 브래넌이 분류한 남성의 역할 유형을 고려해서 만들었다. 이는 남성다움에 대한 이상형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의 남성다움은 브래넌이 분류한 서구의 남성다움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지만
"남자란 무릇 가슴이 넓어야 한다"
는 군자상도 남성다움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래넌은 남성다움 유형을 첫째, 여성적인 것은 받아들이지 마라(no sissy stuff), 둘째, 큰 수레바퀴(저명인사)가 되어라 (big wheel), 셋째, 견고한 참나무처럼 독립심과 자신감을 가져라(sturdy oak), 넷째, 공격적인 성격을 가져라(give'em hell)등으로 나누었다. 위의 표에서 예는 응답자들이 직접 기입한 내용을 유형에 맞게 분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