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샌집의 어탕국수 / 함양
지난 주말에 경상남도 함양과 산청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십수년간 늘 딸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다녔었는데 이번에는 산촌에서 유학중인 딸아이를 빼놓고 갑판장과 선장님
단둘이서만 단촐하게 부부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의 주목적은 딸아이의 진로상담을 하기 위함이었지만 기왕 나선 김에 두루두루 돌아보고 왔습니다.
갑판장이 여행을 즐기는 요령중 첫 번째는 가급적 오전중에 목적지로 이동해서 아침(혹은 아점)식사를 하는 것 입니다.
목적지에서 아침식사를 하면 하루를 아주 길게 활용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른 아침에 이동을 하면 차량정체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전 6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오전 10시 30분경에 함양읍내에 도착을 했습니다.
함양에서 아침식사를 할 음식점을 수배하다가 오전 8시부터 식사가 가능한 '조샌집'이라는 독특한 상호의 음식점을 찾아냈습니다.
조샌집은 조생원집의 줄임말입니다.
생원은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하나인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한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요즘에 흔히 사용하는 선생이란 호칭처럼 성의 뒤에 붙여 남을 높여 부를 때도 사용을 하였습니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대를 잇고 있는 조샌집은 어탕국수로 소문난 토속음식점입니다.
어탕국수는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추리고 살만 잘 발라서 얼갈이배추를 넣고 끓여낸 탕국에 국수를 넣어 먹는 음식입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민물고기와 국수를 사용한 음식으로 어죽, 생선국수, 털레기 등으로 불리는 음식이 있습니다.
조샌집의 어탕국수는 국수를 넣은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물이 걸죽하지 않고 묽은 편입니다.
경상도 바닷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등어 추어탕의 내륙(민물고기)버전이지 싶습니다.
잘게 썰은 생방앗잎과 제피가루를 따로 내주니 취향에 따라 적량을 첨가해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 나온 상태 그대로 맛을 보면 비린내가 전혀 없이 구수한 맛이 납니다.
제피가루와 생방앗잎을 첨가하면 특유의 방향과 함께 시원, 개운, 알싸, 청량한 해장국으로 변신을 합니다.
선장님은 구수한 맛으로 갑판장은 해장국으로 훌훌 들이켰습니다.
조샌집의 메뉴판을 살펴보니 '서릿고기'라는 메뉴도 있습니다.
설명에 의하면 서리가 내릴 때 잡은 민물고기를 야채와 함께 생으로 무쳐낸 것이랍니다.
민물고기조림도 갑판장이 입맛을 다시는 메뉴중 하나입니다. 아쉽~

학사루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 407호)와 우산을 받쳐 든 선장님 / 함양
늦은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는 학사루 느티나무를 보기 위해 함양군청 바로 옆에 있는 함양초등학교로 이동을 했습니다.
조샌집에서 걸어서 1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함양군청 건너편에 있는 학사루는 걸어 가는 길에 대충 눈으로 훓텄습니다.
함양초등학교에 도착하니 멀리서 보기에도 꽤 여러 사람이 양팔을 벌려야만 품에 안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입니다.
느티나무의 크기를 설명하기 위해 갑판장이 나무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폰카의 구린 성능을 미쳐 파악하지 못하신
선장님의 실력 탓이 절대로 아니라...하여간 사진이 너무 구리게 나와서 바로 삭제를 하였습니다.
그 대신 폰카에 완전 적응을 한 갑판장이 촬영을 한 선장님의 기념사진을 대신 올렸습니다.
참고로 선장님의 키는 2m에서 조금....많이 모자랍니다.
참고하셔서 느티나무의 크기를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내푯말에는 수령이 1천년이라고 되어 있던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조선조 영남학파의 종조인 점재필 김종직선생이
함양 현감으로 재임(1471~1475)할 때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수령이 최소 530살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목임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보기에는 무척 건강해 보였습니다.
갑판장이 여행을 즐기는 요령 두 번째는 궂은 날씨를 오히려 즐기는 것입니다.
비오는 날의 촉촉한 풍경.
고요함.
우산 속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
기타등등 기타등등....
축축함을 기꺼운 마음으로 감수할 만 합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이어지는 글인 '천년숲 상림 그리고 병곡식당의 피순대와 함양생탁'은 언제 올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갑판장도 모릅니다.
첫댓글 점심식사 후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마실을 다녀올려고 했는데 점심식사를 하러 강구막회에 오신 손님께서 갑판장이 오늘 아침 방명록에 올린 '첫물 석화'를 언급하시더라고요. 하여 마음을 바꿔 급하게 조샌집과 느티나무에 대한 사진과 글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글 잘 읽고 갑니다^^ 이곳도 환절기라 일교차가 커지고 있어서 밤마다 침낭을 덮고자면 코만 빨개진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은 지난 주까지 가을장마로 비에 푹 잠겼다가 이번 주에는 화창한 날씨가 기대됩니다.
내일은 기필코 자전거!!!
오랫만에 들렸습니다...잘지내시죠?
감사합니다. 갑판장의 일상은 늘 꾸준합니다. 하시는 일은 여전히 잘 되시지요?
"선장님의 실력 탓, 선장님의 키는 2m에서 많이 모자랍니다"
선장님은 카페에 안들르시나??? ㅎㅎ
우산속에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모르겠고...룰루^^^
우쨋든 여행 목적은 달성했는감?
방아잎넣은 어탕국수가 무쟈게 땡기는 지금 ㅠ.ㅜ
일단은 경우의 수를 늘리고 있는중이구먼...
경호강의 은어조림도 탐나는구먼...쩝
첨보는 음식인데 왠지 비와 잘 어울릴 것 같군요..
월드스타 비...보다는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연기자 이원종씨와 더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의견입니다.
꾸벅~ 썰렁해서 죄송합니다.
비가 어탕국수 좋아한다는 기사가 뜨면 불티나게 팔려나가겠군요. 대신 맛의 하양평준화는 피할수 없겠습니다.
ㅋㅋㅋㅋㅋ왠지 상큼한 유머네요...싱긋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