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든 분유를 먹이기로 결정했다면 아기가 먹을 분유와 젖병, 젖꼭지 등의 선택에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먼저 그 원칙부터 알아보자.
분유 선택 | 대부분의 시판 분유는 한국인의 일일 영양 권장량에 따라 아기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때문에 한 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재료의 가짓수가 그 제품이 얼마나 좋은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아과 의사들은 어떤 제품이든 품질 자체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니니 무엇을 선택하든 상관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아기들이 잘 먹고 소화를 잘 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젖병 준비
보통 하루에 한 번 정도 소독할 수 있게 8∼10개쯤(분유만을 먹는 아기 기준) 준비해두는 것이 편하다. 수유량이 적은 신생아 때는 120∼150㎖ 소형 젖병을 섞어서 구입하면 보리차와 과즙 등을 먹일 때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차츰 수유량이 많아지는 3∼4개월부터는 240∼260㎖ 중형 젖병을 준비하며, 한 번에 먹는 양이 아주 많은 경우에는 300∼320㎖ 대형 젖병을 사용할 수도 있다.
우유병 꼭지
아기의 건강뿐만 아니라 성격 형성과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무척 신중하게 고르는 용품이다. 가장 이상적인 우유병 꼭지는 위생적이면서도, 엄마 젖을 빨 때와 같은 정도의 입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우유병 꼭지는 엄마의 살 느낌과 비슷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입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우유가 쉽게 나온다는 단점이 있고, 딱딱한 경우는 반대로 엄마 젖을 빠는 푸근함이 덜하다. 우유병 꼭지의 모양은 크게 엄마의 젖꼭지 모양대로 만든 ‘둥근 형’과 엄마의 젖꼭지를 아기가 빨았을 때 변형된 모습을 본떠 만든 ‘누크형’ 2가지로 나누며,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수유 횟수
분유든 모유든 아기가 원할 때는 수유 횟수에 관계없이 주어도 좋다. 배가 고파 우는데도 다음 수유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금물이다. 아기는 배가 고프다는 것을 나름의 신호로 보낸다. 어떤 아기는 입을 삐쭉거리고, 또 어떤 아기는 버둥거린다. 이런 아기의 신호를 잘 알아두었다가 아기가 신호를 보내면 수유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신생아를 모유로 키울 경우에는 보통 2시간마다 젖을 준다. 하지만 분유는 소화가 잘 안 돼 배가 늦게 꺼지고, 빨기가 쉬워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 때문에 3시간 정도로 다소 길다. 수유 횟수는 자랄수록 점차 줄어들어 6개월이 지나면 대개의 아기들이 하루 4∼5회 수유에 이유식을 더하는 것으로 정착된다.
수유 방법
분유 제품의 포장지에는 ‘제품을 준비하는 방법과 먹이는 방법’에 관하여 자세한 사항이 설명되어 있다. 분유를 준비할 때는 항상 이 지침을 주의 깊게 읽고 정확하게 따라야 한다. 특히 임의대로 분말의 비율을 변경시키거나 다른 식품(사골 국물이나 밥물 등)을 첨가해서는 안 된다. 수유할 때에는 모유를 먹일 때와 마찬가지로, 꼭 안아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눈을 맞추며 먹인다.
▶분유 수유에 관해 궁금한 몇 가지
먹다 남은 분유는 어떻게 할까요?
분유를 탈 때에는 한 번 수유할 분량만 타서 가능한 한 빨리 먹이도록 한다. 먹다 남은 분유는 보관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분유는 타는 순간부터 부패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방치했다가 먹이지 말고 되도록 그때 그때 필요한 양만 타서 즉시 먹인다. 그리고 남은 분유는 아깝다고 생각지 말고 버린다.
분유는 언제까지 먹이나요?
분유 회사들에서는 발달 단계마다 그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므로 따로 ‘분유 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보통 12개월 이후에는 밥이 주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분유가 주 영양 공급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소아과 의사들의 충고다. 이유가 완료되는 돌을 전후해서는 분유가 주식이 아니라 간식이나 보충식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바꾸어 말하면, 주식으로서의 분유는 돌을 전후해서 떼는 것이 맞다. 한편 12개월 이후에는 생우유로 바꾸어 먹여도 되는데, 생우유로 바꾸어 먹일 때에는 섬유질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생우유만 잔뜩 먹으면 똥이 딱딱해져서 변비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식과 분유는 어떻게 먹여야 하나요?
이유식과 분유는 따로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식은 아기가 성인식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음식을 말한다. 따라서 젖병보다는 숟가락으로 떠 먹이는 것이 좋으며, 이유식과 분유를 한꺼번에 타서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만약 아기의 식사 횟수가 6회라면 4회는 분유를, 나머지 2회는 이유식을 먹이는 것이 적당하다.
혀에 남은 분유 찌꺼기는 어떻게 하나요?
분유 찌꺼기는 치아 우식증의 주범이므로 항상 아기의 입을 깨끗하게 관리해주어야 한다. 끓여서 식힌 물에 적신 가제 수건으로 입을 닦아주거나, 물을 조금 마시게 한다.
글ㅣ최영선 기자
취재에 도움주신 분들 | 손윤희(삼성의료원 신생아실 간호사),
김덕희(한국네슬레 고객 상담실 실장)
자료제공 : 앙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