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앞서간다.
1. 새로운 화두 스토리텔링
스로리텔링(storytelling). ‘story’와 ‘tell’ 그리고 ‘ing’이 겹합된 합성어다. ‘이야기 나누기’‘이야기 만들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tell’에는 말하는 정황이 담겨 있어 ‘박제된 이야기’가 아님을 말해주고, ‘ing’에는 진행과 과정, 상호작용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야기 곧, story라고만 하지 않고 ‘telling’이 붙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스토리텔링은 서사학 용어만이 아니다. 스토리텔링은 생활 주변의 문화 영역에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대중 매체의 광고나 게임, 캐릭터 등 문화콘텐츠의 전 영역에서 스토리텔링이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
2. 광고 속의 스토리텔링
최근 광고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자사 상품이 최고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런저런 정보를 쏟아내기 위해 바빴으나, 언제부턴가 말수가 줄고 알쏭달쏭한 이야기로 광고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야기를 활용해서 환상과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옷 광고를 예로 든다면, 요즘에는 ‘예쁘고 질 좋은 옷’이라는 구절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않는다. 이야기 속에 광고를 집어넣는다. 마음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고 어느 순간 브랜드가 스치듯 지나간다.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 속에 광고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예전 사례 : 휴대폰 광고 ‘애니스타’(2006)
http://blog.naver.com/stussy9505?Redirect=Log&logNo=60032422043&vid=1001324501
사례 : [스토리텔링 마케팅, 소비자의 가슴을 열다.]
http://blog.naver.com/stussy9505?Redirect=Log&logNo=60035030773
최근 기업 이미지 광고는, 간결한 구성으로 정서적 감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SK텔레콤의 캠페인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 ‘영웅’편은 국내 최대 광고 포털인 ‘TV CF (tvcf.co.kr)’에서 지난해 11월의 인기 CF로 뽑혔다. ‘영웅’ 편은 흑백사진 속 갓난아이를 안은 어머니에게 ‘원더우먼’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이어서 여동생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꼬마의 사진 위로 ‘아톰’, 부인을 업은 노인의 사진 위로 ‘육백만불의 사나이’라는 자막을 얹힌다. 그리고 쓰러지는 지하철을 힘 모아 밀어올리는 사람들이 보이고 마침내 “우리 모두는 누간가의 영웅입니다.”라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SK텔레콤 로고와 함께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카피로 마무리. 이렇게 ‘영웅’편은 말하지 않고도 할 말을 다 한다. 감동을 담은 이야기 속에 ‘할말을 담은’ 광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토리텔링 기반의 광고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은 광고의 표현전략이 제품의 기능성과 실용성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이다. 감성이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의 기능과 품질이 투사하는 실용적 가치에만 만족하지 않고 제품이 발산하는 상징적 가치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가치의 교환 관계를 설정하려 한다. 즉 1980년대까지 소비자가 갈망하는 제품의 상징적 가치가 실용적 차원인 제품의 기능성과 견고성, 그리고 테크롤로지의 혁신화를 통해서 창출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는 실용적 가치보다, 제품의 상징적 가치를 인지적 차원에서 탐색하고 각인시키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는 사회․문화적 가치 차원에서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재현해줄 수 있는 제품의 가치를 인지적 차원에서 해석하고 수용하려 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사용 기능에 매달리지 않는다. 그들은 개성 표현 욕구와 인격실현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광고콘텐츠 상품을 기억하고 구매를 실행한다. 따라서 기업은 단순한 상품의 기능성을 홍보하는 차원을 벗어나 소비자의 감성 가치관, 즉 심리적인 욕구와 기호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광고 콘셉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광고를 통해 달라진 소비자의 소비 심리와 구매 동기에 따른 제품의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광고 속 브랜드를 중심으로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전략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광고의 컨셉 창조에 집중하고 있다.
사례: “사람을 위한 집, 집에 대한 바른 생각” http://jp77777.tistory.com/1011
푸른숲 곁에 살면 / 푸른 사람이
바다 곁에 살면 / 넓은 사람이 / 됩니다
사람을 위한 집 / 함부로 지을 순 없습니다
집에 대한 / 바른 생각 / 대방 노블랜드
3. 게임, 놀이문화, 테마파크 스토리텔링
온라인 게임이 이미 우리네 놀이문화 속에 편입된 지 오래되었다. 게임은 이야기 자체를 기본 속성으로 한다. 그런데 리니지2와 같은 다중 사용자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그것이 훨씬 복합적이다.
리니지2는 제작자가 설정한 기본 스토리라인에 사용자가 캐릭터를 바꿔가며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중첩된 게임이다. 자신의 캐릭터로 직접 가꿔나가는 가상공간 속의 삶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며,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의 연속이다.
게임 공간의 공동체 삶은 재미를 넘어 감동을 주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여유가 없어 현실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못한 부부를 위해 혈맹원들이 가상공간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지배혈맹의 폭정에 반대해 일으킨 민중혁명에 다른 서버 사용자까지 가세해 내복 차림의 캐릭터로 싸우다 화살받이로 죽어가기도 한다.
사용자는 그냥 게임하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그 스스로 스토리텔링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
교육콘텐츠에서도 스토리테링은 무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학서적만 하더라도 보린슨 크루소가 무인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을 중심으로 과학을 얘기해야 ‘읽히는 톤텐츠’로 대접받는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경우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에듀테인먼트(에듀테이션+엔터테인먼트) 개념이 확장되면서 쉽고 재미있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요구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테마파트의 화두도 스토리텔링이다. 양평에 건설 중인 황순원의 소나기 마을을 예로 들어보자. 소나기 마을에 들어서면 소년과 소녀가 처음 만난 징검다리와 섶다리를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다. 오솔길을 지나면 소년이 소녀에게 건넸던 각종 꽃이 만개한 야생화 동산이 펼쳐진다. 소년과 소녀가 함께 맞은 인공 소나기가 뿌려지는가 싶으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원두막이 나타난다. 소나기 마을 기획을 맡은 담당자에 의하면, “체험한 기억에 대한 연쇄 고리가 테마파크의 스토리텔링이 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문학관과 차별화된 공간 구성은 스토리텔링에 의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각종 문화콘텐츠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더욱 시급한 것은 스토리 개발이다. 아무리 화려한 기술을 갖춘 콘텐츠라 할지라도 스토리가 빈곤하면 빛을 보기 어렵다. 스토리 개발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더 중요하게 강조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