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이제는…신종 코로나 쇼크 속 ‘마스크 도둑 주의보’
기사입력 2020-02-12 10:08
최근 맘카페 등 온라인에 피해 사례 적은 글 잇달아
“한 박스만 가져간 걸 고마워 해야 할 지경…한숨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대량의 마스크를 택배 상자에 옮겨 담는 이른바 ‘박스갈이’ 행위를 관계당국이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박재석·박지영 수습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김모(27) 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마스크 100개를 구매했다. 이미 한 차례 재고 부족으로 주문이 취소된 후 힘들게 다시 구한 마스크였다.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 김 씨는 당황했다. 도착했다는 마스크 택배 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사례를 겪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저마다 “마스크 택배가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12일 복수의 온라인 맘카페 등에 따르면 마스크 택배 상자가 사라지는 일이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온라인 맘카페 이용자는 지난 10일 ‘부모님댁 아파트에 마스크 도둑이 있다. 택배가 사라져서 택배 기사가 CCTV까지 돌려봤는데 특정 라인에서 마스크 택배가 사라지고 있다. 마스크 택배와 비슷한 물건은 가져가서 버려두고 가더라’는 글을 올렸다.
인천 연수구 송도 지역의 한 맘카페에도 지난 6일 ‘마스크 택배를 받았는데 10개여야 할 마스크가 열어 보니 4개여서 황당하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 작성자는 ‘송장 겉면에 kf94 마스크라고 써 있으니 봉투를 뜯어서 (누군가)자기가 필요한 사이즈만 골라 갖고 간 다음 테이프로 다시 봉인(한 듯 하다)’고 했다.
경기 수원 지역 한 맘카페의 이용자도 ‘(신종)코로나 때문에 어렵게 주문했던 마스크를 열흘 만에 문 앞 배송으로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이용자는 ‘세 박스를 시켰는데 집에 와 확인해 보니 도착한 건 두 박스라 택배 기사에게 확인하니 모두 배송을 해 줬다고 한다. 제품 박스 위에 그대로 운송장이 붙어 마스크인 걸 다 안다’고 했다.
그는 ‘택배회사에서 보상을 해 준다고 하는데 마스크는 품절 상태라 재주문도 안 된다. 세 박스 모두 안 가져가고 한 박스만 가져간 걸 고마워해야 하나,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몇 년을 문 앞에서 배송받으면서도 단 한 번도 도난이나 분실이 없었다’며 ‘(택배)기사님도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 온 분이신데 중간에서 난처해하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이걸 (누가)홀랑 집어갔다. 택배 기사가 (문 앞에)놓고 간 사진은 이미 보냈고 경찰까지 불렀지만 CCTV가 문 앞까지 비추지 않아 답이 없는 상황’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도 지난 7일 ‘그저께(5일) 오후 ‘마스크 배송 완료했다’는 문자를 받고 집에 오니 문 앞에 여러 개의 택배는 있는데 마스크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집으로 잘못 배송한 것 같은데 택배를 그냥 먹은 듯 하다. 돈보다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서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인천 중구 영종도 지역 한 맘카페에도 지난 6일 ‘기다리던 마스크 택배가 배송됐는데 분실이 되어 결국 택배 기사가 물건 값을 입금해 줬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마스크 비용이 오르고 최근 발생한 품귀 현상도 원인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타인의 물건을 불법적으로 손대는 점에서 큰 틀에서 절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훔친 이유가 마스크라는 자기 필요에 맞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라며 “평상시 일상생활에서는 마스크가 중요하지 않은 만큼 신종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의미인 동시에 시장에 이러한 위생용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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