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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 여러분,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 미국 부통령 부군,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고통을 감내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헌신해주신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시민 여러분,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다양한 위기가 복합적으로 인류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국내적으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의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입니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입니다.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 국민은 많은 위기에 처했지만 그럴 때마다 국민 모두 힘을 합쳐 지혜롭게, 또 용기있게 극복해 왔습니다. 저는 이 순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 세계 시민과 힘을 합쳐 국내외적인 위기와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시민 여러분,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합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습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됩니다.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닙니다.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 없이 자유 시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내 문제로 눈을 돌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입니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나라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시민 여러분,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줍니다. 그리고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이 됩니다.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전 세계 어떤 곳도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그룹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도 대한민국에 더욱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를 분리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때 국내 문제도 올바른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윤석열
<8·15 경축사 전문>
제77주년 광복절 용산 대통령실 경축식 경축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제77주년 광복절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3.1 독립선언과 상해 임시정부 헌장, 그리고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 정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비롯하여 모든 국민이 함께 힘써온 독립운동은 1945년 바로 오늘, 광복의 결실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독립운동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 이후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입니다.
과거에는 약소국이 강대국에 의해 억압되고 박탈된 국민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주권 국가를 세우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적 사명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이 연대하여 자유와 인권에 대한 위협에 함께 대항하고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자유를 찾기 위해 시작된 독립운동은 진정한 자유의 기초가 되는 경제적 토대와 제도적 민주주의의 구축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여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는 것으로 계승되고 발전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절인 오늘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합니다. 역사적 시기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그 성격과 시대적 사명을 달리하며 진행되어온 역동적인 과정입니다.
자유를 찾고,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고, 또 세계시민과 연대하여 자유에 대한 새로운 위협과 싸우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는 것입니다. 조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던 캄캄한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며 국내외에서 무장 투쟁을 전개하신 분들, 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서 무장 독립운동가를 길러내신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고 벅차오릅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할 민족 역량을 키워내기 위해 국내외에서 교육과 문화 사업에 매진하신 분들,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 진정한 자유의 경제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리신 산업의 역군과 지도자들, 제도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해오신 분들이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모든 분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분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다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일 뿐 아니라 미래 번영의 출발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입니다.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여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습니다. 양국 정부와 국민이 서로 존중하면서 경제, 안보, 사회, 문화에 걸친 폭넓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야 합니다.
우리의 독립운동 정신인 자유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줍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세계 평화의 중요한 전제이고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는 기초가 됩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지금 이 자리에서 제안합니다.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국제 신인도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저는 공적 부문의 긴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데 쓰겠습니다.
경제적 문화적 기초를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게 보장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핵심입니다. 어려운 분들의 생계 안정을 위해 기초 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갑작스러운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돌봄서비스를 대폭 보강하고 보호 시설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더욱 세심하게 챙길 것입니다. 국민들의 주거 불안이 없도록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여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겠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복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초유의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는 국민들께 큰 피해와 고통을 안겼습니다. 재난은 늘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더 세심하고 철저하게 챙기겠습니다. 국민들의 신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피해 지원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입니다. 수해,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충분한 금융 지원을 통해 대출금 상환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약과 혁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약은 혁신에서 나오고 혁신은 자유에서 나옵니다. 민간 부문이 도약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겠습니다. 우리 기업이 해외로 떠나지 않고, 국내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제도를 혁신해 나갈 것입니다.
과학기술의 혁신은 우리를 더 빠른 도약과 성장으로 이끌 것입니다. 산업의 고도화와 기술 발전을 추종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펜데믹의 위기 역시 첨단과학 기술의 접목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
우리는 험난하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누구도 우리의 미래를 믿지 않았던 순간에도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눈부신 번영을 이뤄냈습니다. 자유를 되찾고,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는 과정 속에서 더욱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으로서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에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준 우리의 헌법 질서는 엄혹했던 일제 강점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위대한 독립 정신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함께 연대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의 뜻을 이어가고 지키는 것입니다.
저는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우리에게 부여된 세계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8월 15일
대통령 윤석열
보스턴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윤석열 대통령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설 전문>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 엘멘도프 학장님, 정치연구소 워렌 소장님, 그리고 세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여러분
110년 전, 대한민국의 초대 이승만 대통령께서 조국의 독립과 미래를 꿈꾸며 공부했던 이곳 하버드 대학교에서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서 연설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하버드 대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그때 하버드 로스쿨 교수진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윌리엄 알포드 교수님은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설명해 주셨고, 하버드 장애인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약자와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청년 법률가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대해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자유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자유 수호와 자유 확장의 역사였습니다. 신분의 질곡에서 해방되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창조해 나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보스턴에는 ‘자유의 길(Freedom Trail)’이 있습니다.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개척자들이 자유를 이야기하고 토론을 벌이던 흔적이 그 길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기틀을 만들었고, 17세기에 성직자 양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하버드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존 아담스, 존 핸콕 등 ‘건국의 아버지’들이 하버드에서 키운 자유에 대한 열망은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미국은 독립과 건국 과정을 통해 자유를 쟁취하고 확대해 나갔습니다.
미국 건국 초기인 18세기 후반의 자유는 ‘레세페어(laissez-faire)’라고 불리는, “각자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는” 형태의 자유였습니다. 처음에는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시장이 다 좋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19세기 후반 ‘트러스트’라는 독점 대기업들의 횡포가 극심해지면서 결국 산업사회에서 독과점이 경제적 약자의 자유를 위협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분출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1890년에 제정된 셔먼법은 자유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셔먼법은 하버드 출신인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의 결단으로 강력히 집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40여 건의 트러스트를 기소하여 ‘트러스트 분쇄자(trust buster)’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자유방임에 ‘공정한 경쟁’, ‘공평한 기회’의 가치가 더해져 비로소 타인과 ‘공존’하고 ‘연대’하는 자유로 발전하였습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할 때 바로 그 책임은 자유가 공존하기 위한 조건인 공정(fairness)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의 지배(Rule of law)는 자유의 공존 조건인 공정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정의 가치, 공정한 경쟁 원리는 미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자유의 역사는 태평양 너머 대한민국에도 뿌리를 내렸습니다.
1950년 한국이 공산주의로부터 위협을 받았을 때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들이 참전하여 함께 싸웠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윌리엄 해밀턴 쇼(William Hamilton Shaw) 대위는 하버드에서 라이샤워 교수의 지도로 동아시아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6.25 전쟁에 지원하여 28세의 나이로 전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당시 그가 전사한 서울 녹번동 언덕에 추모공원을 건립하여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하버드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오신 쇼 대위의 손자 윌리엄 캐머런 쇼(William Cameron Shaw)와 그의 어머니(쇼 대위의 며느리) 캐럴 캐머런 쇼(Carole Cameron Shaw)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디 계시는지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금 전 저는 하버드 추모교회(Memorial Church)에 들러,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18명의 졸업생들을 추모했습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자유를 빼앗으려는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불법적인 시도를 저지하고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로 70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안전판의 상징이었습니다. 그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한미동맹은 단순히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 계약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입니다.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동맹,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동맹입니다.
하버드 학생과 교수진 여러분
지금 전 세계를 돌아보면 우리가 땀과 희생으로 지켜온 자유와 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입니다. 민주주의는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하여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상식과 진실, 그리고 양심으로 대표되는 지성에 기반하는 제도입니다.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립니다. 조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입니다. 그리고 이들 편에 서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도 있습니다.
이들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용기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입니다. 국제적 연대도 필요합니다. 자유는 평화를 보장합니다.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1년을 넘었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대한민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 수호를 위한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국제사회는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없음을 입증시키고 앞으로 이런 시도를 꿈꿀 수 없게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 태도의 결정판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최초로 북한 인권 실상 보고서를 공개 출간하였습니다. 500여 명의 탈북자 증언에 기반한 보고서는 남한 드라마를 보았다는 이유로,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공개 총살당한 끔찍한 사례들을 담고 있습니다. 인권의 개선은 그 실상의 공개에서 출발합니다. 국제사회의 폭넓은 인식과 각성이 상황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세계 어디서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그럼에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은 민주 세력, 인권운동가 등으로 위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늘 경계하고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자유의 전당 하버드 대학의 학생과 교수진 여러분,
자유는 혼자 지킬 수 없습니다.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힘을 합치고 연대해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하버드 출신 정치인 John F. Kennedy 대통령의 1963년 서베를린 연설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Freedom is indivisible, and when one man is enslaved, all are not free”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은 공동체 안에도 있고 공동체 밖에도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의 자유도 소홀히 취급된다면 그 공동체는 자유 사회가 아닙니다. 자유 사회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자유인이고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자유를 누리는 데에는 일정한 경제적, 문화적 여건이 필요합니다. 자유를 누리는데 필요한 여건은 자유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여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유와 연대는 그 개념이 서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유가 없이 누군가에게 지배당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연대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것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을지라도 그건 명령에 의한 것입니다.
하버드인 여러분,
지금은 디지털 시대입니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시대의 자유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인류는 16세기 대항해(大航海) 시대에 봉건시대의 신분 질서에서 벗어나 근대적 의미의 직업과 소유권, 자유계약의 질서를 구축했습니다. 20세기 초에 미국은 자유방임이 양산할 수 있는 불공정을 막고자 독과점과 싸우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정착시켰습니다.
이제는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디지털 기술로 인해 막대한 양의 정보가 쉼 없이 생산되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인류의 삶은 한층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습니다만,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작용도 초래되고 있습니다. 자유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국가권력이 디지털 기술을 악용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디지털 전체주의’로 인한 폐해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유를 침해하는 디지털 기술의 악용은 전 세계 자유시민이 연대하여 이를 막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해 9월, 뉴욕대학에서 ‘디지털 자유시민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는 ‘뉴욕 구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핵심은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의 향유를 인류의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고 디지털 시대가 지향해야 할 비전을 제시한 것입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질서가 정당성, 통용성,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질서와 규범이 세계시민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도 함께 연대해야 합니다. 디지털 선도국은 디지털 기반이 미흡한 나라를 교육과 시스템 지원 등으로 도와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보편적 정의에 터 잡은 공정한 디지털 질서가 국제사회에 구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ODA도 확대하여 디지털 기술과 문화의 향유를 세계시민이 공유하게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하버드인들도 그 연대와 협력에 동참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오늘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보다 한 사람의 자유인으로서, 자유의 전당 하버드에서 여러분과 자유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오래오래 기억할만한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28일
대통령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 연설 전문>
[제78차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총회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데니스 프란시스(Dennis Francis) 제78차 총회의장님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또한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님의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침략을 받아 나라의 운명이 벼랑 끝에 몰렸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참전에 힘입어 극적으로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고 참전 결의를 채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트뤼그베 리(Trygve Lie) 초대 유엔 사무총장님의 용단은 지금도 한국 국민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지난 70년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꽃피워온 대한민국은, 이제 유엔 헌장이 표방하는대로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책임있게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번 제78차 총회의 주제는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입니다. 2년째 지속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사회의 가치와 이념의 분열을 심화시켰습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이 야기한 경제적 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증폭돼, 글로벌 경제는 위축되고 세계 도처에서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초래되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약자가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지기 마련입니다. 오늘날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보건,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상생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강력히 연대해야 하며, 유엔이 그 중심에 서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이 세 가지 분야의 격차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식수와 용수를 처리하여 공급하는 상하수도 체계,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 설비, 몸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보건 시설, 이러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개발격차를 해소하려면 재원과 기술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의 긴축 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ODA 정부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의 ODA 예산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의 규모가 될 것입니다.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수원국들이 사회, 경제적으로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훈련 분야에 대한 ODA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1년의 교육훈련이 10% 가량의 소득 증대를 가져오며 이러한 효과는 저소득층과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효과를 전 세계에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국가 간 경제 격차를 더욱 악화시키고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제약하는 또다른 도전 요인입니다.
올해 7월 우리는 지구의 기후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경험했습니다. “끓는 지구(boiling earth)”로 인해 폭염뿐 아니라 폭우, 태풍과 같은 극한기후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기후변화는 농업과 수산업의 지정학적 변화를 가져와 식량취약국의 위기를 더욱 가중시킵니다.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취약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그린 ODA를 확대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불을 추가 공여할 것입니다. 녹색기후기금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재정 기여를 기대하며,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결집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 : Carbon Free Energy)를 폭넓게 활용할 것이며, 이를 기후위기 취약국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에게 이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탄소에너지에 관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민간의 기술혁신과 투자를 촉진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CF연합(Carbon Free Alliance)’을 결성하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은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디지털의 고도화로 모든 문화와 산업이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격차는 곧 경제의 격차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격차의 해소는 글로벌 사우스 문제의 해결을 용이하게 할 것입니다. 한국은 디지털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여 이들 국민들이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작년 9월 뉴욕대에서, 그리고 지난 6월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AI와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디지털의 안전한 사용이 보장될 때 디지털 문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윤리 규범을 논의하고 제시하기 위한 국제기구를 유엔 산하에 설치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유가 위협받고,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위협받고, 우리의 미래 또한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안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유엔 내 국제기구 설립을 지원하고, AI 거버넌스 구축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AI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유엔이 추진 중인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전 세계 전문가들 간의 소통과 협업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국제평화와 안전 없이 우리는 어떠한 발전과 번영도 이룰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 7월 키이우 방문 시 국립아동병원에서 치료받는 어린이들의 애처로운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는 어린이이며,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의 미래입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공약에 따라, 안보, 인도, 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을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또, 2주 전 G20 정상회의에서 밝혔듯이, 내년에는 3억불을 공여하고, 추가로 20억불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하여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적극 도울 것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존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인태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입니다.
세계평화의 최종적 수호자여야 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을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리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폭넒은 지지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총회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나라마다 군사력의 크기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굳게 연대하여 힘을 모을 때, 그리고 원칙에 입각해 일관되게 행동할 때, 어떠한 불법적인 도발도 차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2024-25년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유엔 회원국 여러분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세계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정의와 법치가 살아 숨쉬는 국제질서, 그리고 지속가능한 자유, 평화, 번영을 물려주는 것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 모두의 역사적 책무입니다.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이러한 책임을 기꺼이 떠맡을 것입니다.
각국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기여를 다하기 위해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70여 년 전 공산 세력의 무력 침공을 받아 한반도의 대부분이 점령당했을 때, 대한민국 자유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한 도시, 6.25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제2의 환적항으로 발돋움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끈 도시 바로 이 부산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에서 2030년 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책임국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이루어 낸 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널리 공유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자 합니다.
1851년 런던 엑스포는 산업혁명 엑스포였습니다. 1900년 파리 엑스포는 문화 엑스포였습니다. 1962년 시애틀 엑스포는 우주시대를 여는 엑스포였습니다. 2000년 하노버 엑스포는 환경 엑스포였습니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연대의 엑스포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국정과 외교의 기조는 자유와 연대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는 세계 시민이 위기와 도전을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입니다. 부산 엑스포는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상품, 그리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며,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9월 20일
대통령 윤석열
<12•3 비상 계엄령 긴급 담화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를 발의했으며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째 탄핵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가 없던 상황입니다.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 국방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 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에서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 아이 돌봄 지원 수당 384억, 청년 일자리 시내 가스전 개발 사업 등 4조1000억원을 삭감하였습니다. 심지어 군 초급 간부 봉급과 수당 인상, 당직 근무비 인상 등 군 간부 처우 개선비조차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러한 예산 폭거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가 재정을 농락하는 것입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러한 민주당의 입법 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의 방탄으로 국정이 마비 상태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어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습니다.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들께 다소의 불편이 있겠습니다마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자유 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한다는 대외 정책 기조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
첫댓글 저 연설문 누가 썼을까요?
이거 보시면
어느정도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듯.
지난 2023년 10월 29일 방영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한국자유회의와 뉴라이트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이념 투사가 됐나입니다.
https://youtu.be/7nQkPjtEBBU?si=jsN8hVYMMiRx1I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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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취임 초기 연설 비서관은 경희대 무역학과 출신 김동조입니다.
박세일 1948년생 서울대 법학과 66학번
민일영 1955년생 서울대 법학과 74학번
강금실 1957년생 서울대 법학과 75학번
박병대 1957년생 서울대 법학과 76학번
서형수 1957년생 서울대 법학과 76학번
권영세 1959년생 서울대 법학과 77학번
소병철 1958년생 서울대 법학과 78학번
유철환 1960년생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윤석열 1960년생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석동현 1960년생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권영세 의원이 비대위원장 된거 같네요.
권영세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여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다가 2002년 8월 치뤄진 16대 국회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받아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17·18·21·22대 총선에서 당선돼 5선 국회의원이 된 인물입니다.
아마 이 번 내란 국면에서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총선 과정에서 비교적 잡음 없이 마무리했던 기억들과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 사이에서 발생한 분란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서 선임된거 같은데 이번에는 어떨지...
최재경 1962년생 서울대 법학과 81학번
정형식 1961년생 서울대 법학과 81학번
송기헌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나경원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송언석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최상목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박수영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김재호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원희룡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김진태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83학번
문형배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3학번
백태현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3학번
유상범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우병우 1966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김형두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노승권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정점식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김진모 1966년생 서울대 법학과 84학번
84학번 라인이면 전두환 시절이 기승을 떨치던 시절에 입학한 것이고 87년 1월 같은 학교 후배 서울대 언어학과 박종철 열사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으로 사망한 기간에 대학을 다닌건데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사건 때문에 6월 항쟁이 일어나고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게 되고 그 결과 1993년 문민정부로 이어지는 시기인데. 지금이 2024년이니 딱 40년 전에 대학에 입학한 것인데...
정연욱 1965년생 서울대 법학과 85학번
전주혜 1966년생 서울대 법학과 85학번
오기형 1966년생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진경준 1967년생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금태섭 1967년생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차규근 1968년생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김복형 1968년생 서울대 법학과
이정희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87학번
정정미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김승원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88학번
변창훈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88학번
박길배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88학번
송옥렬 1969년생 서울대 법학과 88학번
권순호 1970년생 서울대 법학과 89학번
서정욱 1970년생 서울대 법학과 90학번
강상구 1971년생 서울대 법학과 91학번
고영권 1972년생 서울대 법학과 91학번
박주민 1973년생 서울대 법학과 93학번
이탄희 1978년생 서울대 법학부 97학번
김재섭 1987년생 서울대 법학과 06학번
이탄희 의원이 생각나네요.
법조 일원화 관련 홀로 법조계의 현실에 맞서던 의인.
2024년 9월 그 때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판사 임용 기준을 최소 경력 3년안으로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그게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피해자로 만들건지 조금이라도 생각은 하고 그런 개정안을 낸건지 두려움마저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