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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의 털빛에 대하여[馬形色]
옛 사람은 말 기르기를 소중히 여겼으나 그 빛깔을 구별하지 않아, 무엇이라고 지적해서 이름할 수 없는 따위가 아주 많다.
그것은 《이아(爾雅)》에 상고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지금 속칭에 가까운 것을 뽑아서 적으려 하니, 이도 역시 우리가 날로 쓰고 있는 한 가지 일에 필요할 것이다.
빛깔이 흰 말은 다만 백마(白馬)라고 했는데, 빛이 희면서 검은 털이 섞인 것은 속칭 설라(雪羅)라 하고, 빛깔이 검은 것은 여(驪)라 했는데, 세속에서는 가라(加羅)라 한다.
철색(鐵色)으로 생긴 것은 철(鐵), 적색(赤色)으로 생긴 것은 류(騮)라고 했는데, 속칭으로는 적다(赤多)라 하며, 붉은 털과 흰 털이 섞인 것은 하(騢)라고도 하고 또는 자백마(赭白馬)라고도 했는데, 세속에서는 부로(夫老)라 한다.
적흑(赤黑)색으로 생긴 것은 오류(烏騮), 자흑(紫黑)색으로 생긴 것은 자류(紫騮)라 했고, 푸른 털과 흰털이 섞여 총청색(葱靑色)으로 생긴 것은 총(騘), 푸른 털과 검은 털이 섞인 것은 철총(鐵騘), 푸르고 검은 빛깔에 물고기비늘처럼 얼룩진 것은 연전총(連錢騘)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려백잡모(驪白雜毛)가 섞인 것은 보(鴇)라고도 하고 또는 오총(烏騘)이라고도 했으며, 음백잡모(陰白雜毛)가 섞인 것은 인(駰) 또는 이총(泥騘)이라고 했는데, 음(陰)은 얕게 검은 빛이라 하였고, 창백잡모(蒼白雜毛)가 섞인 것은 추(騅)라고 했는데, 창(蒼)은 얕게 푸른빛이라고 하였다.
누른 털과 흰 털이 섞인 것은 비(駓)라고도 하고 또는 도화마(桃花馬)라고도 하며, 누른 빛깔에 흰 빛이 나타나는 것은 표(驃)라 하였다.
등마루가 검은 것은 속칭 골라(骨羅)라는 것이고 갈기와 몸둥이 빛이 다르게 된 것은 속칭으로 표(表)라 하였으며, 눈이 누른 것은 속칭으로 잠불(暫佛)이고 이마가 흰 것은 구(駒)라 하기도 하며 또는 대성(戴星)이라고도 하였다.
갈기가 어설프고 이가 성긴 것은 속칭 간자(間者), 주둥이가 흰 것은 속칭 거할(巨割)이라는 것이다.
[성호사설 권6 만물문]
(2) 말 이름[馬名]에 대한 변증설
《주례》ㆍ《시경》ㆍ《이아(爾雅)》 등 경전에 기재되어 있는 말의 이름과 이속(俚俗)에서 사용되는 말의 칭호를 이제 아울러 변증하고 《몽어유해(蒙語類解)》의 마장(馬裝)에 대한 여러 명칭도 적어 이 다음의 참고로 삼으련다.
《주례》하관(夏官) 유인(庾人)에 “말의 키가 8척 이상은 용마(龍馬), 7척 이상은 내마(騋馬), 6척 이상은 마(馬)이다.” 하였고, 《주역》설괘전(說卦傳)에 “외족박이가 되며 적상이 된다.”[爲馵足爲的顙]하였는데, 그 소(疏)에 “말의 뒷발이 흰 것이 외족박이[馵]이고, 이마가 흰 것이 별박이[的顙]이다.” 하였다.
《시경》노송(魯頌) 경(駉)에 “율이 있고 황이 있고 이가 있고 황이 있다.[有驈有皇有驪有黃]” 한 전에 “이마(驪馬 검은 말) 중에 넓적다리가 흰 것은 율(驈), 황백색은 황(皇 황부루 말), 순흑색은 이(驪), 황적색은 황(黃 누런 절다 말)이다.” 하였고, “추가 있고 비가 있고 성이 있고 기가 있다.[有騅有駓 有騂有騏]” 한 전에 “검푸른 털이 섞인 것은 추(騅), 누른 빛에 흰 털이 섞인 것은 비(駓), 적황색은 성(騂), 청흑색은 기(騏)이다.” 하였고 “타가 있고 낙이 있고 유가 있고 낙이 있다.[有驒有駱有駵有雒]” 한 전에 “푸르고 검은 얼룩무늬가 있는 것은 타(驒), 흰 말에 누런 갈기는 낙(駱), 붉은 몸에 검은 갈기는 유(駵), 검은 몸에 흰 갈기는 낙(雒)이다.” 하였으며, “인이 있고 하가 있고 점이 있고 어가 있다.[有駰有騢 有驔有魚]” 한 전에 “거무스름한 데에 흰 털이 섞인 것은 인(駰), 붉고 흰 털이 섞인 것은 하(騢), 정강이가 흰 것은 점(驔), 두 눈이 흰 것은 어(魚)이다.” 하였다.
《이아(爾雅)》 석축(釋畜) 마속(馬屬)조의 주는 다음과 같다.
도도(騊駼) 《산해경(山海經)》에 “북해(北海)내에 한 짐승이 있는데 모양은 말과 비슷하며 이름은 도도(騊駼)이고 빛깔이 푸르다.” 하였다. 야마(野馬) 말과 같으나 체구가 작고 변방에서 생산된다. 박(駁) 《산해경(山海經)》에 “박(駁)은, 흰 말과 같으나 꼬리가 검고 소리는 북소리와 같고 범과 표범을 잡아 먹는다.” 하였다. 곤(騉)은 발굽에 못이 박혀 언(甗)에 잘 오른다. 언산(甗山)은 시루[甑] 모양처럼 생겨서 윗쪽이 넓고 아랫쪽은 좁다. 곤은, 발굽에 못이 생겨 건장해서 산에 잘 오른다. 진(秦) 나라 때에는 곤제원(騉蹄苑)이 있었다. 곤도(騉駼) 말과 비슷하나 소 발굽이다. 도리(盜驪) 《목천자전(穆天子傳)》에, “천자의 준마(駿馬)는 도리(盜驪)와 녹이(綠耳)이다.” 하였고 또 “오른편 복마(服馬)는 도리다.”고 하니 도리는 천리마(千里馬)이다. 융(駥) 말인데 키가 8척이다.
사교(四骹)가 모두 흰 것은 증(驓) 교(骹)는 무릎아래이다. 수(首) 속칭 답설마(踏雪馬 :네 발굽이 흰 말)이다. 계(啓) 《좌전》에 “계복(啓服 : 오른쪽 앞발이 흰 말 이름)이다.” 하였다. 왼쪽이 흰 것은 기(踦) 왼쪽 앞다리가 희다. 왼쪽이 흰 것은 주(馵), 왼쪽 뒷다리가 희다. 《주역》설괘전에 “진괘(震卦)는 주족(馵足)이 된다.” 하였다. 유마(駵馬) 중에 배가 흰 것은 원(騵) 유(駵)는 붉은 빛에 검은 갈기이다. 이마(驪馬) 중에 과(跨)가 흰 것은 율(驈) 이(驪)는 검은 빛이다. 과(跨)는 넓적다리 사이다. 주(州)가 흰 것은 연(驠) 주(州)는 음부[竅]이다. 꼬리의 본(本)이 흰 것은 안(騴) 미주(尾株 :말의 꼬리 뼈)가 희다. 꼬리가 흰 것은 낭(駺) 다만 꼬리털이 희다. 이다.
별박이가 흰 것은 전(顚) 대성마(戴星馬)이다. 흰 빛이 소(素)까지 이른 것은 현(縣) 소(素)는 콧대[鼻莖]이니 속칭 만로철치(漫髗徹齒)이다. 얼굴과 상(顙)이 모두 흰 것은 유방(惟駹) 상(顙)은 이마이다. 선모(旋毛)가 가슴에 있는 것은 의승(宜乘) 번광(樊光)은 “속칭 관부마(官府馬)라 부른다.”고 하였으며, 백락(伯樂)의 상마법(相馬法)에는 “선모(旋毛)가 배 아래에 젖처럼 나 있는 것은 천리마(千里馬)이다.”고 하였다. 현구(玄駒)ㆍ요참(褭驂) 현구는 작은 말인데 별명이 요참이다. 혹자는 “이것이 바로 요뇨(騕褭)이다.” 하는데 옛날 좋은 말의 이름이다. 즐(隲 수말) 지금 강동(江東)지방에서는 박(駁)이라 한다. 타(驒) 빛깔이 짙고 얕은 것이 있으나 반점이 온몸에 펴졌다. 지금의 돈무늬총이 말[連錢驄]이다.
유(騥) 《예기》에 “주(周) 나라 사람은 황마번렵(黃馬繁鬣 :누런 말로 아름답고 훌륭한 갈기)를 탔다.” 했는데, 번렵은 양피모(兩被毛)이며, 혹자는 미모렵(美髦鬣)이라고도 한다 보(駂) 지금의 오총(烏驄)이다. 비(駓) 지금의 도화마(桃花馬)이다. 인(駰) 거무스름한 검정색 말이니 지금의 이총(泥驄)이다. 추(騅 검푸른 털과 흰 털이 섞인 말.) 《시경》에 “추(騅)와 비(駓)가 있다.” 하였다. 하(騢) 지금의 자백마(赭白馬)이다. 동(彤)은 적(赤)이다. 낙(駱) 《예기》에 “하후씨(夏后氏)는 낙마흑렵(駱馬黑鬣)이다.” 하였다. 과(騧) 지금의 황색 말인데, 과마(騧馬 :입 가장자리가 검은 말)이다. 어(魚) 눈이 물고기눈과 같다. 《시경》에 “정강이 흰 말[驔]과 두 눈 흰 말[魚]이 있다.” 하였다.
중국 이속(俚俗)에서 말하는 말 이름에 적기(赤驥)는 붉은 빛, 도리(盜驪)는 검은 빛, 백의(白義)는 흰 빛, 유륜(踰輪)은 표범 무늬, 산자(山子)는 담비 가죽의 빛, 거황(渠黃)은 누른 빛, 화류(華騮)는 붉은 대추 빛, 녹이(綠耳)는 푸른 빛이라고 한다.
욕와준(浴洼駿)은 못 가운데서 났는데, 담비 가죽의 빛이요 휼룡한 망아지이며, 분옥총(歕玉驄)은 몸은 희고 얼굴에 붉은 반점이 있다. 창룡기(蒼龍驥)는 몸은 푸르고 희고 검은 털이 섞인 준마이며, 설단화(雪團花)는 눈처럼 흰 빛이고, 금운하(錦雲騢)는 구름과 노을 같은 무늬가 있다. 수철과(繡鐵騧)는 철청색(鐵靑色)이고, 명월제(明月題)는 달과 같은 반점이 이마에 있는 붉은 말이다. 성문린(星文驎)은 털이 별무늬와 같고, 초이총(超洱驄)은 구외(口外)에서 나는 푸른 빛의 준마이다. 내원류(徠遠騮)는 대추 빛이고, 월항래(月骯徠)는 몸이 크고 황백색이다. 능곤백(凌崑白)은 준령(峻嶺)을 잘 넘는 흰 빛의 준마이고, 선모마(旋毛馬)는 가슴에 선모(旋毛)가 난 말이다. 보영(步影)은 두 다리에 선모가 있고, 권모국(拳毛駶)은 검은 말의 배에 곱슬곱슬한 선모가 났다. 구화규(九花虯)는 두 귀가 광우리와 같고 표범의 무늬가 있는 말이다. 벽운하(碧雲騢)는 붉은 털과 흰 털이 섞인 붉은 말이고, 금박총(錦膊驄)은 어깨의 털이 약간 붉은 누른 말이다. 이는 말들의 이름을 아름답게 꾸민 것으로, 팔준마(八駿馬)의 아름다운 이름과 같은 예이다.
백마(白馬)는 흰 빛, 토골마(兎鶻馬)는 흰 데에 붉은 털이 있는 말, 청마(靑馬)는 총이말, 분청(粉靑)은 뽀얀 총이말, 사청(沙靑)은 백흑색이 섞인 총이말, 철청(鐵靑)은 철청 총이말, 회청(灰靑)은 잿빛에 흰 총이말, 낙피마(貉皮馬)는 추마말, 홍마(紅馬)는 절다말, 율색마(栗色馬)는 굴헝말, 은종마(銀鬃馬)는 갈기와 꼬리가 흰 절다굴헝말, 홍사마(紅紗馬)는 부루말, 흑마(黑馬)는 가라말, 조류(棗騮)는 오류말, 황마(黃馬)는 황색, 즉 공골말, 흑종(黑鬃)은 황색 갈기와 꼬리가 검은 고라말, 해류(海騮)는 가리온말, 은태(銀駘)는 흰 데에 누른 빛이 있는 말, 표화(豹花)는 도화잠불말, 점자마(點子馬)는 잡색 반점이 있는 말, 화마(花馬)는 얼룩말, 옥안(玉眼)은 골이 눈말, 옥면(玉面)은 낯이 흰 말, 소취소안(燒嘴燒眼)은 눈ㆍ코가 붉은 말, 선검(線瞼)은 설간자말, 옥정(玉頂)은 소태성말, 은제(銀蹄)는 네 발이 흰 말, 고제(孤蹄)는 후빌족 말이다.
《몽어유해(蒙語類解)》에 있는 마장(馬裝)의 별명에, 안교(鞍鞽)는 길리가지, 안좌(鞍座)는 조부리, 체(屉 안장 밑에 까는 것)는 언치, 지수(扯手)는 혁, 편강(編韁)은 고삐, 반흉(攀胸)은 가슴걸이, 제흉(緹胸)은 주락이다. 이는 비록 몽고의 말이나 우리나라 물건의 명칭과 비교하여 보면 그런대로 조리가 있으므로 아울러 변설한 바이다.
그리고 소[牛]에 대하여 《동문유해(同文類解)》와 《역어유해(譯語類解)》의 것도 덧붙인다. 망우(牛)는 흰소, 건우(犍牛)는 악대소(불깐소), 고우(牯牛)는 암소, 화우(花牛)는 얼룩소이다.
[오주연문장전산고 경사편 1 경전류 3 경전잡설]
첫댓글 말에 관한 이름들이 참으로 많다. 모두 조선의 말이다. 모두 명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