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조선 태조 때 축조된 낙안읍성의
시간은 언제나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서민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라 관청을 제외한 민가들이 모두 초가입니다. 둥근 성벽 안에 초가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바구니 안에 담아 놓은 표고버섯 같습니다.
읍성 안에 사는 주민들은 옛날부터 그랬듯 농사를 짓고 민박을 치며 삽니다. 낙안읍성의 참모습은 관광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이후에 드러납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봐야 이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마을 안에 초가 민박이 많으니 걱정없습니다.
낙안읍성에 머무는 동안에는 시계를 볼 일이 없습니다. 창호문에 불빛이 새어 나오고, 초가 굴뚝에서 구수한 밥냄새가 피어오르면 초저녁이 된 겁니다. 지붕 위에 창백한 보름달이 걸리면 보름밤이고, 이웃집 소리꾼의 노랫가락이 잦아들면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수탉이 모닝콜을 하면 동 틀 무렵입니다. 낙안읍성에서 묵어 봐야 경험할 수 있는, 수 만 가지 일이지요.
이른 아침, 마을 안으로 꼬불꼬불 파고든 고샅길을 산책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싸한 아침 공기에 머릿속이 맑아집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전통마을이고, 외국인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곳입니다.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관사
전화번호 061-749-8831
홈페이지 http://nagan.su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