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편 계획에 공직사회 ‘술렁’
-교원·공무원 등 명예퇴직 신청 줄이어-
-인사부서는“예산 없어 명퇴 못 받아”-
정부와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편 움직임에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명예퇴직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퇴직이 늦어져 연금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걱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순천시가 올 초 공무원 명예퇴직을 대비해 확보한 명예퇴직 수당은 4억 20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에 있었던 추가경정예산안에 명예퇴직 수당 6억 5000만 원을 더 확보했다. 올해 명예퇴직 수당만 10억 7000만 원이었다. 순천시의 지난해 명예퇴직 수당이 4억 50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3배나 늘어났다.
순천시가 이처럼 명예퇴직 수당을 대폭 늘린 것은 최근 소속 공무원의 명예퇴직 신청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시 총무과 관계자는 “최근 과장(5급. 사무관)과 담당(6급. 주사) 등 중간 간부의 명예퇴직 신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순천시에서는 오는 9월 30일 자로 6급 6명 등 모두 7명이 명예퇴직한다. 9월 이후로 명예퇴직을 신청할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명예퇴직 신청이 늘어나면서 명예퇴직 수당이 부족해 명예퇴직을 받지 못할 지경이다.
교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과 교직원 연금을 개편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원들이 많이 늘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 김용찬 인사담당은 “분기별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3/4분기에만 31명이 신청했다. 하지만 명예퇴직 수당이 4억 9000만 원밖에 없어 3/4분기에는 10명만 명예퇴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12월에 또 한 차례 명예퇴직을 받아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 명예퇴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올해 9월까지 명예퇴직한 교원은 37명이다. 올해 들어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늘어나면서 전라남도교육청은 올해 11억 원이었던 명예퇴직 수당을 내년에는 15억 원으로 늘려 편성할 계획이다.
지방공무원과 교원들 외에 국가공무원이 근무하는 관공서도 술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과 교직원연금 개편을 밀어붙이려 하면서 연금 손실을 우려한 공무원이 명예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순천법원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연금학회에서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따르면 공무원의 연금부담액은 매월 15만 원 더 내고, 받는 연금은 40만 원이 줄어든다(43% 더 내고, 34% 덜 받고)”고 말했다. 부부공무원의 경우 손해가 더 크고,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명예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새누리당이 지난 22일(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던 한국연금학회 주최 정책토론회는 공무원노조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공무원과 교원 등으로 구성된 공무원단체는 현재 각계 공무원노조 50개 단체가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공무원연금 개편을 반대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에서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