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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대장!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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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매일 초코파이를 먹었다.
하루에 보통 다섯 개는 먹었다.
유나가 키우는 강아지 담담이와 고양이 듬듬이도 유나처럼 초코파이를 먹는다.
"서로 나눠먹어야지!"
유나는 초코파이 하나를 꺼내 담담이와 듬듬이에게 나눠 주었다.
하지만 담담이는 듬듬이가 초코파이를 먹으려고 하면 눈을 부릅뜨고 짓었다.
"멍멍! 멍멍! 멍멍!
넌 먹지 마라고!"
"왜?"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어야지!"
"무슨 소리야!
요즘 세상에 쥐 잡아먹는 고양이는 없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초코파이를 먹지 말라고!"
듬듬이도 담담이에게 지지 않았다.
"이건!
혼자 먹어도 작단 말이야!"
"그럼!
먹지 마!
내가 다 먹을 테니까!"
듬듬이는 담담이 앞에 있는 초코파이 반쪽을 자기 앞으로 당겼다.
"멍멍! 멍멍! 멍멍!
내 초코파이 손대지 마!"
담담이는 으르렁거리며 듬듬이를 물려고 했다.
"이 녀석들이!
담담! 듬듬! 서로 싸우면 어떡해!
앞으로 초코파이 주지 않을 거야!"
하고 말한 유나는 초코파이를 가져다 먹었다.
"멍멍! 멍멍! 멍멍!
내 것을 먹으면 어떡해요?"
"야옹! 야야 야옹!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파인데!"
"그러니까!
나눠주었을 때 먹었어야지!
나도 꾹 참고 하나를 너희들에게 주었잖아!"
유나는 정말 다 먹고 싶었지만 담담이와 듬듬이에게 나눠준 것이었다.
..
"히히히!
냉장고 문 열었다!"
듬듬이는 하루 종일 냉장고 앞에서 문을 열려고 노력했다.
"야옹! 야아옹!
초코파이가 어디 있더라!"
듬듬이는 매일 냉장고에서 유나가 초코파이를 꺼내는 것을 봤다.
"여기 있다!
저 녀석이 낮잠 잘 때 꺼내 먹어야지!"
담담이가 베란다에서 낮잠 자는 것을 본 듬듬이는 초코파이 두 개를 꺼내 유나 방으로 들어갔다.
"히히히!
내가 꺼내 먹는 건 모르겠지!"
듬듬이는 유나 침대에 올라가 초코파이 봉지를 뜯었다.
"히히히!
이렇게 맛있는 초코파이를 혼자 다 먹다니!"
듬듬이는 유나가 미웠다.
초코파이를 다섯 개나 먹으면서 듬듬이와 담담이에게 하나를 나눠주는 게 싫었다.
"히히히!
오늘은 두 개 먹지만 내일은 세 개 먹어야지!
너무 맛있어!
누가 만들었을까?
이렇게 달콤하고 맛있는 초코파이를!"
듬듬이는 두 개를 다 먹고 이빨 사이에 낀 초코파이를 긴 발톱을 꺼내 쑤시면서 입안에 단 맛을 만끽했다.
"여기서 뭐해?"
잠자던 담담이가 유나 방에 들어와 듬듬이를 봤다.
"뭐하긴!
낮잠 자려고 이렇게 누워 있잖아!"
듬듬이는 담담이를 보자마자 초코파이 봉지를 배에 깔고 누웠다.
"뭘 먹은 거야?"
"뭘 먹기는!
아무것도 안 먹었어!"
"냄새가 나는데!
분명히 달콤한 냄새가 이 방에 가득한데!
그래도 안 먹었다고?"
담담이는 코로 이곳저곳 냄새를 맡더니 듬듬이에게 물었다.
"안 먹었다니까!
빨리 나가 낮잠 잘 시간이니까!"
듬듬이는 들키기 전에 담담이를 방에서 쫒고 싶었다.
"초코파이 먹었지?"
"아니!
초코파이가 어디 있다고 먹어!"
"넌!
분명히 초코파이 먹었어!"
"안 먹었다니까!"
듬듬이는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혹시!
냉장고 문을 열었지?"
담담이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듬듬이에게 물었다.
"냉장고 문!
그걸 내가 어떻게 열어!
고양이는 멍청해서 냉장고 문 같은 것 열 수 없어!
개라면 모를까!"
듬듬이는 시치미를 뚝 땠다.
"분명히!
초코파이 먹었는데!"
담담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을 한 바퀴 돌더니 다시 베란다로 나가 바닥에 누웠다.
"두고 봐야지!"
담담이는 눈을 감고 살며시 유나 방 쪽을 쳐다봤다.
하지만 초코파이 두 개를 먹은 듬듬이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저 녀석이!
분명히 뭘 먹었는데 오리발을 내밀다니!"
담담이는 생각할수록 달콤한 초코파이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히히히!
바보 같은 녀석!
내가 초코파이 먹고 말할 줄 알았지!
절대로 말하지 않을 거야!"
듬듬이는 코를 골며 낮잠을 푹 잤다.
..
유나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초코파이 먹어야지!"
유나는 가방을 소파에 던지더니 냉장고로 향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파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달콤한 파이는 없을 거야!
누가 만들었는지 초코파이는 정말 맛있어!"
냉장고에서 초코파이 다섯 개를 꺼낸 유나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멍멍! 멍멍! 멍멍!
나도 주세요!"
담담이가 유나를 따라오더니 초코파이를 달라고 짖었다.
"야옹! 이야옹! 야옹!
나도 주세요!
듬듬이도 유나를 따라오더니 침대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내려 가!
초코파이 먹을 때는 올라오지 마!"
유나가 소리쳤다.
"멍멍! 멍머멍! 멍멍!
빨리 내려와!"
담담이는 침대 밑에서 듬듬이에게 내려오라고 외쳤다.
"내 맘이야!
난 침대 위가 좋아!"
듬듬이는 유나 곁으로 더 바짝 다가갔다.
"내려가라니까!"
유나가 듬듬이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야옹! 이야옹!
난 침대 위가 좋아요!"
듬듬이는 절대로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담담이가 침대로 올라오려고 하면 못 올라오게 할 때도 있었다.
"내려가지 않으면 초코파이 안 준다!"
유나가 마지막 수단을 써서 듬듬이에게 침대를 내려갈 것을 명령했다.
"야옹!
실은 데!"
듬듬이는 침대에서 먹는 초코파이가 더 맛있었다.
"담담이만 준다!
하나! 둘! 셋!"
유나가 숫자를 세자 듬듬이는 할 수 없이 침대에서 내려갔다.
"진작 그래야지!"
유나는 초코파이 하나를 뚝 반으로 나누더니 담담이와 듬듬이 앞에 주었다.
"싸우지 말고 먹어!
소리치지도 말고 조용히 먹어!"
유나는 초코파이 먹을 때마다 싸우는 담담이와 듬듬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멍멍! 멍멍! 멍멍!
내 거랑 바꿔 먹자!"
담담이는 듬듬이 앞에 놓인 초코파이가 유난히 커 보였다.
"야옹!
나는 싫어!"
"바꿔 먹자고?"
"싫다니까!"
듬듬이는 담담이와 달리 주는 대로 먹었다.
하지만 담담이는 듬듬이 것만 보면 자기 것보다 더 커 보여 항상 바꿔먹자고 했다.
"넌!
언젠가 혼날 줄 알아!"
"뭐라고?
이 날카로운 발톱이 보이지 않아?"
"발톱보다
이 날카로운 이빨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담담이는 송곳니를 내보이며 으르렁거렸다.
"히히히!
누가 이기나 싸워볼까?"
듬듬이도 절대로 지지 않았다.
"또! 또!
너희들은 초코파이만 주면 으르렁대고 싸운다!"
유나는 반씩 나눠준 초코파이를 빼앗으려고 했다.
하지만 담담이와 듬듬이는 초코파이를 물고 거실로 나갔다.
..
"히히히!
초코파이를 꺼내 먹어야지!"
담담이가 베란다에서 낮잠을 자는 것을 확인한 듬듬이는 냉장고 앞으로 갔다.
"히히히!
오늘은 세 개 꺼내먹어야지!"
긴 발톱을 꺼낸 듬듬이는 냉장고문을 열었다.
"히히히!
어디 있을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파이!"
듬듬이는 냉장고 안을 두리번거렸지만 초코파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분명히 어제 한 박스 사서 냉장고에 넣었는데!"
듬듬이는 초코파이를 찾을 수 없었다.
담담이가 깨어나기 전에 냉장고 문을 닫고 듬듬이는 조용히 거실 소파로 올라가 자는 척했다.
"이상하다!
어제 엄마가 분명히 한 박스 사 왔는데!"
유나 엄마는 어제 초코파이 한 박스를 사 와 냉동고에 넣었다.
그래서 듬듬이가 찾는 냉장고에는 초코파이가 없었다.
"거기서 뭐해?"
냉장고 앞에 서있는 담담이를 보고 물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담담이는 다시 베란다로 나갔다.
"야옹! 야옹! 야아옹!
초코파이는 언제 줄까?"
듬듬이가 잠꼬대하듯 말했다.
"유나가 와야 주지!"
베란다에서 듬듬이 말을 듣고 담담이가 대답했다.
"유나가 안 오면 먹을 수 없구나!"
듬듬이는 찾지 못한 냉장고 속을 생각하며 말했다.
"참아야지!
그래야 유나가 오면 또 반쪽이라도 얻어먹지!"
담담이는 냉장고에 초코파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잘 참았다.
"먹고 싶은데!
어떻게 참아!
찾아서 먹던지 사서 먹어야지!"
듬듬이가 말하자
"살 돈이 어딨다고?"
"돈!
가게에 가서 훔치면 되잖아!"
듬듬이는 도둑고양이처럼 가게에 가서 초코파이를 훔쳐 먹고 싶었다.
"훔치면 경찰서에 간다고!
널 도둑고양이로 몰아 죽일 거야!"
"잡히기 전에 도망가면 되지!"
"경찰이 얼마나 무서운 데!
넌 금방 잡히고 말아!"
"웃기시네!
고양이를 누가 잡아!
내가 얼마나 빠른데!"
"빨라도!
경찰들은 총이 있다고!"
"이런!
바보 멍청이!
누가 고양이한테 총을 쏴!
미친 개나 곰이면 모를까!"
"넌
초코파이를 훔친 도둑 고양이니까
경찰이 총을 쏠 거야!"
"누가 그래?"
"경찰이 할 일이니까!"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지 마!
세상에 고양이를 총으로 쏴 죽인 경찰은 한 번도 본 적 없어!"
"그러니까!
최초로 총 맞아 죽은 도둑고양이 듬듬!
이렇게 신문에 크게 나겠지!"
담담이는 점점 재미있어졌다.
"그럴까?
그럼 내가 가게에 가서 초코파이를 한 박스 훔쳐볼까?
경찰이 정말 내게 총을 쏘는지 확인해 볼까?"
"바보! 바보!
총 맞으면 죽는다고!"
"내가 죽으면 좋겠다!
초코파이 반쪽 더 먹을 수 있어서!"
"무슨 소리야!
난 널 죽이면서까지 초코파이 반쪽을 더 먹고 싶지 않아!"
"왜?"
"생명은 소중하니까!"
"히히히!
난 널 죽이고라도 초코파이 반쪽을 더 먹고 싶은데!"
"뭐라고?"
"히히히!
미친개 생명보다 난 초코파이 반쪽이 더 중요해!"
"나쁜 놈!"
담담이는 듬듬이가 미웠다.
하지만 듬듬이가 가끔 장난이나 말을 심하게 한다는 것도 알았다.
..
"엄마!
초코파이가 없어?"
"무슨 소리야!
어제 한 박스 사다 넣어두었는데!"
"봐! 봐!
없다니까!"
유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 엄마를 불렀다.
"다시 찾아봐!
어제 분명히 한 박스 사 왔으니까!"
엄마는 안방에서 화장을 하면서 말했다.
"없다니까!"
유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고 문을 열었다.
"여기 있다!"
"거 봐!"
엄마는 대답하고 화장을 마주했다.
"초코파이 먹어볼까!"
유나는 냉동고에서 꺼낸 초코파이 박스를 뜯더니 일곱 개를 꺼냈다.
"와!
많이 꺼냈다!"
담담이와 듬듬이도 두 개나 많은 초코파이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초코파이 먹어야지!"
유나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닫아 버렸다.
"멍멍! 멍멍! 멍멍!
야옹! 이야옹! 야옹!"
담담이와 듬듬이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안 돼!
오늘은 일곱 개 다 먹을 거야!
그러니까 거실에서 조용히 놀아!"
유나는 담담이와 듬듬이에게 초코파이 하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우리도 줘요?
멍멍! 멍멍! 멍멍!"
담담이가 긴 발톱을 꺼내 문을 할퀴며 소리쳤다.
"야옹! 야옹! 야옹!
문 안 열면 냉동고에 있는 초코파이 모두 꺼내 먹을 거예요!"
하고 듬듬이가 말했지만 유나는 문을 열지 않았다.
"이렇게 달콤하다니!"
유나는 침대에 누워 초코파이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드르륵! 드득!'
유나 방문 할퀴는 담담이 발톱 소리가 유난히 컸다.
하얀 페인트가 벗겨지고 깊은 발톱 자국이 선명했다.
"큰일이다!"
듬듬이는 담담이가 할퀸 자국을 보고 걱정되었다.
유나는 초코파이 일곱 개를 다 먹고서야 방문을 열었다.
"이 녀석들이!"
방문에 난 발자국을 본 유나는 화가 났다.
"담담! 듬듬!
어디 있어?"
유나는 혼내줄 생각으로 불렀다.
하지만 베란다에 숨은 담담이와 엄마 방으로 숨은 듬듬이는 보이지 않았다.
"너희들은 앞으로 초코파이 안 줄 거야!"
유나는 거실에서 보이지 않은 담담이와 듬듬이 들으라고 크게 외쳤다.
사고 친 담담이와 듬듬이는 유나가 불러도 눈 감고 모른 척했다.
..
"히히히!
초코파이가 냉동고에 있지!"
듬듬이는 어제 유나가 초코파이를 꺼낸 냉동고 문을 열었다.
"오늘은 세 개!
세 개 먹어야지!"
듬듬이는 박스에서 초코파이 세 개를 꺼냈다.
"저 녀석도 줄까?
비밀이 탄로 날 텐데!"
듬듬이는 고민했다.
"담담이도 주자!"
듬듬이는 초코파이 세 개를 더 꺼내고 냉동고 문을 닫았다.
"담담!
이거 먹어!"
"와!
초코파이다!
어디서 났어?"
"응!
저기서 꺼냈어!"
"유나가 알면 혼날 텐데?"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모를 거야!"
"정말?"
"그래!"
"혼나면 어떡하지?"
"그럼!
먹지 마!"
"아니!
다 먹을 거야!"
담담이는 듬듬이가 준 초코파이 세 개를 받았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담담이는 초코파이를 먹었다.
듬듬이는 오늘도 유나 방에 들어가 침대에서 초코파이 세 개를 먹었다.
"히히히!
이렇게 맛있는 초코파이를 혼자 먹다니!"
듬듬이는 유나가 미웠다.
하지만 냉동고에 있는 초코파이를 꺼내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담담!
하나 더 먹을까?"
"좋아! 좋아!"
담담이는 달콤한 초코파이를 또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담담이와 듬듬이는 냉동고에 있는 박스에 들어있는 초코파이를 다 꺼내 먹었다.
"이제 없어!"
"정말?"
"응!"
듬듬이가 빈 박스를 보여주었다.
"이제 낮잠이나 자자!"
"그래!"
담담이는 베란다에 가서 낮잠을 청했다.
듬듬이는 안방 장롱 뒤로 들어가더니 낮잠을 청했다.
"정말 맛있다니까!"
담담이는 낮잠을 자면서 잠꼬대를 했다.
"더 먹고 싶어!
한 개만 더 먹고 싶어!"
듬듬이도 낮잠을 자면서 잠꼬대를 했다.
학교에서 유나가 돌아와 텅 빈 초코파이 박스를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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