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어 하늘을 쳐다보니
맑고 파란 가을 하늘이 잿빛 구름으로 가득 덮혀 있었습니다.
역시 중부지방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200mm의 폭우가 온다고 하는 읽기 예보가 맞는가 보다.
"오늘 449회 주말걷기는 우산을 쓰고 빗속을 헤메야 하겠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며 오늘의 걷기에 대한 계획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보았으나 별 뾰족한 수 가 없었습니다.
다만 비가 너무 심하면 양재고교 뒷산 걷기를
생략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오늘은 '세계 노인의 날'이라 우리 노인정에서
점심을 마련하여 한창 맛나게 먹는 중 일공께서 전화를 했습니다.
“나 여기 왔소이다.”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12시 반입니다.
급히 점심을 끝내고 주말 걷기 안내에 필요한
마이크며 깃발을 준비하여 신논현역 6번 출구로 달려갔습니다.
역시 작은 커피 숍에서 기다리는 일공선생!
밖에는 비가 내리는데 혼자서 우리 주말 걷기을 위하여
이렇게 빨리 나타나신 노장께 나는 감사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혹시나 마님께 쫓겨난 거 아닝교?"
이렇게 농담과 담소 속에 시간이 많이 흘러갔습니다.
얼마 지나니 한숙이 선생께서 큰 보따리 하나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귀중한 황금은 어디 두고 혼자서 오는교?"
이것은 '한숙이 특허품 계랑꾸이' 인데 '선전용'이라 했습니다.
120개나 되는 많은 계란꾸이를 준비하였으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감사합니다.
또 한분이 저만치 보입니다.
반가운 사진대가 파평 윤씨 현희씨입니다.
나중 저녁식사 시 후식으로 제공한 많은 귤을 등에 메고
오늘 사진 촬영도 해 주신 윤선생 감사합니다.
이렇게 3시 정각에 9호선 전철역 6번 출구에는
우리 한사모의 걷기꾼 33인이 모였습니다.
아무리 일기 예보에 폭풍, 폭우가 있으니 외출을 삼가라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에 필요한 33인이 여기 모였으니
거사를 하자는 출발 신호와 함께 6번 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이 서초길마중길은 서초구청에서 많은 예산으로 3개의 육교를 놓고
환경을 잘 정비한 주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길입니다.
동쪽으로는 삼성, 롯데, 진흥, 무지개, 우성 등 아파트가 있고
서쪽에는 우리나라 산업의 동맥인 경부고속도로가 있는 데
그 사이로 우리들은 추적 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걷고 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오른
울창한 나무들도 비를 맞으며 우리들을 반겨줍니다.
진풍길, 소정자, 송군자, 김동식, 윤삼가 회원 등 여러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지나 용허리 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용허리 공원 지하에는 강남전철역 수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큰 저수지를 만들어 두었다고 합니다.
비가 오지만 여기서 화장도 하고
계단이 있으니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날씨도, 우리들의 얼굴도
잔떳 찌푸른 사진들을 곧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길 마중길을 걸었어나
비를 막아주는 곳이 어디도 없습니다.
서초길마중길이 끝날 무렵 장대비가 쏫아집니다.
종종 걸음으로 비를 피할 서초구청까지 약 200m를 단숨에 걸었습니다.
이 쏘나기를 안락한 방안에서 잘 피하고 있는
불참회원들은 얼마나 기뻐할까? 깨소곰처럼 고소 하지요?
비오는 날 안내를 맡은 회원들을 보고 함수곤 대표는 뭐라고 했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뭐라 했는지 통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비를 피할 수 있는 구청 안에 도착하여
편안하게 의자에 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한 참 쉬고나니 비도 쉽니다. 다시 일어나서 걷기 시작합니다.
구청을 나와 양재고교쪽으로 올라 왔습니다.
이 곳에 오니 잘 가꾼 잔디밭 언덕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바탕 노래 마당을 이루었습니다.
비는 내리는데 조용한 산턱에서 부르는
흘러간 옛가락에도 흥이 저절로 났습니다.
산둘레길을 따라 식당으로 향하여 20여분 걸어가니
우리의 걷기 뒷푸리 마당 백마 김씨네 집이 나타납니다.
앞 마당에 메어 있는 백마 두 마리가 우리들을 반깁니다.
이를본 흘러간 가요대가 김용만 교장이 가만 있지않습니다.
"백만 가자울고 날은 저문데..."
모두들 따라 흥얼거히며 방안으로 들어갑니다.
막걸리 한사발과 갈비탕이 우리 뒷풀이의 모두입니다.
오늘 건배사는 날씨 때문에 만친 우리 걷기를 빗대어
“한사모 주말 걷기" 선창으로
"잼있다 잼있다...잼 좋오타“로 하였습니다.
다음 주‘제450회 주말걷기(’16/10/9/일, 한글날)’ 안내를 맡으신
이규석 부회장님께 한사모 주말걷기 깃발을 인계하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옥수역'의 강변공원
출구에서 만나 '서울숲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편집자 추기] 혹시 '교과서의 날'을 아십니까?
우리 한사모의 이규석 부회장님께서 10월 5일 교과서의 날에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기여하신 공로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감사패를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함께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자세한 사항은 우리카페에 게재해 두었습니다.
사진을 찍어주신 윤현희 회원님, 정말 감사합니다.
때아닌 가을 폭우에도 안내자의 안내를
잘 따라주신 여러 회원님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안내자 김동식 송군자 드림
* 아래 유튜브 동영상의 세모 표시를 클릭하면
'Les Feuilles Mortes(Autumn Leaves)'와 또 다른 연주곡을
연속하여 감상할 수 있습니다. 클릭해 보세요.
첫댓글 김동식 고문님, 송군자 사모님, 세차게 내리는 가을비 속에서도 주말걷기 안내를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가지 일로 함께 하지 못해 참으로 죄송합니다.
보내주신 후기도 너무나 멋있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모님과 함께 늘 건강하시고 한사모를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 이경환 올림
Autumn Leaves 들으며 비속에 마음조리며 안내하신 김고문님 송여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사뭇 걱정이 되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즐기며 평탄한 길을 무사히 잘 걸었습니다.
"잼있다 잼있다 좋다"라는 건배사로 흥을 돋구며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귀가 길은 비도 잠깐 멈추어 주어 또한 감사하였습니다.
김동식 고문님, 송군자 선생님!
폭우 예보에 걷기 일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강행하신 것 멋지세요.
비가 와서 더욱 좋은 걷기였습니다. 북구 여행을 온 느낌이었습니다.
길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후기를 읽으면서 너무 웃었어요.
글에 나오시는 일공 선생님, (황금은 놓고 계란꾸이만 챙겨 오신)한숙이 선생님,
(귤을 한 짐 짊어지고 나타나신)윤현희 선생님,
(안락한 방 안에서 우리를 고소해 하면서 웃으셨을)불참 회원님들,
(가요대가)김용만 교장님은 정말 행복한 분들이십니다.
김동식 고문님, 송군자 선생님, 글에 나오지는 않았어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