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에서 '천사'로 변한 女사형수 이야기
사형 집행 전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현 명문교회의 장로이자 소망교도소의 부소장인 박효진 장로는 과거 서울구치소에서 17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17년의 근무기간 동안 25명의 사형수들과 신앙교제를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포악한 사형수가 겸손한 신앙인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목격하며 복음 전파의 소중함을 더욱 느꼈다.
그 중 박 장로의 기억 속에 특히나 생생히 남아있는 한 여자 사형수의 이야기에 대해 유튜브 <초신자의 시선>에서 소개한다.
◆ 사형수
장로가 서울구치수에서 보안계장으로 일할 때 여자 사형수 한 명이 오게 된다. 여자 교도수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녀의 바른 언행을 칭찬하며 장로가 직접 그녀를 만나 격려해주기를 부탁했다.
이에 장로는 그녀의 인적사항과 범죄내용을 살펴보았다.그런데 그녀는 꽤나 특이한 이력을 지닌 사형수였다. 그녀는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을 졸업한 약사였다. 이런 그녀가 왜 사형을 선고받게 된 것일까?
◆ 살인
그녀는 서울에서 제법 큰 규모의 약국을 운영했으며, 결혼을 하여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결혼생활에서 남편과의 불화를 겪으며 증오심을 품게 되고, 결국 남편을 청부 살해한다.
어렴풋이 눈치를 챈 시어머니마저 죽이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그쳤고, 꼬리가 잡혀 구치소에 수용된다.
◆ 첫번째 구치 생활
성동구치소에 수감된 그녀는 항상 교도관들을 애먹게 했다. 시도때도 없이 머리를 박고 혓바닥을 깨물며 자해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각종 사고를 일으켜 24시간 감시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 성경
어느날 한 여성교도관이 그녀에게 성경책을 건넸다. 하도 악쓰고 난동을 부리니 사람 좀 되라고 한 것이었다. 당연히 초반에는 그녀가 성경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그녀는 심심하고 외로울 때마다 성경을 한번씩 들춰보게 된다. 어느순간 그녀는 성경책을 완독하였고, 사형선고 1심 판결이 날 때쯤에는 밥을 굶어가며 읽을 정도로 성경에 완전히 매료됐다.
◆ 회개
그 후로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방을 옮기면 가장 먼저 방을 청소하고 아픈 동료를 밤새 간호하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헌신에 포악했던 죄수들도 함께 그녀와 같은 방을 쓰고 나면 교화되곤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자신이 부를 찬송가를 찾아서 밤까지 거듭 부르고, 성경을 정독하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 박효진 장로와의 만남
그녀는 항소심을 준비하며 서울 구치소로 이감되고 거기에서 박효진 장로와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었다. 장로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는 언어를 뛰어넘는 전도의 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서울 구치소에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말은 안 통해도 본인이 기도하면서 만든 율동과 찬양을 하면 감화받아서 울기도 하고 십자가를 그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장로와 교도관들 앞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율동과 찬양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로는 처음에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폭소를 터뜨렸지만 끝내 눈물을 보였다. 비록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예수님에 의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 사형 집행전 마지막 순간
서울 구치소에서의 약 1년 반의 수감이 지나고 그녀의 사형 집행날이 되었다. 장로는 사형 집행실에서 그녀를 위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하나님. 그녀에게 믿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약한 여자가 어찌 이런 죽음을 견딜까요?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죽음의 공포에 떨지 않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은혜를 베풀어주세요’
그러나 사형장 계단을 올라오는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그녀는 또렷한 목소리로 유언을 시작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임하셔서 다시는 저처럼 악한 죄를 저지르는 이가 없어지고 이런 무서운 형벌도 사라지기를 소원합니다. 사탄에게 속아 이런 죄를 저지른 죄인을 용서해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떠나면 제 어린 남매는 고아가 되겠지요. 그러나 주님께서 어린 것들을 잘 키워주실 것으로 믿고 저는 떠나겠습니다. 제 모든 소유를 가난한 영유원에 보내길 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녀는 유언을 마치고 마지막 순간에 장로의 안수 기도를 받길 원했다.
박장로는 의례적인 말로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장로는 심장 밑바닥에서 뜨거운 불덩이같은 것이 올라와 온 몸을 압도하는 것을 느꼈다.
그 불덩이로부터 ‘돌아서서 기도하라’는 메시지가 거듭 몸 전체로 울려퍼졌다.
장로는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의식과 자아가 사라지고 성령에게 완전히 육신이 붙들린 것을 느꼈다.
그는 돌아섰다. 그의 시야에는 사형을 입회하러 온 교도소장, 검사, 성직자 등이 들어왔다. 그의 입에선 성령이 주신대로 기도가 터져나왔다.
“하나님, 오늘 사랑하는 이 딸은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살인죄 때문에 이슬로 사라지지만 오늘 이 자리에 그럴듯한 모습의 이 모두는 이 딸보다 더 추악하고 사악한 죄들을 가득 품고도 이 딸을 정죄하고 죽음을 명하는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이 순간 속에서 과연 누가 더 죽을 자인지 심각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시옵소서.”
그렇게 장로는 눈물의 기도를 마쳤다. 주위를 둘러보니 교도소장, 검사를 비롯하여 종교인들, 의사들 역시 어느 하나 눈물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비록 그녀의 죄는 무겁지만 한 신도로서 그녀가 지닌 믿음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감명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