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난 주말 이른 오후, 구정 일주일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던 시장이 한가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지언 문을 열지 않은 매장도 있다. 좌대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다. 덕분에 다니기에는 수월해졌다. 하지만 작년 대비 설특수 매출이 삼분의 일로 줄었다고 상인들의 한숨으로 시장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다.
다들 어렵다...죽을 맛이란다...그래도 다들 살아있다. 살아간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이럴 때가 있으면 그럴 때도 있는 법이라고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보는듯하다.
솔직히 지금보다 더 어렵고 힘든시기를 견뎌냈다. 일제강점기, 625사변, IMF 등
언제나 힘든 시기는 있었다. 앞으로도 또 있을 것이다. 인류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새로운 것은 없었다. 물론 누구나 다 인생은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지! 한번 사는 인생인지라.
이 거리도 곧 상인과 손님으로 다시 채워질 것이다. 활기를 되찾겠지...그러나 그 활기에 낙도 있었으면 좋겠다. 한숨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오늘의 만족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수고스러움을 낙으로 여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잘 살아냈노라고 스스로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좋아지겠지.
사람 살아갈 만한 세상이 곧 오겠지...대형마트도 좋지만 현금냄새 풀풀 풍기는 재래시장이 더 좋은 옛 세월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 인생이 참 고맙다.
금융가, 학원가, 유흥가가 아닌 시장가에 사는 것도 나쁘진 않다. 여기의 돈은 그저 오늘의 삶과 가족에 대한 냄새가 나서 참 인간적인 면이 있다.
다들 좋아지겠지. 좋게 만들어가겠지. 빈 장바구니에 이것 저것 맘 놓고 채워넣는 날이 곧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