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혼자 전국일주를 했는데 울진에 있을 당시 도움을 주셨던 형님이 서울에 오셨다고 하셔서
숙소근처인 인사동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 도움도 받았고 하니 서울에서는 제가 밥을 사드리고 싶어서
인사동 거리에서 식당을 찾아다녔습니다. 마친 어느 골목 안쪽으로 쌈밥집이보이길래 들어갔습니다.
사람이 꽤 많고 직원들이 분주하여 정신이 없었지만 그만큼 맛집이겠거니 하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받을때부터 직원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바쁜건 알겠지만 손님한테 툭 던지듯 메뉴판을 주고 간 직원도 있었고, 조금 뒤에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할때는
직원이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옆 테이블을 닦던 직원이 저희 소리를 들었는지 주문하라고 하셨는데
테이블을 닦느라 저희 주문은 듣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결국 약 15분 가량을 기다린 뒤, 저희보다 한참늦게 들어온 옆 테이블 손님들 반찬이 먼저 나오길래 직원을
불러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저희 테이블은 주문이 아예 안 들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테이블을 닦던 직원이 성의없이 듣고는 까먹었던 것입니다.
저는 제 은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 형한테 너무 죄송했고 덩달아 서울사람으로서 제가 잘못한것 같아 더 죄송했습니다.
그래놓고 한참뒤에 나온 쌈밥정식에는 말라 비틀어진 반찬 두세가지와 고기,된장찌개가 전부였습니다.
아무리 서울 한복판에 장사가 잘 되는 집이래도 그거 믿고 손님에게 너무 함부로 한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