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산(960m), 금원산(1,353m) - 경남 거창
☞ 산행일자 : 2021. 10. 30.(맑음)
☞ 산행경로 : 금원휴양림~미폭~현성산~금원산~유안청계곡~문바위~금원휴양림
☞ 산행거리 : 약 19.1km (도상거리 17.3km)
☞ 산행시간 : 약 7시간 55분
금원산휴양림(09:33)~현성산(11:02)~서문가바위(11:43)~수승대갈림(12:42)
~금원산(14:33)~유안청폭포(15:53)~관리사무소(16:53)~문바위(17:00)~주차장(17:28)
몇 년전 현성산을 올랐다가 흐린 날씨탓에 아무것도 조망도 못한것이
못내 아쉬움이 남아 오늘 다시 현성산을 오른다.
이번엔 기백산까지은 가지 않고 금원산에서 유안청계곡으로 원점회귀할 계획이다.
출발 전 일주일 내내 맑던 날씨가 오늘따라 조금 흐려지는 것 같아
오늘도 현성산에서 곰탕속을 헤매는가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되는데...
금원산휴양림에 도착하니 걱정했던 만큼 흐리지는 않아 제법 주변 조망을 할 수 있었다.
더불어 제법 익어가는 가을 단풍도 만날 수 있었고
유안청 계곡의 폭포도 만나고 지재미골의 문바위와 마애삼존불도
모두 돌아 본 만족한 산행이 되었다....
금원산휴양림 입구
미폭 앞에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차비 3000원을 주고 주차장에 주차한 뒤
미폭까지 내려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미폭
미폭(米瀑) "쌀이는 폭포", "동암폭포"라고도 부른다.
지재미 골짜기 어귀 북쪽 산기슭에서 너럭바위 위를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폭포이다.
폭포수가 흐르는 모양이 쌀이 흘러내리는 듯하여 쌀이는 폭포라고도 하고,
옛날 폭포 위에 동암사라는 사찰이 있어서 쌀씻는 뜨물이 항시 바위를 흐르고 흘러
"쌀이는 폭포" 또는 "동암폭포"라고도 하였다..
사찰이 없어지고 나서 그 자리에 서당이 생겼으므로
"동암자 서당터"라고 하는데 지금은 주춧돌만 남아있다.
미폭에서 현성산 1.5km 이정표를 보고 들머리를 들어서는데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이 이어진다.
혹시나 날씨가 흐릴까 걱정했더니 그런대로 괜찮을 모양이다.
군데군데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벤치의 위치가 바뀌었네...
현성산을 지나 수승대갈림길까지는 대부분 암릉을 지나게 된다.
한고비 오르니 거창 위천면 상천리의 들녁이 시원하게 보이고
멀리 수도지맥의 산군들도 보인다..
현성산의 멋진 단애가 시야에 들어온다..
몇년 전 산행때는 온통 안개속을 헤맸었는데
오늘은 제법 주변 조망이 트인다..
단풍도 조금씩 물들어가고...
몇년전 산행땐 자욱한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과 함께 금원산도 보이고..
거대한 바위도 지나고...
조망이 좋을 듯 하여 다시 들어가 본다.
자그마한 돌탑이 하나 있더니 없어져 버렸네..
역시나 화려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동안 정신이 팔렸다.
바위에 웬 구멍이...
지난 번엔 안개 때문인지 보지를 못했는데...
현성산의 암릉이 보이고
온 산을 울긋불긋 물들이는 단풍의 색감이 너무 과왔다...
헌데.. 고글을 벗고 보니 그렇게 곱지만은 않네....
고글에 의한 착시현상?? 어쨋든 곱게 보이면 그만이지..
수승대로 이어지는 능선에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상천저수지와 오두봉(956.9m)도 보인다.
우측이 지재미골...
거창 위천면 상천리의 들녁은 현성산을 오르는 내내 돌아보게 된다.
현성산은 금원산에 딸린 부속산으로 거무성, 또는 거무시로 불려온 산이다.
성스럽고 높음을 뜻한 ‘감’의 한문표기로 검을 ‘현’(玄)이 되어 현성산으로 되었다.
곧 ‘감뫼-검산-검무성-거무시’로 되어 ‘검다’의 한문식 이름 현성산(玄城山 현)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성산에서 본 서문가바위
뒤로 덕유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시원하게 트이는 조망에 현성산에서 10여분 쉬었다가 일어선다.
현성산을 내려서면 곧바로 문바위 1.5km 갈림길이 나온다.
현성산을 돌아보고...
뒷쪽에 기백산이 보인다.
기백산과 우측의 금원산
암릉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낀다..
조금씩 멀어져 가는 현성산...
우뚝솟은 서문가바위뒤로 덕유능선..
바위 위로 올라가본다...
"산으로의 비행" 표지석이 보이고...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눈길을 잡아 끄는 풍경에 산행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만 가고...
서문가바위
지재미골에서 보면 형상이 연꽃잎을 닮아 연화봉이라고 부른다.
임진왜란 때 한 여인이 서씨와 문씨성을 가진 남자와 피난을 왔다가 아이를 낳았다.
여인은 누구의 아이인지 몰라 두 남자의 성을 모두 따 서문이라 불렀고
이후 서문가바위가 됐다는 전설이다.
거창군지 향지에는 옛날 원나라에서 공민왕비 노국대장공주를 따라온
이정공 서문기가 감음현 식봉 자격을 얻어 살았는데
그의 자손들이 이 일대에서 공부를 하게 돼
아버지 서문기의 이름을 따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서문가바위에서...
수승대로 이어지는 능선...
서문가바위에서 뒤로 돌아가보니 지나온 현성산이 멋지게 보이고...
서문가바위...
좌측 금원산과 뒷쪽의 남덕유
그 사이에 월봉산으로 보인다...
돌아본 서문가바위와 현성산...
서문가바위...
멋진 바위 아래에서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수승대 갈림길
미폭에서 2.5km 거리를 점심시간 포함해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수승대갈림길에서 잠시 내려오면 금원산은 우측길인데
아무 생각없이 그냥 휴양림으로 내려가는길로 곧바로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지난번에도 알바한 곳이데 오늘도 또 알바...
금원산으로 가는 길에 군데군데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많다.
수승대갈림길을 지나면 간간히 암릉구간도 나오지만 대체로 육산의 길..
문바위주차장(3.1km)갈림길
현성산 2.8km 지점이다.
산죽길이 시작되고..
금원산까지 군데군데 산죽길이 계속 이어진다.
금원산휴양림1코스 합류지점을 지난다.
금원산
금원산에서는 오르기 전 잠시 휴식했기에 인증샷만 한 후
날씨도 조금씩 흐려지는 것 같아 그냥 통과하고..
금원산의 유래
금워산의 본래 이름은 "검은 산"이다.
옛 고현의 서쪽에 자리하여 산이 검게 보인데서 유래되었다.
이 산은 일봉(一峰), 일곡(一谷)이 모두 전설에 묶여 있는 산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옛날 황금원숭이가 매우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그를 바위 속에 가두었다고 하며,
그 바위는 마치 원숭이 얼굴처럼 생겨 낯바위라 했는데
음이 바뀌어 납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바위들이 있는데 비내림을 미리 안다는 지우암,
달암 이원달 선생과 그의 부인 김씨에서 유래된 금달암,
효자 반전이 왜구를 피해 그의 아버지를 업고 무릎으로 기어 피를 흘리며 올랐다고 하는 마슬암,
거창군 위천면의 예 지명인 감음현을 식읍으로 받아 입향한 서문씨의
전설이 얽힌 서문가바위 등이 있다.
그리고 하늘에서 세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고 하는 선녀담이 있다.
금원산에는 크게 이름난 두 골짜기가 있다.
유안청계곡과 지재미골이다.
유안청 계곡은 조선 중기 이 고장 선비들이 공부하던 유안청이 자리한 골짜기로
유안청 폭포와 자운 폭포가 주변 숲과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다.
지재미골은 감음현을 식읍으로 받아 살았던 이정공 서문가의 유허지로
그 자손들이 공부하던 곳으로 전한다.
지재미골 초입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바위인 문바위와 보물 제530호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이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동봉으로...
금원산에서 5분쯤후 동봉에 도착하고...
동봉에서 본 기백산...
우측으로 황석산이 보인다.
황석산과 거망산 능선...
뒷쪽으로 멀리 지리산이 흐릿하게 보이고..
지나온 금원산과 그 뒤로 남덕유산이 보인다...
금원산에서는 3코스로 가기위해 정자방향으로 내려서고
정자에서 배낭털이를 하며 다시 한동안 쉬어간다..
정자에서 기백산을 바라보며 유안청폭포(3.0km)로 내려선다.
지난 번 지리종주이후 돌계단은 지긋지긋한데
오늘도 역시 돌계단을 피할 수 가 없다..
목교를 내려서면 임도가 나오고 잠시 임도를 따라가고
이후 임도를 가로지르고 만나기를 반복하며 유안청폭포로 간다.
이곳에는 가을이 완전히 내려앉은 것 같다...
도로변의 단풍이 울긋불긋 눈길을 어지럽힌다..
우측 유안청폭포 방향으로 내려서고...
유안청 제1폭포
떨어지는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유안청폭포의 본래 이름은 가섭동폭이었다.
옛날 가섭사가 자리했던 곳에 조선시대에 지방향시를 공부하였던
공부방인 유안청이 자리해 유안청계곡으로 부르게 되었다.
혹은 거창유씨가 처음 터를 잡은 곳이라 유안청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여름철에도 발을 담그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고 깨끗하며,
소설가 이태가 쓴 "남부군"에 빨치산 남녀 오백여명이 목욕하였다는 곳이기도 하다.
제1폭포는 높이 20m가량의 직폭으로 다섯 가닥의 물줄기가 절벽을 어루만지듯 떨어진다.
유안청 제2폭포
제2폭포는 30~40m 길이에 폭 5~10m의 거대한 와폭이다.
비스듬하게 누운 커다란 바위지대의 한쪽 면을 타고 부끄러운 듯 흘러내린다.
유안청계곡
예상보다 계곡에 수량이 많아 군데군데 폭포를 이룬다.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도로변에도 온통 단풍이 물들고
자운폭포
관리사무소 앞에서 문바위를 보기 위해 지재미골로 간다.
문바위(0.6km), 가섭암지마애불상(0.7km)
거대한 함선같은 문바위
신라시대의 고찰이었던 가섭사의 입구에 있다하여
"가섭암"이라고도 하며 고려말의 충신인 달암 이원달 선생이
망국의 한을 달랬던 바위라 하여 "순절암", "두문암"이라고도 부른다.
문바위는 마고할멈의 전설을 가지고 있고,
단일암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바위이다.
마애삼존불상 입구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금원산 북쪽 골짜기 큰 바위굴에 새겨져 있는 마애불이다.
가섭사지 뒤의 돌계단을 오르면 바위굴이 있고
안쪽 남향 바위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삼존불의 부분을 삼각선으로 그려 구획하고,
가운데는 보주형으로 다듬어 세 분의 부처를 새겼다.
중앙의 부처가 두 보살을 좌우로 거느린 모양이다.
중앙은 아미타여래, 오른쪽은 관음보살, 왼쪽은 지장보살로 보인다.
연꽃 수미단 대좌 위의 보존불은 넓적한 얼굴에 삼각형의 코,
얼굴에 비해 작은 눈과 입, 크지만 밋밋한 귀가 토속적 인상을 준다.
좌우보살의 얼굴도 비슷한데 화려한 옷자락은 조금은 번잡한 느낌이다.
삼존불 모두 도두라지게 새겼으나 전체적으로는 납작하게 표현되었다.
존본불의 각진 어깨, 밋밋한 가슴, 부자연스레 가슴에 모은 팔,
막대같은 다리, 좌우로 벌린 발등과 같은 도시적인 처리는 고려시대 부처상의 특징이다.
오른쪽에 새긴 글에는 1111년에 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아래의 가섭암 자리는 1770년대까지 절이 있었다는데,
지금도 당시의 것으로 보이는 몇 개의 석재가 남아있다.
지금 위천초등학교에 옮겨진 삼층석탑은 비슷한 고려시대의 탑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애삼존불은 가섭암과 같이 고려시대에 있었던 절의 일부였을 것이다.
서둘러 문바위와 마애불을 돌아보고 느긋한 마음으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선녀담
선녀담 바위에는 아래와 같은 전설이 애절하게 전해져 오고있다.
아득한 옛날 천상의 세 선녀가 금원산에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
물은 맑고 고왔다. 주변의 경치도 아름다웠다.
차고 시원스러 물속에 잠기고 보니 오랜만에 해방된 기분이었다.
바삐 천상으로 돌아갈 시간마저 잊고 목욕을 즐겼다.
마침내 세 선녀는 하늘로 올라갈 시간을 놓친 것이다.
할 수 없이 선녀담 바위 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영원히 바위가 되어버렸다.
선녀담의 세 선녀바위는 나무꾼과 선녀와는 또 다른 이야기로 전해지며,
여자가 이 소에 목욕을 하고 소원을 빌면 아기를 낳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 신비감을 더한다.
주차장에 도착해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산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