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럼훈 꼬레, 어꾼찌란!(한국 회사에 정말 감사해요!)”
캄보디아 캄폿주 쟈이세나 마을의 주민들은 한국 회사인 에이퍼플의 옥수수농장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받은 넉넉한 일당을 셈하며 환한 표정을 짓는다.
몇년 전 캄보디아에서 한국농업과 자신들의 미래를 확인한 에이퍼플의 심재승 대표와 정승배 현지 법인장은 억대가 넘는 연봉과 박사 신분을 과감히 포기했다.
좋은 땅을 찾아 캄보디아 구석구석을 조사한 후 수출항도 가깝고 비교적 토질이 우수한 캄폿주에 분당구 면적만한 1,700ha의 땅을 구입해 옥수수 농사를 시작했다.
개간을 마무리한 후 부가가치가 높은 녹두, 고추, 후추,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등 여러가지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농장 입구에 마을 주민들을 위해 농업기술학교 및 계약재배를 위한 시범단지, 보건소, 문화시설도 갖추고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도 구매해 주는 등 현지화 계획도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또한 심 대표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향후 재배면적을 더 늘려 생산, 가공, 유통, 농업금융 및 물류의 원 스톱 서비스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저렴한 노동력과 개발가능한 대규모 잠재농지, 우수한 토질, 2~3모작이 가능한 기후조건 등 경작여건이 우수하고 높은 경제성장률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정책, 한국과의 우호관계 등이 매력으로 꼽힌다.
한국정부에 등록하고 이곳에 진출한 농업 관련기업은 에이퍼플 외 MH에탄올, SCF, 코지드, 김포포크 등 14개 업체이지만 비공식적으로 들어온 개인 및 민간업체를 포함하면 숫자를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 한국기업은 주로 수도 프놈펜과 수출항인 시아누크빌을 잇는 3번과 4번국도 인근에서 옥수수와 카사바, 고무, 벼, 사탕수수 농장과 일부는 사료공장 및 축산, 유통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 한인농산업협회 회장인 김정인 SCF 대표는 ‘캄보디아는 아직까지 국제 곡물 메이저들의 손길이 뻗치지 않아 국외 식량기지 구축을 위한 교두보로서 가장 유망하지만 전기, 도로, 관개시설 등 사회 인프라의 미비와 취약한 산업구조, 특히 정부 관료의 부정부패가 걸림돌’임을 강조하고 철저한 사전조사를 당부한다.
세계는 지금 육류 소비량과 바이오연료의 급증 등 사람이 먹을 곡물을 가축과 자동차가 대량으로 먹어치우고, 이상기후와 대형곡물회사의 가격조작 등으로 매년 곡물가가 이상 현상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6%에 불과하고 그나마 쌀을 제외한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양곡의 95%는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5위 곡물수입국이다.
특히 척박한 토질과 기아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현 한반도 정세에 비추어 볼 때 식량 안보 및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대형곡물유통회사와 자국농경지의 3배에 이르는 땅을 국외에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과 뒤늦게 해외 농업기지 건설에 뛰어든 중국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무차별 매입에 나서고 있다.

2007∼2008년 글로벌 식량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 정부도 2009년 6월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외식량 개발 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동남아시아, 러시아, 남미를 비롯해 17개국에 농업관련기업이 진출해 있다.
정부는 국외식량기지를 점차 키워 2018년까지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수입곡의 10%(138만 톤)를 확보하고 2050년에는 수입곡의 절반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1967년부터 국외농업 인프라 관련 기술용역사업을 추진해온 농어촌공사는 2009년에는 해외농업개발지원센타를 만들고 국외농업 진출을 희망하는 개인과 기업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박재순 사장은 ‘지난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에게 300억 원을 융자지원하였고 해외농업환경조사, 생생한 해외농업정보 및 교육, 사업신고 등을 적극 도와주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다가올 식량 전쟁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