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401 KBS2 방송 0625 땅방 활기찬 새아침 지명따라 역사따라 10 산수유마을(구례 산동면)
지명 따라 역사 따라 - 산수유 마을(구례 산동면)
산수유 마을(구례 산동)
배 우 리 /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국토해양부 국가지명위원)
남녘에서는 꽃 소식과 함께 봄기운이 한창-
산수유 축제 소식도 들려오네요. 오늘은 그 산수유로 유명한 곳을 가보면 어떨까 합니다.
1. 산수유 축제라고 하면 우선 지리산 자락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요.
전남 광양의 매화 축제 열릴 무렵쯤 해서 구례 산동면에선 산수유 축제가 열리곤 한다. 해마다 3월 말쯤에 열린다.
구례 산수유 축제는 어제(3월 31일)로 끝났지만, 이러한 축제는 다른 지역을 통해서 계속 이어진다..
경기도 양평군에서도 4월 6일(토)과 7일에 걸쳐 산수유 축제를 연다 양평군 개군면 내리와 주읍리 일대 산수유 군락지에서 열리는 축제로 수도권의 사람들이 많이 간다.
이천백사 산수유꽃축제도 있다. 4월 12일부터 사흘간에 열리는 축제.
초에도 노오란 산수유 꽃무리의 장관을 우리 주위에서 얼마쯤이라도 즐길 수가 있다.
산수유는 꽃은 노란 개나리색을 띄고, 열매는 빨간 앵두색을 띄고 있다. ? 그렇다보니 봄에는 산수유 꽃축제가, 가을에는 산수유 열매축제가 열린다.
2. 꽃들에도 저마다 이름과 이름속 뜻이 있잖아요? ‘산수유’란 이름에는 어떤 뜻과 의미가 있는 건가요?
산수유는 봄 소식을 처음 알리는 나무라고 해서 요즘은 시춘목(始春木)으로 부르기도 한다. 벌에게 좋은 밀원이 되는 쉬나무가 산수유인데, 경남에서는 쇠동백나무, 경북에서는 기름을 짜서 등불을 밝혔다 하여 소등(燒燈)나무라 불렀다.
대학로에 있는 서울대병원 내에 잘 생긴 쉬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학명은 Evodia daniellii Hemsley, 영어 이름 Korean Evodia.
이른 봄에 개화하는 화사한 황금색의 꽃이 인상적이다.
'수유(茱萸)'라는 것은 쉬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자주색으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쓴다.
우리나라의 산수유나무는 1970년 광릉지역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바 있어 자생종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산수유는 중국 산동성에서 옮겨와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명은 조선 오수유(朝鮮吳茱萸)다. 중국 음력 구월 초아흐렛날 수유절(茱萸節)에 액막이로 여자들이 머리에 이 열매를 꽂는 풍습에서 이름이 유래한 듯하다.
수유란 이름이 들어간 수종은 모두 한약재로 쓰인다. 머귀나무인 식수유와 약용수로, 중국에서 들어온 오수유와 산수유가 그러하다. 지금도 중국의 한의원들은 '오유'라고 부른다. 1천 5백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가 산수유나무를 특산 식물로 재현한 데 따른 것이다.
3. 구례군 산동면에 실제로 산수유 마을~ 그래서 산수유 마을 이름이 산동인 건가요?
산동면(山同面) : 본래 남원부의 지역으로서 지리산 밑 골짜기가 되어 산골 또는 산동이라 하여 고려 때 산동부곡이라 하였다. 옛날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 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었다고 해서 생겨났다고도 하는데, 한자도 다르고 역사적 근거도 없다.
조선시대에 산동방이라 하다가 광무 원년(1897)에 구례군에 편입되어 두 면으로 갈라서 지리산의 상봉 쪽을 내산면, 그 바깥쪽을 외산면이라 하였었다. 마을에서도 특히 산수유로 더 유명한 '위안' 마을이다. 본래 남원부 산동방의 지역으로, 이곳은 지리산의 한 골짜기 위쪽 안, 아늑하게 산줄기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4. 소설이나 영화의 배경으로 구례가 자주 등장하잖아요? 갑자기 ‘구례’ 라는 이름에는 어떤 역사가 있을까 궁금합니다.
원래 구례 고을은 삼국시대에 구차례(仇次禮)였는데, 이 이름을 학자들은 '거칠골'로 유추하고 있다. 지리산 자락의 이곳이 다른 곳에 비하여 토질이 좀 척박했거나 비탈이 거칠어(굴곡이 많아) 이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구례라는 이름은 통일신라 때부터 붙여졌다.
5. 구례군 산동면 인근에는 또 어떤 지명들이 있을까요?
위안 : 상위(上位)(상위리) : 위안 위쪽 마을. 아래쪽엔 하위(下位) 마을이 있다. 조선 고종 광무 원년(1897)에 구례군 내산면에 편입되고, 1914년 월계리, 상위리, 하위리를 병합, 위안리라 하여 1932년 11월 구례군 산동면 편입.
쇠착골 : 하위 북쪽에 있는 마을.
월계(月溪) [달계] : 하위 북쪽에 있는 마을. 지리산 밑이 됨.
널벙바웃골 ; 넓은 바위인 널벙바우가 있어 붙은 이름.
누운골 : 널벙바웃골 북쪽에 있는 골짜기. 달전밭 : 누운골 북쪽에 있는 골짜기.
물바웃골 : 달전밭 북쪽에 있는 골짜기.
옌골 : 월계 동북쪽에 있는 골짜기. 북동쪽에 요강처럼 생긴 요강바위가 있다
마름재 : 옌골 북쪽 높은 산에 있는 고개. 남원시 주천면 용궁리로 감.
묘봉(卯峯) : 상위 동쪽 산. 묘봉에서 좌사리 심원으로 가는 고개는 묘봉재[묘봉치].
용소 : 옌골 동남쪽에 있는 소. 용이 숨어 있다 하여, 날이 가물면 기우제를 지냈음.
6. 남부지방에서 구례지역에 특히 산수유나무가 많은 이유가 있는 건가요?
구례 산수유 마을의 산수유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73% 이상이다.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이천시 백사산,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봉화군 띠띠물마을, 군위군 봉성면의 한밤마을 등에도 산수유가 많다.
산수유나무는 특히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성장하고 햇볕을 좋아하지만 음지에서도 개화 결실하며 각종 공해에는 약한 편이나 내한성이 강하고 이식력이 좋다.
<택리지>에도 나타나 있듯이 섬진강이 예부터 좋은 뱃길로 이용되어 왔는데, 섬진강 상류의 이 지역으로 뱃길을 이용해 중국의 산수유나무가 많이 들어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구례 남쪽의 구만촌(九灣村)은 거룻배를 이용하여 생선과 소금 등을 이용할 수 있어 가장 살 만한 곳이다." <택리지>
구만촌은 지금의 구례구(求禮口)로 추정된다.
7. 산수유 열매를 생활에 어떻게 이용하는 거죠?
산수유 열매를 이용하려면 그 열매에서 우선 씨를 빼내야 한다.
1800년대까지만 해도 지리산 골짜기 산수유 마을에서는 겨울 산수유를 처녀들이 입으로 까서 씨를 빼냈다. 이 때문에 산수유 처녀들은 앞이빨이 많이 닳아서 사람들은 그 이빨만 보고도 산수유 처녀를 알아보았다. 산수유 처녀는 산수유의 효능을 지녔다 해서 인근 남원, 순천까지 그 유명세가 대단했단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전설도 있다.
지리산 만복대의 조릿대로 복주머니를 만들어 생계를 잇던 가난한 총각과 역시 가난하게 사는 지리산 산수유 처녀는 서로 사랑을 키워 왔다. 그러나 그 처녀의 아버지는 딸을 남원 고을의 조부자 집으로 딸을 첩살이 시집을 보냈다. 이를 알게 된 총각은 사당 약수바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조부자의 집으로 억지로 시집을 간 처녀는 산수유 씨를 입에 물고 3년간 실어증으로 살아간다. 처녀는 산수유 씨로 인해 독이 많이 올라 결국 죽음을 맞는데, 마지막으로 마을의 스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한다. 처녀는 입에 물고 지내던 산수유 씨앗을 스님에게 전하며 고향 동네에 이를 심어 새 생명으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유언한다.
스님은 이를 그 고향 동네의 양지바른 곳에 심어 주었고, 이것이 부부 산수유나무로 자라났단다.
8. 산수유 마을로 가장 유명한 곳을 '위안'이라 하셨는데, 우리 주위에서 그 '위안'처럼 '위'나 '안'과 관련한 땅이름들이 꽤 많죠?
전국에 많은 내동(내리), 외동(외리), 상리(상도), 하리(하동),
안골(내곡동. 서울 서초구, 강원 강릉시, 대구 동구)
곶안(고잔. 안산시 등), 곶밭(고양시 화전동)
성안말(강동구 성내동), 새문안(신문로)
장안동(말 기르던 곳 안쪽 마을. 마장 안), 수내동(숲안.성남시) 등
윗한내(서울 상계동) 아래한내(하계동)
9. 구례 산수유 마을 근처에서 들러볼 만한 곳으로는?
`수락폭포
산동면 소재지인 원촌마을에서 4km 거리인 수기리에 위치한 수락폭포는 하늘에서 은가루가 쏟아지는 듯한 아름다운 풍치를 이룬다.
높이 15m의 폭포로 여름철이면 많은 부녀자들이 낙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데 신경통, 근육통, 산후통에 효험이 있다 하여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또한, 지리산을 끼고 있는 구례는 오염되지 않는 천연의 계곡들이 많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섬진갈 벚꽃길
이른 봄 노오란 산수유 꽃이 시들어지는 무렵 우리나라 제일의 청정하천인 섬진강변과 어울리는 하얀 벚꽃이 만발한다. 이때 쯤 이 곳에서는 섬진강변 벚꽃 축제가 열린다.
이 곳 벚꽃 길은 지난 92년부터 조성되어 곡성에서 하동까지 연결되는 국도 17호선과 19호선을 따라 온통 하얀 벚꽃이 강변을 따라 만발해 있어 봄의 향기를 느끼면서 멋진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고 또한 최적의 마라톤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섬진강은 진안군 마이산에서 발원하여 전북, 전남, 경남의 3도 12개 시군의 유역을 거쳐서 500리 물길을 이루는 강으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알려져 있다. 강 중류에 위치한 구례군은 지리산과 백운산의 양대 산의 사이를 가르고 흐르는 100리 물길로 강물이 푸른 산을 굽이 돌며 흐르면서 굽이마다 반월형 백사장을 수놓았고, 은어, 숭어, 붕어, 잉어, 장어, 참게 등 30여종의 담수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지난 98년부터 매년 2월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어 산란기에 연어가 회귀하고 있다.
`화엄사
화엄사는 544년(백제 성왕 22년)에 연기 조사가 창건하였으며, 화엄경(華嚴經)의 화엄 두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한다. 사찰내에는 각황전을 비롯하여 국보 4점, 보물 7점, 천연기념물 1점, 지방문화재 2점등 많은 문화재와 20여 동의 부속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예로부터 지리산을 불교문화의 요람이라고 하였으며, 그 중심에 화엄사가 있고 천은사와 연곡사가 있다.
노고단, 화엄계곡을 비롯한 뛰어난 자연경관과 불교문화가 어우러져 천년의 고요함이 배어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