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0일.
'수학능력 평가 시험'이 있었다.
전국의 수많은 고3 학생들과 재수생 등 온갖 수험생들이 치열하게 결전을 치렀다.
내 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퇴근 후에 집에서 아들을 만났다.
따뜻하게 포옹하면서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리고 딱 한가지만 물어보았다.
"수고했다. 아들아. 미련이 남진 않았니?"
아들은 단호했다.
"예, 없습니다"
"그럼 됐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어젯밤엔 온 가족이 외부로 나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기분이 좋았다.
푸짐한 음식에 막걸리도 주문했다.
아들의 노고에 심심한 격려를 보내고 싶었다.
모두 다 힘차게 건배하며 아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여느 때의 막걸리 보다 더 시원하고 구수했다.
시험의 난이도가 어땠는지 묻지 않았다.
수능의 결과에 대해서도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3년 간의 고교생활, ''후회도, 미련도 없다''고 했다.
이 보다 더 함축적인 말이 또 있을까 싶었다.
나는 아들의 그 한마디로 충분했고 감사했다.
더 부연하면 사족일 터였다.
아들은 내년 2월 하순의 졸업식 때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했다.
벌써부터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LIFE GUARD 자격증'을 취득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거 상당히 어려운 건데?"
"라이프 가드 훈련의 난이도에 상관 없이 옹골지게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내가 대학 때 취득했었고, 딸도 금년 1월에 취득했던 '라이프 가드'(인명 구조원 자격증)였다.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과 다양한 해양 구조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힘찬 박수를 보내 주었다.
세상엔 다양한 길이 있다.
특히 젊은이라면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 주기를 바란다.
주변의 시선이나 평가 또는 연봉이나 복지가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 일생 동안 열정을 쏟아부어 도전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신명나게 정진해 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동안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능은 끝이 아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새로운 인생을 향한 '스타트 라인'에 선 것이다.
진짜 경주가 기다리고 있다.
참신함과 뜨거움으로 자신들의 앞길을 야무지게 개척해 주기를 바란다.
아들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아침이다.
고맙다.
파이팅.
2011년 11월 11일.
수능 다음 날, 새벽 큐티를 마치고 아침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