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물이 합쳐 생긴 양평 양수리
양수리는 본래 이수두(二水頭)라 했고, 우리말로 ‘두물머리’, ‘두물리’ 등으로 불렀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이 이곳에서 합류하여 한강을 이뤄 서해로 흘러든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모인다’고 해서 ‘두 물머리’, ‘이수두’, ‘양수리’라 부르게 되었다.
조선 세조임금은 1458년 신하들을 거느리고 금강산 구경을 다녀오다가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난데없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세조임금은 잠을 깨서 신하들에게 종소리가 나는 부근을 조사하게 하였다.
한참 후 신하들은 부근에 바위굴이 있음을 보고했다.
바위굴에는 18나한(羅漢)이 해맑은 웃음을 띤 채 있었다.
그리고 굴 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암벽을 울려 마치 종소리처럼 들려왔다.
세조임금은 그 소리가 참 아름답게 들렸다.
이에 세조임금은 이곳에 절을 짓고 물과 종소리를 뜻하는 ‘수종사(水鍾寺)’라 이름하였다.
수종사에 오르면 남한강과 북한강의 양강(兩江), 경안천(京安川)과 곤지암천(昆池岩川)의 양천(兩川)을 볼 수 있어 전망이 매우 좋다.
조선조 초기 대학자였던 서거정(徐居正)은 수종사를 일러 ‘동방 사찰 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 찬양했다.
양녕대군도 수종사에 가끔 들러 그 경치를 감상했다고 한다.
서거정이 <수종사를 찬양한 시>가 있으니 감상해 보자.
"가을이 오매 경치가 구슬퍼지기 쉬운데
묵은 밤비가 아침까지 계속하니 물이 언덕을 치네
하계(下界)에서는 연기와 티끌을 피할 곳이 없건만
상방(上方, 절) 누각은 하늘과 가지런하네
흰 구름은 자욱한데 누구에게 줄거나
단풍잎이 휘날리니 길이 아득하네
내 동원(東院)에 가서 참선 이야기 하려 하니
밝은 달밤에 괴아한 새 울게 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