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5일(녹)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양 승국 신부
제1독서; 로마8,1-11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십니다.>. 복음; 루카13,1-9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1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 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 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 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 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7 그 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 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나는 동전 몇 푼을 잃었을 뿐인 백만장자입니다! 루이스 모야(Luis Moya) 신부님의 성소 여정과 인생 스토리는 정말이지 기구하면서도 경이롭습니다. 이런저런 고통과 시련 속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분은 존재 자체로 큰 위로와 희망을 건넵니다. 스페인 태생의 루이스 모야 신부님은 의사로 일하다가 사제직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서품 후에는 대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기쁨 충만한 사목자로 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제 생활 4년 만에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전신마비 상태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겨우 머리만 조금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워낙 심각한 사고였기에 오랜 시간 생사를 드나드는 순간이 반복되었지만, 결국 회복되었습니다. 지금은 턱으로 조종하는 맞춤형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일 그런 상황이었다면 낙담에 또 낙담을 거듭하며 원망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루이스 모야 신부님은 참으로 낙천적으로 긍정적 사고의 소유자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저는 행운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머리를 남겨주셨기 때문입니다.” 루이스 모야 신부님의 요청으로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맞춤형 고해소가 만들어졌습니다. 신부님은 매일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계십니다. 끔찍한 사고 이후에도 루이스 모야 신부님은 여전히 침착하고 밝으며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말이지 감동적인 어록을 남겼습니다. 그 기사의 헤드라인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동전 몇 푼을 잃었을 뿐인 백만장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끔찍한 비극이 닥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깜짝 놀라게 될 사실이 있습니다. 참혹한 교통사고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자녀라는 제 신분은 빼앗기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사제로서의 제 소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에 대한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은 조금도 사그라들거나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단지 부스러기에 불과합니다.”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 신부 저,강기남 신부 역, ‘주님의 기도로 피정하기’, 성바오로) 루이스 모야 신부님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많은 성찰 거리를 건네주고 계십니다. 신부님은 당신의 삶 전체로 외치고 계십니다. 우리가 각자의 소명, 사명, 직무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꾸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즉시 회개할 것과 그 결실로 열매 맺는 삶을 살라고 초대하고 계십니다. 회개란 개념 안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억울해하고 불평 불만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무한한 감사 거리를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회개의 모습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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