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정말 좋아하시는 일은?
생각할 때가 있고 생각을 멈출 때가 있다
내가 미국에서 잡화가게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인생의 전환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목사가 돼라. 청소년들을 도와라.’
처음 이 말씀을 받았을 때 나는 깊이 고민하고 고뇌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진짜 하나님의 뜻이 맞나? 내 마음의 충동 아닌가?’
이 문제를 고심하는 데 나는 두 달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
내 마음에 드는 이 생각이 정말 하나님의 뜻이 맞는지, 아니면 그저 내 마음의 충동이어서 한국에 돌아갔다가 ‘이게 아닌가 봐’ 하고 금방 마음이 바뀌어 도로 미국으로 온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오랜 시간 깊이 고뇌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나는 내 생각으로만 고심하면 안 되니 성경을 일독하기로 했다.
당시 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할 일이 매우 많았는데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데 온 시간과 정성을 다 쏟았다.
그렇게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하여 소선지서쯤 읽는데 내 마음에 ‘이건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확신이 왔다. 성경은 계속해서 요한계시록까지 읽어 갔지만, 마음은 이미 확정됐었다. 그래서 바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을 문의하는 편지를 쓰고, 한국으로 갈 채비를 했다.
일단 하나님의 뜻이 맞다는 확신이 들자 다른 생각은 안 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급하게 움직였는지, 한국에 들어온 첫날 어디서 자야 할지조차 정하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생각도 없이 귀국했다.
이러한 패턴은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수없이 반복되었다. 하나님의 뜻이 맞는지 깊이 고뇌하고 생각하고 확신이 들었다면, 그때부터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 ‘일만성도 파송운동’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생각을 많이 했다면 절대로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방식은 하나님의 뜻이 맞다면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쐐기 박기 작전’이라고 부른다.
만약 내가 미국에서 이제 막 시작한 사업 생각하고, 갚아야 할 빚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계산했다면, 나는 한국에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같은 이치로, 생각을 많이 했더라면 ‘일만성도 파송운동’ 또한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일단 서둘러 못을 박고, 그 후에 그 일을 이뤄가기 위해 괴로워하고 고민하며 나아가다 보니 말로 다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이 순서를 바꿔서 행동한다. 하나님의 뜻이 맞는지 아닌지를 깊이 고뇌하지 않고, 기도도 안 하고, 성경도 안 읽고는 너무 쉽게 하나님 뜻이라고 믿어버리고 저질러버리지 않은가? 반면 정작 더 고민할 필요 없는 문제에 대해선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계속 망설이고만 있지 않은가?
순서를 바꿔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말씀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것이 하나님 뜻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면 그때부터는 생각을 조금 줄여야 한다. 내가 우리 교회 젊은 목사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야. 생각만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아무것도 못 하고 있잖아.”
생각을 많이 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줄여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 갑절의 영감을 주옵소서, 이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