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장 -[권하지 않는 술이 맛있다]
幽人淸事 總在自適
유인청사 재재자적
故酒以不勸爲歡 棋以不爭爲勝
고주이불권위환 기이부쟁위승
笛以無腔爲適 琴以無絃爲高
적이무강위적 금이무현위고
會以不期約爲眞率 客以不迎送爲坦夷
회의불기약위진솔 객이불영송위탄이
若一牽文泥跡 便落塵世苦海矣
약일견문니적 변락진세고해의
은자(隱者)의 맑은 흥취는
모두가 유유자적하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술은 권하지 않고
자작하는 것으로 기쁨을 삼고
바둑은 승부를 겨루지 않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피리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부는 것을 즐기고
거문고는 줄이 없는 것으로
고상하게 여기고
만남은 기약하지
않음으로써 참되고
손님은 마중과 배웅을 않는 것으로
마음 편히 여기니
만약 한 번이라도 겉치레에 이끌리고
형식에 매인다면 곧 속세의 고해로
떨어지고 만다.
[해설]
깊숙히 은둔해 사는 사람은
격식이나 절차에 구애받지 않는다.
만약 그런데 구애받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속세의 고해로 떨어지고 만다.
숨어서 사는 사람은
남과 이해 득실을 따질 일이 없으니
무슨 형식적인 굴레에
얽매일 까닭이 없습니다.
진실한 마음 그대로면
족할 뿐 형식을 차리는 것이
번거롭고 폐스럽고 욕되고
거짓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과 제 분수에 맡겨서
자연에 융합하는 것이 은자의
맑은 흥취입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